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슈] 개인정보보호 강화 나선 구글

세계 최대 검색엔진 업체 구글이 디지털 광고 업계의 격변을 재촉할 수 있는 조치를 내놨다. 구글이 내년부터 인터넷 이용자들이 웹사이트를 옮겨 다닐 때 웹브라우저 사용 기록을 담은 임시파일(쿠키)을 파악하는 추적 기술을 이용하거나 이 기술에 투자하는 것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이다.

쿠키는 이용자가 방문한 웹사이트의 서버가 이용자의 컴퓨터에 저장하는 파일로, 로그인 아이디와 암호, 장바구니 내역, 해당 사이트에 대한 설정 등의 정보를 담고 있다.

지난 33(현지시간) 구글의 프로덕트 매니저 데이비드 템킨은 미국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디지털 광고가 사생활 보호, 그리고 개인 신원이 어떻게 이용되는지에 대한 점증하는 우려에 대처하도록 진화하지 않으면 우리는 자유롭고 개방된 웹의 미래를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지난해, 구글은 2022년까지 크롬 브라우저에서 제3자에 대한 쿠키 지원을 중단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구글이 새로운 광고 기술을 개발하는 이유는 쿠키 기반의 타깃형 광고 규모가 확대되면서 불안감을 느끼는 사용자 또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은 “72%의 사람은 자신의 거의 모든 온라인 활동이 광고주나 기술 회사에 추적되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고 81%는 그로 인한 잠재적 위험이 장점보다 큰 것으로 본다만약 디지털 광고가 사람들의 사생활 보호 우려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진화하지 않는다면 자유롭고 개방적인 웹의 미래를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구글이 내년부터 인터넷 이용자들이 웹사이트를 옮겨 다닐 때 웹브라우저 사용 기록을 담은 임시파일을 파악하는 추적 기술을 이용하거나 이 기술에 투자하는 것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글은 쿠키 사용을 중단하는 대신 새로운 광고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 타깃형 광고가 가능한 기술이다. 구글은 자체 블로그를 통해 구글애드(Google Ads)에서 2분기부터 코호트 연합학습 기반의 광고 프로그램 테스트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해당 기술은 사람들을 특정 관심사 그룹으로 묶는 동시에 개인 식별 정보를 숨기는 방법으로 고안됐다. 구글은 기기 내 처리 기술 및 프라이버시 보존 기술의 발전은 이제 개별 식별자를 대체할 수 있는 명확한 경로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다만 이번 조치가 자사의 광고 도구와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용 식별자에는 해당되지 않으며 웹사이트에만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조치가 디지털 광고 업계의 격변을 재촉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 최대 디지털 광고 업체인 구글이 이처럼 개인화된 추적 기술의 이용을 중단하면 산업계 전체에 파급효과가 미친다는 것이다.

디지털 광고 컨설팅업체 자운스 미디어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해 글로벌 디지털 광고 시장의 52%2920억 달러(3287000억원)를 차지했다. 개인정보 추적을 통한 맞춤형 광고는 이용자의 관심사와 취향을 반영해 광고의 관련성과 효과를 높여주는 도구였지만 동시에 사생활 침해라는 비판과 함께 규제 당국의 조사를 불러오는 단서가 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구글의 위상을 고려할 때 이번 조치가 디지털 광고 업계의 경쟁자들로부터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 같다고 지적했다. 소규모 디지털 광고 업체들은 구글과 애플이 사생활 보호를 핑계로 경쟁사에 해를 끼치는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구글의 이번 조치가 이용자 추적을 둘러싼 IT 업계의 조류가 광범위하게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가장 최근의 신호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애플 역시 1분기 중 아이폰·아이패드의 운영체제(OS)를 업데이트하면서 앱이 이용자의 검색·방문 기록을 수집할 때 먼저 이용자 승인을 받게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개인정보보호 추세가 강화되고 있는 글로벌 IT 업계의 자구 노력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 하제헌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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