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한국 ESG 1등급 평가]
SK하이닉스, 그린본드 발행하며 친환경 박차
카카오, ESG위원회 신설하고 헌장도 제정
기업은 돈버는 주체 아닌 선순환 구조의 핵심
ESG 취약한 중소기업 전사적 준비 나서야

지난 19일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한국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신용영향 점수(CIS)를 최고등급인 1등급(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국은 세부 분야별 평가(IPS)에서 환경 2등급(중립적), 사회 2등급(중립적), 지배구조 1등급(긍정적)을 획득했다. 이번 평가는 세계 144개국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한국을 포함해 독일, 스위스 등 11개국이 ESG 신용영향 점수에서 최고등급인 1등급을 받았다.

최근 경영계에서 ESG는 새로운 흐름이다. 재계 주요 그룹의 총수들의 신년사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단연 ESG. 특히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ESG 경영 강화를 연일 내세우고 있다.

실행에 나선 기업들도 상당수다. 카카오는 지난 12일 이사회 산하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위원회를 신설하고 기업지배구조헌장을 제정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4일 친환경 사업에 투자하는 1조원 규모의 그린본드(Green Bond) 발행에 성공하며 ESG 경영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투자자에게도 주요지표 자리매김

공기업인 한국전력도 지난 15ESG 위원회를 열고 환경, 사회적 책임 등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한전은 지난해 10월 친환경투자 선언을 하는 동시에 해외 소재 화력발전소 2군데에 투자를 했다가 무늬만 친환경인 그린워싱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에 투자 기관들이 반발하면서 투자를 철회하겠다고 하자 결국 한전이 사업 전환 또는 중단을 선언했다.

그렇다면 ESG란 무엇인가? ESG는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앞 글자를 딴 것으로,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를 측정하는 지표다. 환경은 탄소배출, 기후변화, 환경오염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사회 부문은 사회책임경영, 사회공헌, 근로자·협력사·소비자·지역사회 관계 등으로, 지배구조는 투명경영, 사업윤리, 부정부패 등으로 평가받는다.

최근 경영자뿐 아니라 투자자들도 중요하게 여기는 지표로 꼽힌다. 투자자들은 더이상 투자하고자 하는 회사의 실적만을 보지 않는다. 그 회사가 어떻게 돈을 벌고 쓰며 회사를 얼마만큼 투명하게 운영해가는지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하나의 투자 지표다.

기업이 단순히 돈을 버는 경제 주체가 아닌, 사회와 만나고 환경(지구)을 지키는 선순환 구조의 핵심이 돼야 한다는 믿음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사회적 공헌(CSR)이 선택이었다면 ESG는 필수라는 말이 나온다.

실제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래리 핑크 회장은 지난해 9투자 결정시 지속 가능성을 기준으로 삼겠다포트폴리오 70%ESG를 따져 투자하겠다. 2020년 말 100%까지 확대 적용하겠다고 선언했다. 참고로 블랙록의 관리 자산규모는 74000억달러에 달한다. 이에, 많은 투자사들도 블랙록의 투자 잣대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기업의 ESG 성과를 바탕으로 투자하는 기업들이 늘었다.

미국 매체 CNBC에 따르면 세계 ESG 펀드 규모는 지난해 하반기 들어 처음으로 1조달러를 돌파했다. 유럽에서 ESG를 가장 중요한 투자 요소로 여기는 펀드들의 수가 몇천개에 달한다.

 

한국, 지배구조 개선에 주목

반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는 이제 시작단계다. 한국의 경우 2018년에 비해 국내 ESG 채권 발행액이 65배 이상 증가했지만,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 세계 ESG에 투자된 총 30조달러 중 아시아는 2조달러에 불과하다.

ESG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여기에 기름을 부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 파리 기후 협약 재가입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제로(0) 달성 청정 에너지에 2조달러(2200조원) 투자 등 친환경 정책 등을 주요공약으로 내세웠다.

해외는 ESG E(환경)에 집중하고 있지만, 한국은 G(지배구조)에 주목해야한다는 주장이 다수다. 기업지배구조가 투명한 기업일수록 새로운 기업가치를 창출하고 주주이익을 극대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등 일부 대기업이 이사회 중심으로 ESG 경영을 강화하는 이유다. 많은 전문가들이 국내에서도 지배구조 개선문제가 본격화 될 수 있는 시기라고 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中企 ESG점수 바닥권

중소기업도 ESG를 대비해야 한다. 현재 ESG 평가에서 중소기업은 점수가 낮기 때문에 앞으로 투자 유치가 힘들어질 수 있다. 가장 취약한 부문은 사회이다. 한국기업지배연구원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사회점수는 300점 만점 중 62.8점에 불과하며, 지배구조는 89.6, 환경은 87.4점이다.

대기업에 비해 조직 규모가 작아 전담 조직이 없는 경우가 많으며, 관련 시설 구축을 위한 투자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점수가 낮을 수 밖에 없다. 특히 지배구조가 장기 관점에서 보완할 점으로 지적된다. 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평가대상기업인 중소기업 117개사 중 중 임직원윤리규정을 갖춘 기업은 10%11개사에 불과하며, 집중투표제와 감사위원회를 도입한 기업수는 한자리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중소기업도 전사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ESG를 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오덕교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위원은 “ESG에 대한 성과 및 시스템은 기업의 규모가 클수록, 또는 기업의 수익이 크거나 수익성이 좋을수록 보다 더 잘 갖추는 게 일반적이라며 “ESG도입이 기업 수익 증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만큼 중소기업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 매체 칼럼을 통해 유창조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작은 규모나 벤처기업도 지속가능경영 역량을 확보하지 않고는 생태계의 구성원이 될 수 없다특정 부서가 아니라 전사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운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