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면서 각종 모임과 약속으로 달력의 동그라미는 늘어만 간다. 모임은 제각각의 성격에 따라 약속 장소 또한 다양하기 마련이고, 그러다 보면 서양식 정찬 메뉴도 하나쯤 들어가게 된다. 테이블 매너가 익숙하지 않고 마음 편치 않지만, 피해갈 수만은 없다. 사실 알고 나면 어렵지 않다.
일단 놓치기 쉬운 일반적인 매너 몇 가지만 살펴보도록 한다. 테이블 매너의 시작은 예약이다. 손님과 동행 시에 식당에 자리가 없어서 기다리게 하는 것은 큰 실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급식당에서는 정장을 한다. 정찬 복장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동석한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은 최소한의 복장예절을 갖춘다.
식당에 들어서면 입구에서 안내원이나 헤드웨이터의 안내를 받는다. 보편적으로 “몇 분이십니까?” “예약을 하셨습니까?”라는 질문을 받는다. 만약 이를 무시하고 마음대로 좌석에 앉으면 계획적으로 운영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 그리고 테이블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저쪽은 어떨까요?”라고 말하면 안내원이 알아서 처리해준다.
자리안내를 받고 좌석을 정할 때는 손님 중에서 누가 주빈인가를 생각한다. 보통 주빈은 가장 나이가 많은 부인이다. 초대한 사람과 초면인 손님이나, 사회적인 지위가 높은 사람, 유명한 사람이 주빈이 될 수도 있다. 웨이터가 먼저 빼 주는 의자가 상석이고, 바로 주빈의 자리이다. 그리고 상석을 지정 받았을 때 지나칠 정도로 사양하는 것은 오히려 실례가 된다.
이후 전원이 착석해 안정된 상태가 되면 냅킨을 편다. 냅킨은 테이블에서 펴지 않은 상태로 무릎 위로 가져와 조용하게 펴도록 한다.
주문은 전채, 스프, 생선요리, 육류요리, 샐러드, 디저트, 음료 순서로 한 가지씩하고, 주요리인 생선요리와 육류요리는 둘 중 하나만 선택한다. 특히 우리입맛에 딱 맞는 서양요리는 메뉴에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서양요리는 그 지역의 기호에 맞게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 자리에서 “요리가 맛이 없다, 있다”하는 것은 좋은 매너가 아니다. 우리나라 김치도 지역에 따라 맵고, 짜고, 싱거울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테이블 매너는 요리를 맛있게 먹고 모임의 분위기를 더욱 즐겁게 하는데 그 의미가 있다. 때문에 순서와 방법에 얽매이지 말고 긴장을 풀어 가벼운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 긴장해서 알았던 것도 잊어버리고, 지나치게 식사에만 집중한 나머지 모임의 내용은 뒷전이 되는 불상사는 없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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