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정부에 바란다]자금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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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정부에 바란다]자금부문
  • 김재영
  • 호수 0
  • 승인 2002.10.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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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기업, INNO-BIZ, 유망중소정보통신기업, 우량기술기업선정은 물론 국책과제 수행기업으로까지 선정된 A사.
지난 7월 운영자금 5억원을 긴급대출 받기 위해 은행을 찾았다. 창업한지 채 3년이 되지 않은 짧은 업력에도 불구하고 90여건의 특허를 출원하는 등 기술력과 성장력을 겸비해 올해 말부터 본격적인 매출이 기대되고 있다.
A사 K사장은 시가 수십여억원의 자체 건물을 담보로 제공하려 했지만 결국 대출을 포기해야만 했다. 이미 설정돼 있는 담보와 질권 등 은행측이 정한 한도액이 다 찼기 때문. 보유자산이 실거래가의 70%만 인정받아도 충분히 운영자금 확보가 가능했지만 중소·벤처기업의 보유자산을 절반도 평가해주지 않는 은행측의 대출관행 때문에 결국 운영자금을 확보하지 못했다.
K사장은 “대기업의 경우 보유자산의 80% 이상을 평가해도 계속적인 이익창출로 대출회수가 가능하다는 답변만 들었다”며 “정부에 운영 자금을 공짜로 달라는 것이 아니라 보유자산, 성장성 등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으면 자금 구걸을 위해 CEO가 CFO의 역할을 하고 돌아다니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中企보유자산 제대로 평가 못받아

독보적인 기술로 국내시장은 물론 해외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B사.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기 시작한 99년 이후 이 회사에는 여러차례 은행들의 구애작전이 펼쳐졌다. 중소기업 대출에 승부를 걸고 있는 은행들은 부실 위험을 줄이기 위해 경영환경이 안정적인 중소기업들을 선호, 사활을 건 경쟁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회사도 정작 돈이 필요했던 설립 초기 은행에서 푸대접을 받기는 마찬가지.
중소기업의 자금난은 이렇듯 부익부 빈익빈 속에서 정확한 신용평가 부재로 인한 담보위주의 대출관행으로 귀결된다.
지난해 금융기관의 중소기업 총 대출금은 129조4천억원.
이중 담보대출이 40% 이상을 차지하며 그나마 은행들이 자산 위험 가중치를 엄격히 적용, 담보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다.
특히 우량 중소기업 위주로 은행들의 대출이 집중돼 상대적으로 경영상태가 열악한 신생중소기업 및 벤처기업들은 자금난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신용도가 낮고 금융기관의 체계적 정보획득 부족으로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소규모기업, 신설기업, 기술개발지향기업들은 신용대출 받기가 상당히 어려운 실정이다.
중소기업의 경우 많은 자금을 투자해 제품개발에 성공, 영업활동을 시작하려면 운영자금이 많이 소요되지만 금융기관은 담보설정이나 보증서에 의해서만 신규대출을 해주고 있어 돈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이는 국내 금융기관들이 IMF 이후 구조조정 과정을 겪으면서 BIS를 맞추기 위해 신용대출을 기피하는 경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기업의 신용위험에 대한 정보 관리부족과 여신담당 전문가 부족, 기업의 신용정보 축적은 물론 신용위험을 전문적으로 파악하는 인프라 구축이 미미하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다.
신용대출은 사회 전반적인 신용의식과 관행이 선행돼야 정착될 수 있는 제도이지만 정부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금융기관은 담보대출을 선호해 기술력과 성장성에 비해 담보력이 취약한 성장 유망 중소기업들은 자금경색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발표한 ‘차기정부의 60대 중점 추진과제’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차입금 중 금융기관의 순수신용대출 비중을 20%까지 확대하고 신용이 부족한 중소기업에 대해 정책자금 지원을 포함해 신용대출로 전환시키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를 위해 기업의 성장성 및 채무상환 능력에 기초한 선진 여신심사체제의 구축과 신용리스크관리 선진화를 통한 여신관행의 전환이 요청되고 있다.

신용분석 전문인력 양성 필요

금융기관의 대출심사능력 향상을 위해 전문성 있는 신용분석인력과 대출심사역을 양성하고 독립적인 판단으로 여신을 심사할 수 있는 책임여신체제의 확립도 필수적.
현재 국내에서 신용조사 업무를 하는 기관으로는 신보, 기보, 한기평, 한신평 등이 있으나 중소기업 신용평가 전문기관은 전무한 상태다.
특히 이들 기관은 신용조사 업무에만 특화 돼 있지 않고 광범위한 업무를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 신용조사만을 전문으로 하는 조사평가 기관의 출범이 필수적으로 정보의 객관성과 신뢰성 확보를 위해 공공정보의 집중·관리시스템을 구축 해야 한다. 또 참여기관의 신용정보 데이터를 통합관리 운영하고 선진 신용평가기법과 접목시켜 신용조사기능의 전문화와 고부가가치화를 추구해야 한다.
중소기업 정책자금 또한 지원체계의 단일화가 요청되고 있다. 올해 중소기업정책자금 총 규모는 6조257억원으로 11개 정부부처에서 91종류가 지원되고 있다.

정책자금 지원체계 단일화 시급

그러나 정책자금의 지원대상과 종류가 세분화돼 자금 성격 및 지원대상이 부처간 유사 중복성의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
여기에 지원심사가 기술이나 사업성 등 미래의 성장성보다는 과거실적을 반영하는 재무제표 및 담보여력 등 공급자 위주로 편성돼 있어 수요자 중심으로의 지원체계와 절차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자금조달의 사각지대에 있는 지방중소기업의 금융지원 확대를 위해 지역신용보증재단의 정부출연금을 1천억원 수준으로 확대하고 보증취급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조성과 지역 내 유망중소기업을 지속적으로 발굴 지원할 수 있도록 지자체와 체계적 연계 또한 검토해야 할 내용이다.
코스닥시장의 진입·퇴출장벽을 낮춰 중소기업의 직접금융 조달 창구를 넓혀주고 중소기업전용 ABS발행기금 1조원을 조성, 매출채권과 어음, 로열티 등 중소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기초자산을 토대로 증권을 발행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도 요청된다.
또 98년부터 중단되고 있는 공제사업기금으로의 정부출연금 조기지원을 통해 중소기업 도산방지 및 공동사업 활성화를 지원하고 운영의 자율성과 탄력성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만성적인 자금난은 중소기업들의 신용도 향상 노력이 부족했던 점도 있지만 리스크 없는 확실한 고객만을 상대하는 은행들에게 더욱 문제가 있다”며 “정부 정책자금 지원은 요건에 맞는 중소기업들에게는 담보여력 등과는 관계없이 과감히 개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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