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 중소기업은 극심한 내수침체와 고유가·환율하락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힘든 한해를 보냈습니다. 올해는 중소기업과 협동조합의 안정적 성장여건 조성에 역점을 두고 현장중심의 찾아가는 서비스를 실시하겠습니다.”
28일 취임 1주년을 맞는 김용구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장은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올해 기협중앙회 운영방향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특히 300만 중소기업의 권익대변을 위한 협동조합법 개정과 전시컨벤션센터 건립,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채널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300만 중소기업의 권익대변을 위해 ‘중소기업중앙회’로 명칭변경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중앙회가 설립된 62년 이후 40여년간 산업구조가 다양화되고 크게 달라졌습니다. 이제 업종별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한 중소기업 관련 정책 수립과 집행은 한계에 이르렀습니다. 중소기업중앙회로의 명칭변경은 시대변화에 맞게 벤처, 유통, 소기업, 소상공인 등을 포함한 300만 중소기업의 권익을 실질적으로 대변할 수 있는 조직으로 변화하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연내에 협동조합법 개정을 통해 기관명칭을 변경하고 벤처단체, 서비스단체 등 중소기업 관련단체를 모두 포함하는 방향으로 회원구조를 개편할 계획입니다.
- 취임 이후 강한 중앙회를 만들기 위해 내부개혁을 추진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성과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 중소기업의 권익을 대변하기 위해서는 먼저 중앙회가 강해져야 합니다. 지난 1년은 강한 중앙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급변하는 경제환경 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고객지원서비스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개혁을 단행한 점이 큰 성과라 할 수 있습니다. 전면적인 팀제 전환과 함께 사업부문별 책임경영제를 도입하는 한편 회계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외부회계감사도 실시했습니다.
또한 중소기업 정책개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중소기업연구원을 중앙회에서 분리, 국내 최고 권위의 ‘중소기업문제 전문연구원’으로 확대·개편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지난해 10월 중앙회 역사상 처음으로 전 임직원이 전국 1300여 중소기업 현장을 직접 방문해 애로를 파악한 일입니다. 올해도 3월중에 대규모 현장점검사업을 실시할 계획입니다.
이밖에 △중소기업 온라인 네트워크시스템 구축 △업종별 대·중소기업협력분과위원회 구성 △중소기업단체협의회 구성 △ 연수취업제도 운영개선 등의 성과에 대해서도 보람을 느낍니다.

“中企·조합 안정적 성장여건 조성에 최선”

- 중소기업들의 판매난 해소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무엇입니까.
▲중소기업에 있어 자금지원보다 더 절실한 문제가 바로 판로개척입니다. 중소기업의 전시공간 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 상암동에 대규모 전시장을 갖춘 중소기업 전용 전시·컨벤션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월드컵 경기장 맞은 편에 있는 옛 석유비축기지터 1만650평을 활용키로 했으며, 올 상반기중에 부지매입을 끝내고 내년 초에는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이 센터가 건립되면 5년간 3,277억원의 소득창출 효과와 1만8,000명의 고용창출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중소기업의 해외마케팅 지원을 위해 전문 업종중심의 해외전시회 및 시장개척단 사업에 97억원의 예산을 책정해 집중지원하고 2006년말 단체수의계약제도 폐지에 대비해 중소기업 제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TV홈쇼핑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입니다.
- 영세 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자금지원을 위해 중소기업공제사업기금을 활성화 하시겠다고 말씀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입니까.
▲중앙회가 운영하는 공제기금의 부실발생률은 제1금융권이나 신용보증기금보다 낮은 2%대에 불과합니다. 공제기금 규모를 현재 3천5백억원에서 5천억원 수준으로 확대해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기 어려운 소기업, 소상공인 등 영세기업들이 보다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가입자가 납부하는 부금도 현재 최대 1백만원에서 150만원과 2백만원 상품을 추가해 대출한도를 확대하고 심사서류 간소화 등으로 대출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할 방침입니다. 또 지역 중소기업들이 쉽게 기금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난해 공제기금 출장소 4곳을 개소한데 이어, 올해도 순천 등 3개 지역에 추가로 열 계획입니다.
- 개성공단에 많은 중소기업들이 입주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십시오.
▲개성공단 시범단지에는 현재 우량기업 위주로 15개 중소기업이 선정돼 생산채비를 갖춰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산업정책적인 측면에서 품질경쟁력은 있으나 가격경쟁력이 낮은 노동집약업종과 한계기업에도 입주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인건비 상승 등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중소기업들을 살릴 수 있습니다. 지난 2월 중앙회 조사에서도 섬유, 의류, 신발, 기계금속 등 노동집약업종의 1800개 중소업체가 개성공단 1단계에 입주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따라서 협동화단지, 아파트형 공장 건립 등의 방법을 통해 초기 투자부담을 줄이고 분양방안을 다양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 대기업의 불공정 거래행위로 중소납품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개선방안이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 지난해 6월 기협중앙회와 전경련이 주체가 돼 대·중소기업간 협력관계에 대한 협약을 체결했지만 아직까지 대기업의 불공정거래 행위는 여전한 것 같습니다. 중소 납품업체들은 원자재가격 급등 등으로 원가가 상승했지만 불공정한 하도급거래시스템으로 최근 3년간 납품단가는 오히려 4.4%나 인하됐습니다.
대·중소기업간 상생을 위해서는 먼저 우월적 지위에 있는 대기업이 동반자적 인식을 갖고 중소기업을 이끌어줘야 합니다. 이를 위해 공정한 하도급 거래관행이 정착돼야 하며 정부의 불공정 하도급 직권 실태조사도 강화돼야 한다고 봅니다. 아울러 공정한 납품단가 결정을 위한 원가계산전문기구를 설치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 중소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씻기 위해 인식개선사업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중에는 작지만 건실하고 높은 기술력을 갖춘 우수기업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도 중소기업에 대한 막연한 부정적인 인식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올해 주간행사 기간중에 TV 캠페인을 제작, 방영하는 것을 비롯해 중소기업 특집 다큐멘터리 제작, 중소기업 드라마 제작지원 등을 통해 중소기업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이미지 개선사업을 적극 추진할 계획입니다.
대담=정인호 편집국장
정리=김재영기자·사진 나영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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