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등 플랫폼경제 급속성장
비대면 공유·구독서비스 정착
하이테크·하이터치 접목 필요

이동주(중소기업연구원 부원장)
이동주(중소기업연구원 부원장)

올 한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너무 크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연말 경기가 안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백신 개발 뉴스로 인해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겨나고 있다. 그렇다고 과거로의 단순한 회귀는 일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코로나 발생 이전부터 AIIoT를 통한 초연결 사회가 실현되면서 전면적 디지털화를 위한 융복합화에 의해 4차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배달 앱 등 디지털 네트워크 기반으로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하는 플랫폼 경제가 성장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제품을 직접 구매하기보다는 공유와 구독을 통해 서비스를 즐기고 있다.

코로나19 이전부터 나타난 이러한 변화는 더욱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비대면 기술이 일상에 접목됐고 소비자 또한 새로운 기술에 거부감 없이 적응하고 있다. 소상공인들도 이러한 변화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코로나19가 종식된다고 해서 비대면이 다시 대면으로, 온라인이 다시 오프라인으로, 택배서비스가 다시 매장 쇼핑으로 모두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의 소비자 행태가 일상화되고 표준이 되는 뉴노멀 시대가 도래하는 것이다.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는 소상공인들도 나타나고 있다. 수유시장은 빠른 배송을 내세우며 T-커머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창원도계부부시장은 포털업체와 손잡고 온라인 배달시장에 진출했다. 라이브 방송을 통해 상인들이 직접 출연해 제품을 설명하고 판매하는 전통시장도 생겨나고 있다. 물건을 진열하고 오는 손님에게 제품을 판매하는 만남의 장으로서의 전통시장이 생존을 위해 스스로 서비스 모델을 바꾸고 있다.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소상공인들을 사라지게하지는 않을 것이다. 앞으로도 소상공인들이 담당해야할 경제적·사회적 가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동네 서점을 예로 들어보자. 지금까지 서점은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서적을 손님들이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잘 배치하는 것이 주된 기능이었다. 언론이나 대형서점이 발표하는 베스트 셀러를 확보하는 것도 필요했다. 온라인 서점의 활성화뿐 아니라 전자서적의 등장, 책을 읽어주는 앱 개발은 현재의 서점 기능으로 생존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고 있다.

이에 일부 서점들은 변화하기 시작하고 있다. 고객의 수요를 잘 파악해 무수히 많은 책 속에서 고객이 관심을 가질 책을 찾아 추천하는 큐레이션의 역할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점이 등장하고 있다. 서점들이 연합해 유사한 취향을 가진 고객을 대상으로 책을 기획해 출판한 후 판매하기도 한다. 디지털 기술과 빅 데이터는 이러한 서점의 변화를 더욱 가속시킬 것이다. 서점은 향후에도 존재하겠지만 기능과 역할은 변화할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모든 소상공인 업종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소상공인들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고객에게 새로운 서비스와 가치를 제공하는 방법을 모색하거나 고객 편의에 맞게 기존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그 동안 소상공인의 강점은 하이-터치, 휴먼-터치에 있어왔다. 대기업과는 달리 고객과의 접점을 통해 세심하고 감성적 접근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소상공인의 경쟁력이었다.

디지털화와 같은 하이-테크에 소상공인의 하이-터치를 접목한다면 소상공인들도 성장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위기의 시기에 소상공인들은 자신의 업()을 면밀히 살피고 디지털 기술 등을 접목해 비즈니스 모델, 서비스 모델을 개선해 나가야한다. ‘하이-터치 디지털화가 소상공인 변신의 키워드다.

 

- 이동주(중소기업연구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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