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인 내수부진과 환율하락으로 수출 둔화가 예상되는 등 올해 경기전망 역시 어두울 것으로 나타 났다. 특히 원화절상, 고유가 및 원자재 조달난 등으로 대다수 산업의 채산성이 악화될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반도체·문화·바이오 등 차세대 성장산업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5일 서울 전경련회관에서 개최된 ‘2005년 산업전망세미나’에서 기조강연을 한 산업연구원 심영섭 부원장은 올해 중요한 대외경제 변수로 국제유가 및 미국·중국 금리의 단계적 인상을 지적하고 선진국을 중심으로 4%대의 건실한 성장이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날 세미나 내용을 소개한다.

경제전망 - 4%대 건실한 성장 전망
□심영섭 산업연구원부원장=올해 주요국 경제는 지난해에는 못 미치지만 4%대의 건실한 성장 및 교역증가가 예상된다. 지난해 수요초과에 따른 수급 불균형으로 사상최고가 행진을 펼쳤던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은 투기수요 진정에 하향 안정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발 변수로는 금리인상 가능성과 위안화 5% 절상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세계 주요 예측기관들은 중국 정부가 향후 여러 차례에 걸쳐 올해 말까지 0.75%~1.5% 포인트 정도 인상을 전망하고 있다.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예상치인 4.9% 보다 다소 낮은 4.3%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민간소비와 투자 회복이 기대되나 수출 둔화가 예상돼 전체적인 성장속도 둔화가 점쳐진다. 올해 환율은 평균 1,030원 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며 1,000원대 초반에서 저점에 도달한 후 조정을 보이면서 안정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30%나 증가하며 성장을 주도했던 주력업종의 수출증가율이 올해 9.2%에 머물 전망이며 조선, 일반기계, 석유화학, 통신기기 등은 여전히 두자리수 수출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섬유제품은 2005년 주요국의 쿼터폐지로 수출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제품별 수급불균형으로 철강수출도 올해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수출도 일본 업체들의 본격생산에 따라 세계시장에서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수는 자동차, 가전, 통신기기, 컴퓨터 등 내구소비재를 중심으로 다소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며 제품가격의 지속적인 하락, 신제품 출시, 위성DMB 등 디지털방송의 본격화에 따라 가전, 통신기기, 컴퓨터 등 IT 내구소비재를 중심으로 지난해 보다 높은 5%대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조선업종은 수주상황과 건조일정을 감안, 지난해보다 증가율이 크게 둔화되지만 7% 이상의 생산증가율을 기록할 전망이며 철강, 석유화학 등 소재산업은 수출증가세 둔화, 내수부진 등으로 2% 내외의 생산증가율이 예상된다. 섬유산업은 국내생산 감소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전기·전자 - DRAM 가격안정 기대
□ 구희진 LG투자증권연구위원=올해 상반기를 정점으로 DRAM 분야는 안정 이후 후퇴양상을 보이겠으나 플래시메모리 이익률은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LCD/PDP의 경우 4분기 저점을 기록한 이후 완만한 회복세를 보여 하반기 들어 개선될 전망이다.
분기별 DRAM 시장은 지난해 2분기 이후 7분기 연속 70억달러 이상 유지되고 있으며 올해 연간 290억달러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전망으로 가격 및 시장규모의 변동성 위험이 축소되고 있다.
TFT-LCD의 경우 지난 3년간 연 40% 이상의 고성장을 계속했으나 올해부터 성장률 둔화가 예상된다. 특히 지난해 3분기가 공급우위의 정점으로 판단되며 올해 상반기까지 공급우위가 지속되지만 공급초과 현상은 축소되는 과정으로 접어들고 있다. 올 하반기 재고수준을 감안한 수급은 균형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석유화학 - 세계 경기 상승세 유지
□황윤진 산업연구원부연구위원=올해 내수는 회복세로 반전될 것으로 보이며, 세계 석유화학경기 호조세도 유지될 것이나 원화가치 상승, 위안화 절상문제, 고유가 문제 등 전반적인 대외여건 불안으로 수출입 금액 증가폭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국내 석유화학산업이 성숙기에 도달해 향후 설비투자의 부진이나 둔화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며 주력시장인 범용시장의 성숙에 따라 성장잠재력의 한계가 노출되고 있다.
이에 따라 규모의 경제, 전문화, 정밀화학 사업부문으로의 적극 진출을 통해 범용부문과 고부가가치 특화제품을 병행 생산하는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특히 장기적 성장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향후 중국 및 중동지역 범용제품과의 경쟁을 피할 수 있는 특화제품 위주의 생산시스템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자동차 - 수출증가세 둔화…내수 ‘회복’
□김준규 한국자동차공업협회팀장=올 해 자동차 국내 수요는 경기침체가 점차 회복되고 디젤승용차 등 다양한 신차출시, 대체수요 적체 등의 긍정적 요인과 고유가로 인한 유지비 급증, 높은 청년실업률, 건설경기 부진, 특소세 인하 조치 환원 등의 부정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전년대비 4.5% 증가한 115만대로 소폭 회복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은 세계 자동차시장의 성장세, 국산차의 품질 및 브랜드이미지 향상, 신차종 추가투입, GM대우의 수출 확대 등 긍정적인 여건도 있지만, 원화강세로 인한 가격경쟁력 약화, 해외생산의 본격화, 전년 수출급증에 대한 기술적 요인 등으로 전년대비 3.4% 증가한 240만대(336억불)로 증가세가 대폭 둔화될 전망이다.
한·일 FTA 체결시 양국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 차이, 관세구조, 일본의 폐쇄적 유통구조 등에 따라 대일 자동차 수출증대 효과는 미미한 반면 수입은 큰 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계 - IT 중심 수요 창출 기대
□한기범 한국기계산업진흥회부장=올해 기계산업은 내수회복의 부진속에 수출의 지속적인 성장이 생산증가를 주도할 것으로 보이고 부품업계의 설비투자, IT산업의 시설개체 수요, 지속적인 수출증가로 인해 2004년 대비 7.3% 증가한 6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증가가 예상되는 품목은 공작기계, 농업용기계, 반도체제조기계 등이며 자동차산업 수출증가와 부품국산화에 따른 설비투자, 농기계 교체시기 도래 및 수출전략품목 개발, 반도체 개체수요 중심의 설비투자 등이 기대되고 있다.
또한 조선 산업의 호조에 따라 내연기관과 자동차 및 휴대폰 산업 성장에 따른 금형산업의 생산증가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되며 국내건설경기 부진과 소비심리 부진에 따라 건설기계와 냉동공조기계는 부진을 면키 어려울 전망이다.

