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900원대 우려가 점차 현실화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환차손이 커지고 있으며 정부의 속도조절과 함께 환율 900원 시대를 대비한 기업체질 강화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같은 달러약세 기조는 추세적으로 계속될 것으로 전망돼(본보 1월17일자 보도) 기업들의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달러약세에 따른 원화절상의 이유는 크게 두 가지.
미국의 재정적자가 계속되고 중국 위안화의 대폭적인 절상 없이는 원화절상 압력이 가중될 것이라는데 입을 모은다. 특히 원·달러 환율의 변동 폭 확대를 노린 투기세력까지 가세, 원화절상 속도가 빨라지는데 정부당국자는 주목하고 있다.
정구현 삼성경제연구소장은 “미국 내 금융자산 수요 감소와 이탈조짐을 보이는 것이 달러화 약세의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미국의 재정적자 폭과 아시아권 통화 중 평가 절상압력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중국 위안화의 절상 여부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변동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정 소장은 “달러화 약세가 가파르게 진행되고 위안화 절상 폭이 약한 최악의 경우 920원대 까지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주가가 아시아 여타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한 외국인들이 당분간 주식매수에 나설 것으로 보여 외국인의 주식매수자금이 외환시장의 달러공급 요인으로 작용, 환율의 하락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가파른 원화 절상에 따른 기업들의 채산성 악화.
기협중앙회가 지난해 말 조사한 수출중소기업의 적정 환율은 1,170원대로 이미 150원 이상 하락한 상태이며 체계적으로 환위험 관리에 나선 기업은 24%에 불과해 출혈수출에 내몰리고 있는 상태다.
연간 2,500만 달러 규모를 수출하는 A사는 매월 2천만원 정도 환차손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를 수출가격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 이 회사 L사장은 “경리직원 1명과 거래은행에 외환상품을 문의하지만 전문적인 환율 헤지 상담을 받을 수 없다”고 털어놨다.
액자틀 수출 중소기업인 B사 L사장은 “바이어와 거래단절 우려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수출하지만 수출을 할 수록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외환 리스크 관리는 엄두도 못 낸다”고 덧붙였다.
기협중앙회 김경만 국제통상팀장은 “중소 수출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환리스크관리 상품은 환변동보험과 금융기관의 선물환 거래제도가 있다”며 “체계적인 환 리스크 관리와 함께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등 수출경쟁력 강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수출보험공사(www.keic.or.kr) 노병인 환변동팀장은 “환변동보험은 업력이 짧으면서 중소 수출업체들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제도”라며 “10만달러 기준 월 보험료가 2만원에 불과해 효과적인 환리스크 관리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