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달러 환율 급락세로 수출기업의 절반 가량이 환차손, 출혈수출, 수출계약 포기 등의 구체적인 피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런 피해에도 불구하고 10곳 중 6곳 가까이가 환위험 관리를 하지 않아 환차손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수도권지역 수출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환율변동에 대한 기업의 대응 실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수출기업 절반이상 피해= 이 조사에서 환율이 급락하기 시작한 작년 10월 이후 4개월동안 구체적인 피해를 경험했다고 밝힌 기업이 53.7%에 달했다.
피해 유형으로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막대한 환차손(41.0%) △출혈수출(20.2%) △가격경쟁력 하락으로 수주경쟁 탈락(17.6%) △기존 수출계약을 취소하거나 신규 수출오더 포기(11.9%) 등을 꼽았다.
손익분기점 환율은 대기업 1천88원, 중소기업 1천113원 등으로 평균 1천104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손익분기점 환율이 ‘1천원미만’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1.0%에 불과하고 ‘1천~1천50원미만’도 15.0%에 그쳐 전체 조사대상 기업의 84%가 이미 손익분기점이 붕괴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환율하락이 ‘부정적’이라는 응답 비율은 조선(100%), 일반기계(81.5%), 반도체(79.2%), 무선통신기기(76.2%), 섬유(73.3%), 자동차(72.8%) 등에서 전체 평균치(69.3%)를 웃돌아 상대적으로 환율급락에 따른 피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선박(조선) 등 수출주력 업종은 달러화 수출비중이 커 채산성 악화가 불가피하고, 섬유와 일반기계는 수출경쟁력과 환위험관리에 취약한 중소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많아 환율하락에 따른 영향을 더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환위험 관리 못하고 있다= 조사대상 업체 중 ‘환위험 관리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58.7%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중소기업은 68.0%가 환위험 관리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대기업(44.5%)에 비해 환차손 피해를 입을 우려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환위험 관리를 않는 이유로는 △외화 자산이나 부채비중이 낮기 때문(43.7%) △인력과 비용부담(19.9%) △경영진 이해부족(17.6%) △환위험관리 방법을 몰라서(13.1%) 등을 꼽았다.
또 정부가 지난 2000년부터 수출기업의 환위험 관리 지원을 위해 도입한 환변동보험을 활용한 경험이 있는 기업은 6.7%에 불과했으며, 72.6%는 앞으로도 이용계획을 갖고있지 않다고 밝혔다.
대한상의 경제조사팀 손영기 팀장은 “최근의 환율하락은 기업들이 대응하기에 너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며 “환율 1천원마저 붕괴될 경우 중소 수출기업들을 중심으로 한계기업이 속출하고 수출전선에도 차질이 예상되는 만큼 적극적인 정부의 시장개입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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