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산업계가 투자주도 경제에서 혁신주도형으로 가기 위해서는 부품 소재 등 중소기업의 자생력 확보가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같은 환경조성을 위해서는 개별기업 스스로의 지식창조 뿐만 아니라 협력관계에 있는 기업과 신뢰에 바탕한 지식창조 시스템이 중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지난 15일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린 ‘대·중소기업 협력포럼’에서 발제자로 나선 김승일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같이 지적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수평적 협력관계를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 앞서 정준석 중기청 차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가 자발적 상생의 관계로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정부정책도 대·중기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분위기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포럼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발제자
김승일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사회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
패널
이기우 중기청 정책국장, 박찬식 삼성전기 상무이사, 최해혁 광일전자 대표이사, 권재형 한국ICMS협회 회장

▲김승일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대기업과 중소기업 협력의 필요성은 모국기반(Home Base)의 중요성으로 설명할 수 있다.
모국기반의 한 요소로서 관련 산업의 중요성은 부품 및 지원산업 발달이 주는 긍정적인 효과로 요약된다.
이는 부품산업의 경쟁우위가 하위 산업의 경쟁우위를 창조하며 필요한 부품에 경쟁자보다 먼저, 신속하게, 우선적으로 접근 할 경우 거래비용 감소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의 보석류제조 기계 산업은 이탈리아 보석 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유도했고, 미국의 잘 발달된 광고 미디어 산업은 광고에이전시 산업의 경쟁력을 보장하고 있다.
대·중소기업 협력의 필요성은 지식, 정보의 교류 및 공유를 통한 상생의 기업경쟁력 강화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
지식, 노하우, 기술, 프로세스, 이미지 등의 지식경쟁력이 기업 경쟁력의 원천인 지식기반 경제에서 지식이 유지 가능한 경쟁우위의 바탕이 되려면 지속적인 학습과 혁신에 의해 모방이 어려운 지식과 기술 창조로 이어져야 하며 협력관계에 있는 기업과 신뢰에 기반을 둔 학습, 지식 창조 시스템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기업 간 협력에서의 지식정보 교류와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는 공동작업, 공동문제 해결 등 목표를 공유하는 과제개발과 부품업체 경영진과 모기업 책임자 간 빈번한 접촉과 정보, 아이디어의 교류가 중요하다.
▲사회=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 필요성은 공감하나 현실적으로 성장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은 우리 경제의 도약을 위한 중요한 요소이며 구체적인 협력도델을 제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기우 중기청 정책국장=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성장격차는 80년대 이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지난 2003년 기준 중소기업의 수·위탁 거래비중이 52%에 달하고 있으며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임금격차와 노동생산성 격차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성장격차 발생은 선도 대기업의 급속성장과 중소기업의 상대적인 노동생산성 저하 및 과당경쟁, 대기업의 시장지배력 강화와 중소기업의 교섭력 약화를 꼽을 수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협력은 협력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대기업 경쟁력과 직결되며 중소기업의 경영상태 악화는 설비투자, 소비지출 등 내수 침체를 초래하고 우리경제의 장기불황을 지속케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기청은 대·중기협력 강화를 위해 우수 협력사례를 적극 발굴하고 구매조건부 기술개발을 대기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국산화 대상 10대 핵심 부품·소재에 대한 공동기술개발을 확대하고 대기업 이전기술 사업화 및 휴면 특허기술의 중소기업 이전을 중개할 예정이다.
▲박찬식 삼성전기(주)상무이사= 국내의 기업환경은 치열한 글로벌 무한 경쟁시대에 직면해 기술의 융복합화로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나 조립위주의 취약한 산업구조를 갖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대기업의 경쟁력으로 직결돼 대·중소기업간 협력관계가 중요해지고 있다.
그러나 협력에 대한 필요성은 공감하나 실제 협력은 부진한 것이 현실로 상호 협력방향의 차이에 기인한다. 대기업은 생산혁신, 기술협력에 집중되는 반면 중소기업은 물량확보, 자금지원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으며 정부의 지원정책 부족도 꼽을 수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상생을 위한 바람직한 협력방향으로는 수직적 협력관계에서 동반자로의 인식전환이 우선돼야 한다. 또 일시적 자금 지원 등 일과성 지원에서 벗어나 원가, 품질, 기술 등 근본적인 체질강화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최해혁 광일전자(주)대표이사=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은 협력 중소기업의 기술 경쟁력이 대기업의 기술 경쟁력과 연결되기 때문에 필수적이다. 중소기업 측면에서 볼 때 바람직한 상생협력 모델로는 우선 중소기업의 기술개발 사업 지원을 들 수 있다. 또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사업영역 및 역할을 구분해 서로의 장점을 살린 역량집중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대기업은 기초소재, 원자재 연구 및 생산에 집중하고 중소기업은 이를 바탕으로 한 소재산업 활성화에 역점을 두는 방식을 들 수 있다. 이밖에 중소기업의 판로 개척 및 마케팅 활동 지원을 통해 세계시장의 공동개척과 대기업의 2·3차 협력업체 거래관계 및 규모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권재형 한국ICMS협회 회장= 국내 중소기업은 기술력과 값싼 노동력 사이의 넛크래커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경쟁력 보유 주력 상품의 축소와 후속제품 확보 미비로 시장 퇴출 압력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경제는 경쟁력 저하로 인한 주력산업 축소와 산업공동화 초래, 우수기술 제품의 사장화로 인한 지속적 경쟁우위상품 확보 곤란, 대기업 자체만의 경영혁신으로 글로벌 경쟁력 지속 유지 곤란 등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공기업 및 대기업의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력을 강화해야 할 분야로는 경영혁신 기법과 컨설팅 지원, 정보화 등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와 핵심부품 공동개발확대, 선행 협력개발 체제로의 전환, 요소기술 개발강화 등 공동기술 개발 확대, 대기업 보유자산의 중소기업 활용, 해외시장 진입 인프라 제공 등을 들 수 있다.

◇사진설명 : 지난 15일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린 ‘대·중소기업 협력포럼’에서 정준석 중기청 차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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