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15일 개성공단에서 우리 기업에 의한 제품이 처음으로 생산돼 서울 시내의 한 백화점에서 판매되었다. 개성산 제품을 처음으로 출시한 주방기기 제조업체 리빙아트는 오래전부터 개성공단에의 입주를 기다려 오다가 지난 12월 15일 개성공단 내 시범공단에서 공장 준공을 하고 북한 노동력을 활용해 바로 생산에 들어간 것이다.
리빙아트의 개성공단 제품 첫 출시는 정치, 경제적으로 대단한 의미를 갖는다. 지난 2000년 8월 개성공단 사업을 추진하기로 남측과 북측이 합의를 한 후 그 동안 개성공단 사업은 여러 가지 우여곡절을 겪으며 연기돼 왔다. 그러다가 작년 6월 착공식을 가졌고 그로부터 1년 반이 지난 지금 비록 본 공단은 아니지만 시범공단에서 처음으로 제품이 출시된 것이다. 이는 남측의 기술과 자본 그리고 북측의 노동과 토지를 결합한 전형적인 남북협력사업으로 남측과 북측 모두에게 공영과 공존을 안겨주는 상생의 길을 열어 준 획기적인 사실로 볼 수 있다.
개성공단은 모두 조성될 경우, 그 규모는 2,000만평에 이른다. 이 가운데 800만평이 공단으로 조성되며 나머지 1,200만평은 배후도시로 개발될 예정이다. 이러한 거대한 규모의 공단이 휴전선 부근에서 조성돼 남측과 북측이 함께 사용한다는 것은 피폐한 북한경제와 경쟁력을 잃어가는 우리 중소기업에게 활력을 가져다 줄 것이고 남북긴장의 완화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므로 개성공단의 성공을 무척 기대한다.

경쟁력 잃은 中企에 활력
그러나 개성공단이 본 궤도에 오르기까지 풀어야 할 난제가 몇 가지 있다. 주요한 난제로서 개성공단 제품의 판로문제를 들 수 있다. 개성공단 제품은 북한산 제품으로 분류됨에 따라 미국, 유럽, 일본 등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국이 고율의 관세를 부과되기 때문에 이들 국가로의 수출이 쉽지 않다. 특히, 미국의 북한산 제품에 대한 관세는 매우 높아 개성공단 제품의 미국수출은 사실상 봉쇄돼 있다. 따라서 당장은 개성공단 제품은 우리나라와 북한 그리고 중국 및 동구권 등에서 판로를 찾아야 하거나 아니면 반제품 상태로 우리나라로 반입돼 재가공을 거쳐 미국 등으로 수출을 해야 할 것이다. 어느 경우이든 개성공단 입주업체의 활동을 위축하는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므로 미국 등과의 지속적인 교섭을 통해 개성공단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인하하든지 아니면 개성공단 제품을 우리 제품으로 인정받도록 하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판로문제 등 난제 해결 시급
또 다른 주요한 난제로써 미국의 개성공단사업에 대한 소극적 태도를 들 수 있겠다. 미국은 현재 북핵문제 등과 연계해 우리의 개성공단 사업에 대해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우리는 미국이 남북협력을 통한 상생모색이라는 우리의 정서, 우리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도록 설득해 북핵문제와 개성공단사업을 분리하도록 해야 한다. 만약 미국이 개성공단에 대해 유보적인 태도를 바꾸고 이에 우호적이라면 개성공단 사업은 상당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략물자의 개성공단으로의 반출문제는 물론 나아가 개성공단 제품의 미국수출문제도 해결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개성공단을 향후 어떤 모습으로 발전시킬 것인가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앞으로 가까운 시일내에는 주로 전통산업의 노동집약적 기업이 북한의 낮은 인건비를 활용하기 위해 개성공단으로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치열해지는 세계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들 기업들조차도 높은 기술에 바탕을 둔 기업으로의 구조전환이 꼭 필요하다. 그러므로 장기적으로는 개성공단 역시 하이테크 기업으로 채워져야 할 것으로 본다. 이런 맥락에서 장기적으로는 개성공단 진출 기업에 대해서도 혁신역량을 제고하는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본다.
이제 개성공단에서 첫 제품이 생산되었다. 빠르면 내달 중에 다시 몇 개 업체의 제품이 시범공단에서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본 공단의 1단계 사업이 보다 신속하게 진행되기를 바라며 나아가 나머지 모든 공단이 빨리 완공되기를 기대해 본다.

송 장 준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