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요즘 들어 현대차그룹과 삼성그룹의 콜라보가 심상치 않다. 현대차가 가열차게 차세대 전기차를 추진하고 있다는 건 재계의 뜨거운 감자다. 특히 현대차가 전기차 모델인 아이오닉5’에 삼성디스플레이와 협력하면서 미래차 시대를 두 거대 그룹이 합심해 열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사진)은 어떤 면에서는 실용주의자다. 어떤 성과와 효과를 보기 위해서 가장 효율적이고 빠른 방법을 선택한다. 원래 현대차그룹은 다른 그룹과 다르게 삼성그룹과 일을 함께 하는 것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이유가 있었다. 두 회사는 사실 오랜 라이벌 관계다. 1990년대 삼성그룹이 갑자기 자동차 산업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현대그룹은 반도체 산업 진출했었다. 모두 선대 회장 때 추진됐던 일이다. 그 뒤로 보이지 않는 두 그룹의 경쟁이 이어졌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기업문화는 정의선 회장이 경영권 전면에 나선 뒤로 옛 이야기가 됐다. 이제 현대차그룹은 모든 걸 내부에서 해결하려고 하지 않는다. 누가 됐든 연대하고 협력해서 지름길을 찾는 게 특기다. 정 회장을 실용주의라고 한 건 이러한 변화를 두고 말하는 것이다.

정의선 회장이 회장으로 취임한 뒤로 차량용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분야에서 삼성그룹과 협력이 예전과는 달리 급격히 이뤄지고 있고, 대규모로 진행 중이다. 그래서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현대차가 좀 늦게 출발했지만, 충분히 선두권에 나설 수 있다는 희망도 여기서 나온다.

차량용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가 현대차그룹과 삼성그룹이 협력도 하면서 그를 통한 동반성장이 가능한 분야다. 차량용 반도체는 전기차를 시작으로 자율주행차, 항공택시 등 미래차 개발의 핵심 장치다. 삼성전자는 차량용 반도체 브랜드인 엑시노스오토를 키워서 미래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고 싶어 한다. 궁합이 딱 맞는 지점이 아닐 수 없다.

현대차그룹과 삼성그룹의 전기차배터리 콜라보레이션도 기대감이 높다. 현대차는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의 배터리 공급업체를 찾고 있다. 현재 입찰을 진행 중인데, 여기에 삼성SDI가 참여한 걸로 알려져 있다. 전기차 배터리 공급업체가 다각화될수록 현대차 입장에선 실익이 크다. 오래 전부터 현대차는 LG그룹, SK그룹과 배터리 분야에 협력하고 있었다. 이번에 삼성그룹까지 손을 잡으면 국내 3대 자동차 배터리 업체와 연대하는 것이다.

자동차를 두고 이제는 전자제품이라고 말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예전과 달리 전자 계열 부품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전기차는 기존 내연기관과 달라서 엔진을 비롯한 구동계통의 부품이 배터리와 전자부품으로 대체됐다. 현대차가 삼성전자와 협력을 하면 할수록 현대차는 점점 IT전자 회사로 변신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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