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중앙회, ‘더불어민주당 민생경제TF’ 초청 기업부담 키우는 규제 성토
올해 끝나는 주52시간 유예 제도기간 연장·유연근무 신속보완 당부
양향자·오영환 의원 “기업현실 공감…숙고 거듭해 최선 정책 만들겠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유례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게 중대재해처벌법 등 기업의 부담을 늘리는 정책은 신중해야 합니다.” - 김문식 한국주유소운영업협동조합 이사장
#“현실에 맞지 않는 근로시간 제도로 인해 많은 중소기업이 주52시간제를 도입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경직적인 근로시간 제도의 유연화가 시급합니다.” - 주보원 한국금속열처리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중소기업인들이 양향자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민생경제 TF를 만나 현재 입법 추진 중인 노동 현안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는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민생경제 TF(위원장 양향자)를 초청해 ‘제3차 노동인력위원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는 양 의원을 비롯해 TF위원인 소병철·오영환 의원, 김문식 ·주보원 노동인력위원회 공동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위원회는 중소기업 관련 노동현안과 코로나19로 인한 현장 애로를 듣고 이에 대한 정책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기업 운영 옥죄는 노동법안 도입 자제를”
간담회는 현재 입법 추진 중인 중대재해기업처벌법, 1년 미만 근속자에 대한 퇴직금 지급 등 노동 현안 관련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중소기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의 어려움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여러 노동 규제들이 기업들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고 성토했다.
김문식 공동위원장(한국주유소운영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올해 중소기업들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유례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어 경영의욕과 기업 활력을 불어넣는 정책과 입법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라며 “이런 가운데 중대재해처벌법 등 기업의 부담을 늘리는 노동 정책 마련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로 계도기간이 곧 종료되는 주52시간제 연장과 유연근무제 보완을 위한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는 호소도 이어졌다. 중소기업에 대한 주 52시간제 계도 기간이 올해 연말로 끝나지만, 많은 중소기업이 코로나19로 경영 악화를 겪고 있어 예정대로 주52시간제가 도입된다면 상당한 기업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것이다.
실제 중기중앙회가 간담회에 앞서 조사한 ‘주52시간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중소기업 의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중소기업 10곳 가운데 4곳은 주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할 준비가 안됐다고 응답했다.
주52시간제 계도기간 연장해야
조사에 응한 전체 중소기업 중 39%는 아직 주52시간제 준비를 못한 것으로 응답했으며, 주52시간 초과근로 업체만을 대상(218개사)으로 산출한 결과 83.9%의 중소기업이 주52시간제를 준비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52시간제를 준비하지 못한 이유로는 ‘추가채용에 따른 비용 부담’이 52.3%, ‘구인난’(38.5%),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영악화’(28.7%), ‘제도설계를 위한 전문성, 행정력 등 부족’(24.1%) 등 순이었다.
주52시간제 시행 관련해 올해 말까지 부여된 계도기간의 연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56%에 달했다. 특히 주52시간을 초과해 근로하는 218개사 만을 통계를 산출한 결과에서는 계도기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90.4%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중소기업들은 탄력적 근로시간제 개선 등 경직적인 근로시간 제도 유연화가 현장애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단위기간이 6개월까지 확대될 경우 주52시간제로 인한 현장애로가 해소되는지에 대해서 응답 기업의 46.0%가 ‘대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응답했고, ‘일부 해소될 것’이라는 응답도 34.0%에 달했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6개월 확대’ 도움
탄력적 근로시간제 개선으로 해소되지 않는 현장애로 보완을 위해 개선되어야 하는 제도로는 8시간 추가연장근로 제도를 모든 중소기업으로 기한 없이 확대 응답이 56.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특별연장근로제도’의 인가 요건 완화(33.0%) △일본처럼 월간(또는 연간) 연장근로의 사용한도를 정해놓고 기업이 알아서 활용(30.4%)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 확대 (22.6%)로 나타났다.
“근로시간 제도 유연화 시급”
이에 중소기업인들은 노사합의에 의한 추가 연장 근로와 선택적 근로시간제 등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사각지대를 보완할 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주보원 공동위원장(한국금속열처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상당수 중소기업이 코로나 대응과 현실에 맞지 않는 근로시간 제도로 인해 주52시간제를 도입할 수 없었다”며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코로나19 종식때까지 주52시간제 시행 유예를 고려하고 △탄력근로제와 선택근로제의 사용기간 확대 △노사합의에 의한 월 또는 연 단위의 연장근로 허용 등 근로시간 제도 유연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태희 중기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도 “업무특성상 탄력적 근로시간제만으로는 해소되지 않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노사합의에 의한 추가 연장근로, 선택적 근로시간제 등 근로시간 단축의 사각지대를 보완할 수 있는 제도가 함께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실업자(해고자) 노조가입 허용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고용보험적용 △1년 미만 근속자에 대한 퇴직금 지급 등 기업의 정상적인 운영을 옥죄는 법안의 도입을 자제해 달라고 건의했다.
이에 대해 양향자 위원장은 기업활동에 민감한 당내의 입법 추진과 관련해 “현안문제에 대해 기업현실을 공감하고 대변하는 입장”이라며 “정책 입안 과정에서 기업인들이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영환 의원도 “숙고의 숙고를 거쳐 정책을 만들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