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면 이달부터 개성공단 반·출입 물자 중 일반물자에 대한 반출신고가 폐지된다. 또 상시출입증 제도 등 통관비용 절감을 위한 정책이 추진되고 있어 관련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기협중앙회에서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와 통일부, 중소기업청이 공동개최한 ‘대북투자설명회’에서 정부당국자는 이같이 밝히고 올 상반기중 개성공단 1단계 100만평중 1차 5만평을 분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동용승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개성공단은 꿈의 공단이 아니다”라며 대북사업 추진 시 주의해야 할 사항과 절차 등을 담은 중소기업을 위한 대북사업 5계명을 제시했다.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사업 참여는 신중하게 결정하라=현재와 같은 북한 환경에서는 대북사업을 통해 수익을 실현 하는 것이 쉽지 않다.
초창기 대북사업에 참여했던 무역업체들 대부분이 사업을 포기했던 사례가 이를 잘 대변해 준다. 몇몇 기업들이 최근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대체사업이 없는 정도이며 이 같은 사업 환경이 지속될 경우 대북사업은 일반적으로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나진선봉지역에서 가리비 양식사업을 했던 한 업체는 이 지역을 방문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개방 바람이 너무 많이 들어왔다’는 지적을 한 뒤 남한기업인의 방문이 전면 중단되는 사태를 겪어야 했다.
따라서 사업 참여를 결정할 경우 수익 극대화보다는 손실의 최소화 쪽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한 사업전략이 될 것이다.
?투자는 ‘소규모’가 바람직= 소규모라는 것은 기업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의미한다. 대북사업에서 비록 손해를 보거나 실패하더라도 모기업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정도의 수준에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업자체에 대한 투자보다 더 큰 규모의 부대시설 비용이 들어가는 등 사업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는 것이 바로 북한 사업의 특징이다.
금강산 샘물사업의 경우 사업초기부터 기반시설 선 투자에 과다한 자금 소요로 본격적인 사업이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
사회간접자본 부족 및 연관 산업의 부재로 인해 대북사업이 큰 영향을 받게 되는데 북한 당국은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점차 투자 규모가 커지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사업초기부터 정확한 자금계획과 치밀한 사업계획에 기초해서 움직여야 한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라=일반적으로 북한사업을 처음 시작하는 기업들은 북측과 몇 차례 접촉을 하고 나면 쉽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북한은 정서적으로 같은 면이 있고 언어도 통하기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 수월할 것이라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남한에서 사용하는 말은 북한에서 상용하는 말에 비해 외국어 사용이 일상화돼 있다. 우리는 일부 생소한 단어를 익히면 북한사람들의 말을 이해할 수 있지만 북한사람들은 말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 남북협력기금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담보대출이 합작 및 합영기업의 경우 설비의 소유가 북한기업으로 돼 대출이 불가능하며 공산품 위탁가공의 경우 국내법의 적용을 받아 공업표준 검사 등을 받기 위해 현지실사가 필요한 경우가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
?모든 것을 직접 확인하라= 북측 파트너의 약속을 그대로 믿지 말고 스스로 모든 것을 확인하고 점검하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투자를 유치하려는 입장에서는 실제 이상으로 사업환경이나 조건을 과장하기 마련이다.
또한 북한은 외국과 경제교류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북한 노동자의 기술수준이나 투자환경에 대해 과대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액면 그대로 믿게 되면 막상 사업 추진시 과오를 범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전기 및 용수시설의 경우 용량이 부족할 수 있으며 남한 기술자가 상주할 수 있는 비자제도가 없어 주의해야 한다.
농산물이나 수산물의 경우 북한 무역회사는 일단 계약하지만 물량 확보를 못해 중국산을 북한산으로 위장해 판매하는 경우도 발생된다.
따라서 모든 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수시로 여건을 체크해야 한다.
?북한의 특수 상황을 활용하라= 남북교역은 물류비가 대단히 높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부피가 작은 제품이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20인치 컬러TV를 조립해서 국내에 들여오는 사업보다는 부피가 작은 의류 같은 제품을 생산한다면 물류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
또한 북한이 필요로 하는 의약품이나 소프트웨어 개발 사업 쪽을 공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북한에서는 김일성 주석, 김정일 위원장의 말이 헌법 위에 있다는 점을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김일성 주석은 국제간 거래에는 신용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북측에서 신용을 지키지 않을 경우 김 주석의 발언 내용을 언급하면 문제는 쉽게 풀릴 수 있다.
이 사항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별도로 북한 자료에 대해 공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진설명 : ‘중소기업 대북진출 투자설명회’가 중소기업계의 많은 관심 속에 지난 3일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열렸다. 사진은 현대아산 개성공업지구 사무소 옥상에서 내려다본 개성공단 건설현장. <사진=나영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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