섬유·화섬 - 쿼터제 폐지…수출선 다양화 필수
□염규배 한국섬유산업연합회부장=세계 섬유시장 규모는 2010년까지 연 평균 3.3% 성장 할 것으로 전망되며 1인당 섬유소비는 2010년까지 연평균 2.2% 성장 1조3천억달러 규모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입은 원달러 환율하락과 국내 생산 감소로 다소 증가했으나, 선진국으로부터의 고가제품 수입은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또한 생산은 산업공동화현상으로 인한 생산기지의 해외 이전으로 소폭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올해 섬유류 수출은 전년대비 4.1% 감소한 147억불, 수입은 6.0% 증가한 68억불 예상되며, 특히 섬유쿼터 폐지에 따라 저가 중국제품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며 제품 차별화와 수출선 다양화 전략이 필수적이다.
원화강세가 지속되고, 국내 섬유기업이 수익성 위주의 설비로 점차 전환됨에 따라 수입은 범용제품 위주로 증가가 예상되며, 웰빙 및 여가문화 정착으로 고가품 시장의 회복 및 일반 의류 내수경기의 하반기 이후 점진적인 회복이 예상된다.

건설 - 투자 및 수주 감소…경착륙 전망
□백성준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연구위원=올해는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 고유가와 달러약세 등으로 수출 증가율이 한자리수로 둔화되고 민간소비 회복도 크지 않아 내수회복을 위해 건설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해는 건설경기의 선행지표인 건설수주만 감소했으나 올해에는 동행지표인 건설투자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부문에서의 최저가 낙찰제 100억원 이상 확대 시행과 민간부문에서의 주택 및 부동산 규제의 완화 여부를 변수로 채택해 시나리오를 작성한 결과 2005년도 건설수주액을 시나리오별로 보면, 최저가 낙찰제 확대가 유보되고 주택 및 부동산 규제 완화로 주택경기가 일정부분 유지된다고 보았을 때 2004년도 수주액 85.2조원보다 1.0% 감소한 84.3조원으로 예측된다. 건설투자는 비주거용 건축부문의 감소세가 본격화되면서 연간 1.8% 감소한 117.3조원에 그칠 전망이다.

문화 - 수출성장률 23% 달성 전망
□최영호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본부장= 온라인음악, 영화 등은 각각 연평균 60.1%, 25.8%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만화, 캐릭터, 애니메이션 등은 내수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위축이 지속되고 있다. 업체규모 측면에서도 선도업체와 일반 업체간 격차가 점차 커지고 있다. 영화의 경우 1위 업체의 시장점유율이 60%에 육박하고 있고, 게임시장도 상위 10개사가 전체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는 투자효과의 불확실성에 따른 민간부문 투자 저조가 예상되지만 콘텐츠 상품의 해외시장 진출 확대 추세로 해외투자가 증가되고, DMB, IP-TV 등 뉴미디어 등장에 따른 방송영상 콘텐츠의 유통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로 인해 국내 문화콘텐츠 산업은 세계 문화콘텐츠산업(6.3%)보다 훨씬 높은 13.6%대의 고속성장이 예상되며, 2004년 7.3%로 잠시 주춤했던 수출성장률도 올해에는 23%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 - 국내산업 12% 성장 예상
□김문기 한국생물산업연합회이사=2003년도 국내 바이오산업의 총 수급규모는 전년대비 10.7%가 증가한 2조 5,923억원 규모이고, 이중 내수 1조 5,985억원 및 생산 2조 791억원 규모로 나타났으며, 2004년도 수급규모는 2003년도 대비 15.7%가 증가한 약 3조원 규모로 나타났다.
세계 바이오시장은 2000년 540억 달러 규모에서 2005년 910억 달러, 2010년 1,540억 달로 규모로 연평균 11% 내외의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특히 올해 세계 바이오산업은 생물의약품 중심의 선도기업 신제품 출시 등으로 지속적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산업 생물공학기술(Industrial Biotechnology) 활용 필요성이 점차 대두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국내 바이오산업도 2004년 대비 약 12%가 증가된 약 3조 3,600억원의 수급규모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설명 : ‘2005년 산업전망 세미나’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개최됐다. 현명관 전경련 상근부회장(맨 오른쪽)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나영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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