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조사, 32%는 개선 기대 …‘악화할 것’ 2.7% 뿐
친환경 역량 제고·유가상승 대비 필요…환율이 최대변수

국내 제조기업 세 곳 가운데 두 곳은 미국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에도 대미 수출 등 사업환경이 트럼프 정부 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대미수출 확대를 위해 환율안정을 가장 바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국내 제조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바이든 정부 출범의 산업계 영향과 대응과제를 조사한 결과, 바이든 정부 출범 후 수출 등 사업환경 변화 전망에 대해 응답기업 65.3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응답 기업 32.0개선될 것이라고 응답했고, ‘악화할 것이라는 응답은 2.7에 그쳤다.

이에 대해 대한상의는 바이든 당선 이후 글로벌 통상환경 안정화와 트럼프식 일방주의 후퇴 등을 기대하면서도, 미국산 우대 등 자국 우선주의 지속에 대해 경계를 늦출 수 없는 복합적 현실을 드러낸 것이라고 풀이했다.

다만 업종별로는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에 대한 기대가 상이했다. 미국의 친환경 투자와 경기부양 수혜가 기대되는 2차전지, 가전, 석유화학 업종에서는 개선 기대가 비교적 높았지만, 미국산 사용이 강화되고 중국과 경쟁이 치열한 기계와 디스플레이, 무선통신 업종에선 기대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사업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보는 이유로는 글로벌 무역규범 가동’(42.7)을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친환경 등 새로운 사업기회 부상’(27.1), ‘정책의 예측가능성 제고’(20.8), ‘대규모 경기부양책 시행’(9.4) 등 순이었다.

 

61% “미중분쟁 완화 예상

·중 무역분쟁에 대해서는 과반의 기업(61)트럼프 때보다는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고,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는 응답이 37, 심화할 것이라는 예상이 1.7등이었다.

대한상의는 이번 조사에서 바이든 당선인의 대선 공약들을 기반으로 국내 기업들에 기회요인과 위기요인을 5점 척도로 물었다.

조사 결과 다자무역체제 회복’(4.4), ‘재정지출 확대’(3.7), ‘2조 달러의 친환경투자’(3.4) 등이 기회요인으로 평가됐고, ‘중국 압박 지속’(2.3), ‘최저임금 인상’(2.4), ‘환경규제 강화’(2.5) 등은 위기요인으로 인식됐다. ‘세금인상’(2.6), ‘미국산 의무강제’(2.8)’ 역시 부정적 영향으로 예상됐다.

이에 대해 대한상의 자문위원인 송유철 동덕여대 국제경영학과 교수는 바이든 정부가 내세운 다자체제, 재정지출 확대, 친환경정책은 총론적으로 기회요인으로 보이지만, 각론에서는 중국압박 지속, 환경규제 강화, 미국산 구매 등 장벽이 적지 않다업종별, 기업별로 파급영향이 엇갈리고 차별화가 예상되는 만큼 철저한 분석과 선제대응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40% “미 친환경정책 대응 못해

바이든 당선에 따른 우리 기업의 대응수준은 계획수립 단계였다. 바이든 당선변수를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에 반영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아직 계획없음62.7%, ‘반영중또는 반영 계획중인 곳이 37.3%로 나타났다.

기업의 대응방안으로는 정책변화 모니터링 강화’(49.1%)가 가장 많았지만 보다 적극적으로 수출목표 상향’(31.3%), ‘신규사업 발굴·확대’(19.6%), ‘투자일정 조정’(16.1%)을 추진하는 기업도 적지 않았다.

바이든 정부가 역점을 두는 친환경정책에 대해서는 응답기업의 10곳 중 4(40.0%)대응역량을 갖추지 못하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대한상의 관계자는 바이든 정부 출범으로 큰 장이 펼쳐지는 친환경분야에서 우리 기업의 대응역량을 높이는 한편 유가상승 등 파급영향에도 대비해야 함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기업들은 바이든 정부에서 대미수출 확대를 위한 전략으로 생산성향상 투자’(33.0%), ‘기술개발 및 유망산업 등 혁신투자’(26.7%), ‘미국기업과 전략적 제휴 확대’(24.0%), ‘현지진출 확대’(16.3%)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이후 반등 모멘텀 필요

향후 대미수출을 좌우할 중요변수로는 환율 변동’(42.3%)을 꼽았고, 이어 미국내 경기’(27.0%), ‘미중관계’(11.7%), ‘산업판도 변화’(9.7%) 등 순이었다.

기업들은 바이든 정부에서 대미수출 확대를 위한 중점 정책과제를 묻는 설문에 환율안정’(41.3), ‘미중갈등, 다자체제 복귀 등 통상이슈에 정밀대응’(37.3), ‘인프라투자 참여기회 확보’(9.4) 등을 들었다.

강석구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바이든 정부 출범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지만,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와 맞물려 우리 경제와 수출이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모멘텀으로 만들어야 한다글로벌 무역질서 재편, 친환경 트렌드 등 성장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환율변동, 탄소절감 등 위기요인을 극복하기 위한 다각적인 협력 채널 구축과 세부 전략 마련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