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자 인터뷰] 도현주 희붐 대표이사
중소기업사랑나눔재단 통해
주방세제·다목적 세정제 전달
봉사야말로 진정한 행복 찾기

“사실 사회공헌, 봉사라는게 시작하면 아무것도 아니에요. 누군가가 내 작은 행동으로 편해지고 행복하면 그게 사회공헌이고 봉사라고 생각해요”

서울 강남에서 만난 도현주 희붐 대표이사(사진)는 사회공헌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사회공헌과 봉사가 결코 거창한 행동이 아님을 강조한 것이다. 도 대표는 올해 초 중소기업사랑나눔재단에 2688만원 상당의 주방세제 및 다용도 세정제를 기부했다.

도현주 희붐 대표
도현주 희붐 대표

 

이 기부는 그가 우연히 접한 기사에서 시작됐다. 그 기사는 코로나19로 생활방역이 온 국민의 관심사로 떠올랐지만 일부 소외계층에서 방역 물품이 충분치 않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내 난관에 봉착했다. 기부할 의지와 물품이 있지만, 기부할 방법을 몰랐던 것이다. 개인적으로 유기견 봉사활동을 오랜기간 해왔지만, 회사차원에서 기부하는 것은 접근 방식을 달리해야 했다. 도 대표는 “개인적으로 봉사활동을 해본적은 있지만, 회사차원에서 기부를 하려니 방법을 몰랐다” 며 “주변에 자문을 구해보니 생산공장에서 중소기업중앙회 경기지역본부(회장 추연옥)를 소개시켜줬고, 경기본부가 사랑나눔재단으로 연결시켜줬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지금도 중기중앙회 경기본부에 처음으로 전화했던 순간이 생생하다고 한다. 그는 “경기본부에서 전화받은 분이 업무 담당자는 아니지만 굉장히 감사해하셨다” 면서 “그때 기부하기 잘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사랑나눔재단과 인연을 맺게된 도현주 대표는 그 주에 바로 기부를 실천했다. 희붐에서 생산하는 주방세제, 다용도 세정제 브랜드인 ‘백색마녀’ 제품 8400개를 기부했다. 지게차로 9번 옮겨야 하는 분량이었다. 그는 “기부를 결심한 김에 집에서 쓸 분량을 제외하고 전량 기부했다” 며 “백색마녀가 나의 첫 제품이라 애정이 많은 만큼 좋은 곳에 쓰였으면 했다”고 기부 소감을 밝혔다.

도 대표가 기부한 제품은 빠르게 적재적소에 전달됐다. 재단 관계자는 “기부한 제품은 코로나19 장기화로 고통받고 있는 영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전량 전달됐다”고 밝혔다.

도현주 대표가 경영하는 ‘희붐’은 2019년에 설립된 젊은 기업이다. ‘날이 새려고 빛이 희미하게 돌아 약간 밝은 듯한 순간’. ‘동이 트기전 빛이 도는 순간’을 뜻하는 순수 한글표현인 ‘희붐하다’에서 따온 회사명이다. 도현주 대표는 희붐을 “사람들이 동이 트는 순간 그 빛에서 희망을 보는 것 처럼, 우리의 제품이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달했으면 하는 바람을 회사명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도 대표가 47살에 세정제 사업을 시작한다 했을때 주변의 만류가 많았다고 한다. 대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높을 뿐더러, 대기업 제품의 고객충성도가 높은 만큼 신규진입이 어렵다는 이유였다. 그는 “흔히들 가장 늦을때가 가장빠르다고 하는 것처럼 안주해 있는 삶은 고인물이라고 생각한다”며 “기성 제품과 다르게 빙하수가 포함돼 세정력은 물론 피부보호까지 신경썼다”고 설명했다. 유아용 식기 세척에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화학성분이 들어가지 않았다.

연구개발을 거쳐 어렵게 제품을 만들었지만 홍보와 유통이라는 새로운 벽에 막히기도 했다. 최근 주부들 사이에서 조금씩 입소문이 나면서 매출은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그는 “중소기업은 제품을 만들더라도 홍보와 판로에 많은 어려움을 느끼는게 사실” 이라며 “많은 중소기업에서 정말 좋은 제품을 만들고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도현주 대표에게 봉사의 가치에 대해 물었다. 도 대표는 “나에게 봉사는 진정한 나의 행복”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봉사와 사회공헌 활동은 누가 시켜서하는게 아니라 자신의 작은 행동으로 타인이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깨달음에서 시작된다”고 덧붙였다. 백색마녀인 도현주 대표가 봉사마녀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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