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은 도로 위를 달리는 차도 연구하지만 하늘을 나는 차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UAM 사업부가 이러한 꿈의 자동차를 고민하는 곳인데요. UAMUrban Air Mobility , 도심 항공 모빌리티를 뜻합니다. 일부에서는 하늘을 나는 택시로도 부릅니다. 이 사업을 이끄는 사람은 신재원 사장입니다.

신 사장의 과거 이력은 특이합니다. 신재원 사장은 미국 항공우주국인 NASA에서 2019년까지 근무하면서 항공연구총괄본부장을 역임했습니다. 지난 1989NASA에 입사해 항공 안전, 항법 시스템 연구개발을 담당했는데요. 그가 NASA에서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가 있었습니다. 1994년 겨울 시카고공항에 큰 사고가 납니다. 여객기가 추락해 승객 70여명이 숨지는 사고였는데요. 당시 신재원 사장은 사고가 발생 원인을 밝혀냅니다. 바로 날개 부분에 생긴 결빙이라는 사실을 알아낸 거죠.

이후 그는 항공안전기술개발실장을 맡으면서 입지를 쌓아올립니다. 2001년에는 항공연구본부장으로 일하게 됩니다. 미래항공연구에 대해 전문성을 키우게 된 거죠. 다양한 성과를 인정받던 그는 2008년에는 동양인 최초로 NASA의 최고위직인 항공연구총괄본부장으로 전격 승진합니다. 사실상 NASA의 연구와 기술개발을 총괄하는 자리였습니다.

현대차그룹이 신재원 사장을 눈여겨 본 겁니다. 현대차는 20199UAM 사업부를 신설하고 조직을 이끌 적임자로 그를 영입합니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삼고초려 끝에 그를 스카우트했다고 합니다. 부사장으로 영입한 지 1년여 만인 지난해 연말에는 사장으로 초고속 승진시키면서 UAM 사업 추진에 더욱 힘을 실었습니다. 이 사업부에선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 개발을 총괄하는 전략기술본부를 산하에 두고 있습니다. 사실상 현대차의 미래기술을 인큐베이팅하는 연구본부인 겁니다.

정의선 회장이 신재원 사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건 현대차가 말 그대로 땅에서 하늘로 도약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자동차는 도로 위를 달려야 합니다.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오늘 날 전 세계 주요 도시는 과밀화되고 집중화되면서 심각한 교통 체증을 겪고 있습니다. 주요 도로는 죄다 속도제한을 두고 있고요. 아무리 성능 좋은 차를 개발해도 뽐 낼 기회가 많지가 않습니다.

결국 이를 해결할 미래 교통수단 필요성이 커지게 된 거죠. 전 세계 완성차 업계는 바로 하늘을 나는 차개념인 도심 항공 모빌리티가 열쇠라고 생각합니다. 개념적으로 도심 항공 모빌리티는 개인 항공기, 에어택시 등 신개념 교통 수단을 총괄합니다. 정말 초기 시장이지만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2040UAM 시장이 15000억달러(1800조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불과 20년 뒤에 상황입니다.

현대차는 미래 기술 싸움에 있어 다른 완성차 경쟁사 대비 빨리 치고 나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율주행자동차도 그렇고, 전기차 개발도 한 발짝 늦고 있습니다. 그러자 정의선 회장은 아예 완전히 다른 형태의 미래 교통수단에선 제일 먼저 속도를 낼 참입니다. 정의선 회장이 지난 20199월 신재원 사장을 영입하기 직전 당시 뉴욕에서 만난 한국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레벨 5 수준 완전 자율주행차보다 날아다니는 차가 먼저 상용화될 수 있다하늘이 지상보다 장애물이 없어 자율주행에 더 적합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이렇게 현대차의 미래 사업 비중을 나눴습니다. “미래에는 자동차가 50%, 나머지 30%는 도심 항공 모빌리티, 20%는 로보틱스가 될 것입니다.” 아직 0%인 도심 항공 모빌리티 사업의 초석을 슈퍼 엘리트 영입과 함께 튼튼히 다지고 있는 겁니다.

현대차가 미래 항공 모빌리티에 뛰어들면서 이제 현대차의 경쟁 업체는 기존 완성차 기업에서 보잉과 에어버스 등 항공기 제작사와 구글, 우버, 아마존, DHL 등 글로벌 기업까지 상대하게 됐습니다. 이들 모두 도심 항공 모빌리티 시장의 숨은 강자들이죠. 빠르면 10년 뒤에나 눈으로 볼 수 있는 미래차의 밑그림을 정의선 회장과 신재원 사장이 함께 그려나가고 있습니다.

 

_ 김진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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