전경련, 과열 경기 조정·수축 영향… 미 직접투자도 4차례 감소
보호무역주의·코로나19 등 수출·투자환경 악화에 대비 필요

미국 대선 다음해에는 한국의 대미 수출과 미국의 한국에 대한 직접투자가 대선이 치러진 해보다 위축되는 경향을 보여 대비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30년간(1988~2018) 대미 수출액 추이를 분석한 결과, 미 대선 다음해(8개년도)의 대미 수출액이 전년대비 평균 4.2% 감소했다고 지난 4일 밝혔다. 8개년은 1989·1993·1997·2001·2005·2009·2013·2017년으로, 이 중 5개년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반면 나머지 22개년의 대미 수출액은 평균 8.2% 증가했다.

 

대선 다음해 GDP 위축

전경련은 1975년 미국 터프트와 노드하우스가 제시한 대통령 선거와 관련한 경기순환(정치적 경기순환) 이론을 근거로, 미국 국내총생산(GDP) 감소에 따른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이 이론에 따르면 대선이 있는 해에는 대통령이나 집권당이 재선을 위해 팽창적인 재정·통화 정책을 사용해 경기를 부양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이에 따라 대선 다음 해에는 과열된 경기가 조정·수축하는 경향이 나타나는데 이로 인해 GDP가 줄면서 한국 수출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실제로 1988년 이후 치러진 미국 대선 8차례 중 6차례의 다음 해에서 GDP는 감소했다.

 

철강, 자동차 수출 영향 커

주요 산업별(철강·자동차·반도체·통신기기·일반기계)로 수출 실적을 분석한 결과, 변화 폭이 가장 큰 산업은 철강으로 나타났다. 철강 수출은 미 대선 다음 해에는 평균 8.1% 감소했으나 나머지 해는 20.7% 증가해 성장률 차이가 28.8%P에 달했다. 전경련은 철강 산업은 경기에 민감하고, 반덤핑·상계관세·세이프가드 등 보호무역 조치가 가장 많이 이뤄지는 분야라서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수출도 미 대선 다음 해에는 평균 6.9% 감소했으나 나머지 해에는 13.8% 증가해 20.7%p 격차를 나타냈다. 이 밖에도 반도체(12.2%p)와 일반기계(9.4%p), 통신기기(5.3%p)도 큰 격차를 보였다.

미국의 한국에 대한 직접투자도 미 대선 다음 해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최근 20년간(2000~2019) 치러진 5차례의 미 대선 중 4차례의 다음 해에서 미국의 대한(對韓) 직접투자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플러스를 기록한 해는 2013년이 유일했다.

 

수출지원 총력 다해야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코로나19에 따른 미국 경제 침체, 미중 무역 갈등, 보호무역주의 등 대미 수출 악재가 산적해 있다면서 한국 정부는 새 미국 정부와 원만한 통상 협상을 해 주요 대미 수출산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전경련은 미국의 직접투자가 확대될 수 있도록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 연구개발 투자에 대한 세제혜택 확대 등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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