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이하면서 기업에게는 사업계획수립이 중요하겠지만 개인에게 역시 올 한 해 목표를 정하고 비록 작심삼일이 될 지언정 꼭 지키고 싶은 자신과의 약속을 저마다 하나씩 만드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올해 시무식 자리에서 각각 조직내에서의 목표, 가정에서의 역할, 자신의 계획 등을 수립하고 다지는 타임캡슐 행사를 가졌다.
이 때 개인적인 목표의 슬로건을 ‘여유와 너그러움으로 변명없는 한 해를 보내자’로 정했는데 아직 채 달력이 한 장 밖에 넘어가지 않았음에도 벌써부터 또 쫓기고, 공연히 부산해져 닦달하고, 그러고 나니 미안한 변명들이 하나, 둘 쌓이기 시작한다.

생각을 정리할 시간 갖자
중소기업에게 있어서 어쩌면 여유니 너그러움이니 하는 이야기가 사치처럼 여겨질 수 있으나 거꾸로 생각하면 스스로 여유롭지 못하고 너그럽지 못한 마음 씀씀이가 자꾸만 여러 개의 이유와 합리화의 공정을 만든다.
특히 이유를 여러 가지 나열하거나 장황하게 설명을 늘어놓는 경우는 대부분 스스로 내면에서 정리되지 않은 이야기나, 확신이 없는 경우일 때다.
오히려 경험적 신뢰나 확신이 있는 경우에는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나 반론에도 너그러워지고 여유가 있는데 스스로에게 확신이 없거나 명확하지 못 할 수록 내 주장이 약해지거나 타인의 논리에 묻혀질까봐 첫째, 둘째, 셋째 항목별로 이유를 들이대기 쉬워진다.
그러면서 초기의 생각에 확신을 붙이고 새로운 의견이나 아이디어가 수용될 여지를 잃게되는 것 같다.
스스로의 함정에 빠지는 격인데 사실 이런류의 실수는 여러경우에 나타난다.
잠깐 한 호흡 여유를 가지고 생각하면 더 풍부하고 좋은 생각들이 공유될 수도 있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 있음에도 금새 이것과 저것 사이에서 확실하고 선명한 입장을 가져야만 할 것 같고 또 그런 부담이 성급한 판단과 결정으로 내몰기도 한다.
가끔씩 공중파 방송에서 개최하는 토론회 등을 보더라도 토론회 자체가 생산적이고 창의적인 흐름을 갖지 못하는 이유도 대부분 이때문이다.
미리부터 자기가 생각해 놓은 결론을 정하고 이 결론을 설득하기 위해서 논리를 전개하고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남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여유가 없을 뿐더러 자기 얘기도 하다가 않되면 고집을 내기도 하고 소리를 높여서 해결하려고 한다.
그런 경우, 물론 대부분 보는 이들이게 설득력과 공감대가 떨어지는 것은 자명할 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변명이 이어지는 것은 우리가 너무 OㆍX의 체계에 습관적으로 길들여져 있기 때문이다.

바쁠수록 여유 가져야
특히나 최근처럼 시시각각 급변하는 환경속에서 누구도 정답을 가지고 있지 못한 것은 어쩌면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주 오래 전부터 OㆍX 문화와 교육에 훈련돼 있기 때문에 ‘글쎄’라거나 잘 모르겠다거나 조금 더 생각해 본다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또 그런 입장과 답변을 허용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잠시라도 머뭇거리면 마치 무능력해서 그러는 것인 양, 여겨질까봐 언제나 O아니면 X편에 설 준비를 하고 있는 듯 하다.
올 해는 바쁠수록, 여유가 없을수록 한발만 더 뒤로 물러서서 다양한 가능성과 타인의 이야기도 잘 들은 뒤 판단하자. 그래도 늦지 않을 것이다.

김 형 아
(주)하이에치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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