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호무역 지조 강화 전망
중국은 내수중심 성장에 방점
최악 상정한 대응전략 필요해

전병서(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전병서(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2년동안 치열하게 치고 받았던 미국의 무역전쟁이 코로나19 확산이후 소강상태다. 미국 대선이 있었고 무역전쟁을 주도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낙마, 바이든 대통령 취임의 과도기이기 때문이다. 2020년 미·중이 1단계 무역합의를 했지만 중국은 이를 지키지 못했다. 중국은 코로나19를 핑계로 댈 판이지만 미국은 이를 좌시하지 않을 심산이다.

2021년들어서도 미국의 대중무역적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어 미·중의 무역전쟁은 언제 다시 터질지 모르는 휴화산 상태다. 바이든의 공약과 내각인선을 보면 미·중 무역전쟁이 트럼프시대보다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는 접어야 할 것 같다.

선거공약에서 트럼프는 “Made In USA”를 얘기했지만 바이든은 “Buy America”를 말했다. 구호가 다른 듯 보이지만 바이든이 훨씬 고수(高手)다. 트럼프 공약을 베낀 것처럼 보이지 않게 포장한 것일 뿐이다. 미국산 제품을 우선 구매하겠다고 하지만 그 전제는 미국산이 있어야 사는 것이다. 결국 ‘Made In USA’하겠다는 것이고 보호무역으로 간다는 얘기다.

다행히 2021년 세계경제는 미국을 시작으로 대량의 백신접종을 계기로 코로나19의 안정화와 경기회복이 시작될 전망이다. 그리고 한국의 최대시장인 중국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2021년부터 소위 ‘수요측 개혁’을 통한 경제성장의 신모델로 전환한다고 선언했다. 내수중심 성장과 기술국산화에 올인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미국의 소비위축이 있긴 했지만 2020년에 중국의 내수유통시장은 미국을 추월해 세계1위의 소비시장으로 등극했다. 비행기타고 2시간 거리에 세계최대의 소비시장이 등장한 것은 한국의 행운이다.

그러나 문제는 한국의 실력이다. 중국은 지금 세계명품시장에서 35%를 소비하는 세계최대의 명품소비국가로 부상했고 전세계 9대명차의 27%를 사들이고 있다. 노트북, 핸드폰, 디지털TV의 세계최대 생산자이자 소비자로 등장했다. 이젠 가성비로 승부하던 시절은 끝나가고 있다.

중간재가 대중 수출의 70-80%가 넘는 한국의 수출구조도 빨간 불이 켜졌다. 반도체 하나를 빼고는 이제 한국이 중국보다 잘하는 것이 없어졌고, 중국은 미·중간의 기술전쟁으로 모든 분야에서 기술국산화에 올인하고 있다. 중국기술의 부상은 한국에 최대 위협이다.

코로나19로 최악의 경제상황에 직면한 미국, ‘Buy America’하면 우방이고 동맹이지만 안 사주면 적이다. 바이든 등장이후 미·중 무역전쟁의 완화를 기대하지만 그럴 가능성 낮아 보인다. 수출에 목을 매야 하는 한국, 대미 수출확대보다는 미국의 새정부의 수입확대 요구에 당할 가능성이 있다. 대중수출 역시, 중국이 미국의 공격을 피하려고 수단과 방법 가리지 않고 미국산을 늘리면 한국산이 어쩔 수 없이 줄어드는 상황도 올 수 있다.

미국 바이든 새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가 자칫하면 희망고문이 될 수 있다. 한국은 바이든 시대 미중관계의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대응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 미국의 대규모 재정적자를 통한 경기부양으로 달러 약세가 불가피하다. 환율도 변수다.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수출에서는 대중국전략이 중요하고 중국의 시장변화를 예리하게 관찰하고 대응책을 세워야 한다. 첫째, 한국 수출기업의 대중전략은 이젠 가성비가 아닌 가심비, 브랜드로 공략해야 한다. 1인당소득 1만달러를 돌파한 중국은 소비대중화를 넘어서 고급화로 간다. 1억5000만이 넘는 중국인의 해외여행이 중국인의 눈높이를 높였기 때문이다.

둘째, 10억명의 인터넷가입자, 16억5000만명의 모바일가입자가 있는 중국시장 이젠, 비대면 신소비유통 방식에 적응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중국도 비대면 직구가 일상화되고 있다. 동영상을 통한 라이브마케팅이 중국 마케팅의 대세다. 중국에서 오프라인 매장 수를 자랑하던 시대는 끝났다. 중국의 온라인시장에 빨리 적응해야 한다

셋째 ‘중국의 결핍’을 공략해야 산다. 우리가 그간 입고 먹고 쓰던 일상용품 수출의 시대는 끝났다. 중국에서 한류는 사라졌고 중국소비자들이 온라인을 통해 전세계 제품과 유행을 손바닥 보듯이 비교해 보고 있기 때문이다.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노령화시대에 들어선 중국, 이젠 ‘뷰티와 헬스’를 공략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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