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수출이 2월에도 200억달러를 넘어서며 탄력을 유지했다.
이번 수출 호조는 환율하락과 고유가 등 각종 악재가 중첩되고 조업일수 마저 급감한 상황에서 이뤄져 한국수출의 저력이 더욱 빛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달러화 하락 등으로 중소기업들의 채산성 악화가 심화되고 있어 대내외적 수출여건 변화에 따라서는 중장기적인 수출 드라이브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다.
◆악재 딛고 수출호조 지속= 원·달러화 환율은 지난해 평균 1천144원에서 하락세를 지속, 지난 28일 1천8원까지 떨어졌으며 국제유가도 두바이유 기준으로 작년 평균 33.64달러에서 최근엔 42달러를 넘어섰다.
이같은 악재에다 2월에는 설 연휴로 조업일수가 지난해 22.8일에서 19일로 크게 줄어들자 정부는 당초 수출 물량의 절대 감소를 우려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수출증가율이 한자릿수로 떨어졌을 뿐 수출실적은 6개월 연속 200억달러대를 유지했으며 일평균 수출액은 10억8천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 실질적인 수출물량 감소 우려는 기우였음을 증명했다.
◆대일 적자 고착화·자본재 수입 감소= 품목별·지역별 수출입 동향을 보면 호조의 요인과 문제점이 드러난다.
2월 수출 1등 공신인 반도체의 경우 하이닉스에 대한 일본의 상계관세 제소로 일본 수출 물량을 중국으로 돌림에 따라 대 중국 수출이 크게 늘어나면서 전체적으로 16.7%의 고성장을 지속했다.
반면 컴퓨터 수출은 공급과잉과 현지생산 증가로 21.6%나 줄었고 가전(-12.4%)과 섬유류(-13.1%)도 해외 경쟁이 심화되면서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용도별 수입에서는 고유가 및 국제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원자재 수입이 전체 수입을 주도한 가운데 자본재 수입이 8% 감소해 설비투자 기대감에 못미쳤다.
대 일본 무역수지 적자폭은 지난달 20일까지만 14억달러에 달해 같은 기간 미국과 중국에서 벌어들인 흑자의 2배에 육박했다.
◆3월 이후 전망= 고비를 넘긴 수출은 3월 이후 다시 두자릿수 증가율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탄력이 붙은 수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환율하락, 고유가, 원자재가격 상승의 3가지 악재에 둘러싸인 중소 수출기업들의 채산성 악화와 출혈 수출로 인한 주름은 더욱 깊어갈 것으로 보인다.
무역업계 관계자는 “채산성 악화가 당장 수출실적에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악영향을 줄 수 밖에 없고 무엇보다 출혈 수출하는 기업이 늘어난다면 수출 호조는 빛 좋은 개살구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며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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