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승계를 말하다] 삼정가스공업 심승일 대표이사 - 심재우 팀장

기업승계는 기업을 후계자에게 물려주는 것으로 장수기업으로 가기 위한 발판이다. 장수 중소기업이 많아지기 위해서는 활발한 기업승계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상속세 최고세율은 50%, 소득세와 상속세 최고세율을 합하면 92%에 달해 중소기업 경영자들에게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 현재 법·제도적으로 중소기업의 가업승계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장수기업을 만들어가기 위해 묵묵하게 가업승계를 준비하는 중소기업이 있다.

중소기업뉴스는 현재 활발하게 가업승계를 추진하고 있는 중소기업을 찾아 현장의 목소리를 3회에 걸쳐 소개한다. 첫 번째 기업승계 중소기업은 삼정가스공업의 심승일 대표이사와 그의 장남인 심재우 경영기획실 팀장이다.

 

심승일 삼정가스공업 대표이사(사진 왼쪽)과 심재우 팀장을 인천 소재 삼정가스공업 본사에서 만났다. [촬영=오명주 기자]
심승일 삼정가스공업 대표이사(사진 왼쪽)과 심재우 팀장을 인천 소재 삼정가스공업 본사에서 만났다. [촬영=오명주 기자]

삼정가스는 전국에 걸쳐 6개의 산업용가스회사(삼정가스공업, 삼정특수가스, 삼정산업가스, 삼정가스화학, 삼정가스텍, 삼정에너지)와 의료용전문가스회사인 삼정바이오솔루션, 설비분야 삼정엔지니어링을 포함해 총 8개의 계열사를 운영하고 있다. 그 중 삼정가스공업은  인천시에서 산업용가스를 제조, 유통하는 중소제조업체다. 지난 1989년에 설립된 삼정가스공업은 창업주에서 2세 경영으로 기업승계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 삼정가스공업 본사에서 만난 심승일 대표는 가업승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항목을 ‘경영능력’이라고 강조했다.

△ 2세 경영자라도 임직원들의 고충 알아야

아무리 혈연 관계라도 공과 사는 명확히 구분돼야한다는 것이다. 능력 없는 리더가 이끄는 조직은 오래 가지 못한다는 것의 심 대표의 지론이다. 그는 “회사는 나와 직원들에게 분신과 같은 존재이며 정성과 열정으로 자식과 같이 키운 회사인데, 준비되지 않은  경영자에게 경영권을 승계하게 되면 소속 직원들의 상실감은 매우 클 것”이라며 “직원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대표가 있는 회사는 오래가지 못한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도 심 대표는 “기업승계는 갑작스럽게 결정한 것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계획을 가지고 준비한 것”이라며 “아들인 심재우 팀장이 능력을 갖출 수 있게 오래 기간 준비를 했지만 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전문경영인에게 경영권을 맡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럼 직원에게 인정 받는 경영 후계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심승일 대표는 “직원의 존경을 받는 경영자가 되려면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와 조직의 문화를 배우는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회사는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만큼 2세 경영자도 그 시스템에 맞게 단계를 거쳐 업무 이행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심재우 팀장은 지난 8월 삼정가스공업에 입사했다. 그는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고려대학교 MBA 과정을 이수했다. 동종 업계의 외국계 대기업에서도 5년간 일한 바 있다.

심 팀장은 “2세로서 로서 기업을 승계하기 보다는 우선 임직원으로서 실무능력을 제대로 인정받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어릴 때부터 가업승계를 차근차근 준비를 해온 만큼 이제는 삼정가스공업에서 그의 능력을 인정받겠다는 것이다. 그는 “외국계 기업을 다니면서 폭넓은 실무를 배웠다”며 “고려대 MBA를 간 것도 급변하는 경영환경변화에 대응해 다른 업종과의 융합을 시도해보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아울러 “회사가 지금까지 양적으로 발전한 만큼 이제 질적으로 탄탄하게 만들어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심 팀장은“반도체와 의료용 가스 시장 진출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삼정가스공업이 가스업계의 고부가가치 산업에 진출해 질적 성장을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새로운 미래먹거리 산업에 관심을 갖는 이유가 있다. 한국이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의료산업 수요가 증가하는 만큼 가스 산업도 이 시장에서 새롭게 성장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심 팀장이 삼정가스공업에 입사 후 빠른 적응을 위해 모든 계열사를 순환 근무하며 직원들과 지내면서 밀접한 스킨십을 키우는 등 평소에도 직원들과 교류하면서 다방면으로 소통 중이다.

실제 삼정가스공업의 한 직원은 “심재우 팀장이 회사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고, 붙임성이 좋아 직원들 사이에 인기가 많다”고 귀띔했다.

△ 100년 장수기업 육성하려면 법·제도 완화 필요

심승일 대표는 오랜 기간 기업승계를 준비해왔지만 우리나라의 높은 상속세 등 법, 제도가 이를 가로막고 있다고 생각을 밝혔다. 그는 “높은 상속세와 증여세가 부담돼 기업을 처분하는 경영자도 많다”며 “장수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행 법상 상속세 최고세율은 50%로 OECE국가 중 일본(55%)다음으로 두 번째로 높아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정부에서는 ‘가업상속공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용하는 기업이 연 평균 80여개사에 불과하다. 비슷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독일에서는 연간 1만3000여개사가 이용하는 것에 비하면 1%도 안 되는 것이다.

심 대표는 우선 현행 가업상속공제에서 업종 변경 제한을 폐지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급변하는 소비자 트렌드에 맞춰 기업이 자유롭게 업종변경 선택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일자리 창출 확대로 이어져 국가경제에 기여로 이어진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또한 계획적인 승계를 위해서 현재 100억원인 사전 증여 한도를 500억원으로 확대하고 사전 증여 시 과세 종결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삼정가스공업은

- 설 립 : 1989
- 대 표 : 심승일
- 업 종 : 산업용 가스 제조업
- 매 출 : 130억원(2019년 기준)
- 계열사 : 삼정특수가스, 삼정산업가스, 삼정가스화학, 삼정에너지, 삼정가스텍, 삼정엔지니어링, 삼정바이오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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