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요 기관들의 조사에 의하면 국내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크게 호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발표한 ‘2·4분기 기업경기전망 보고서’에 의하면 많은 기업들은 해당분기의 경기가 전분기에 비해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출이 당초 예상보다 호조를 보이고 있고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와 함께 국내의 소비회복 조짐이 감지되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업들의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상의보고서는 분석하고 있다.
그리고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와 신용보증기금이 중소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보고서 또한 국내 중소기업계에도 경기회복 기대감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대책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내수 및 수출수주 증가, 판매조건 호전, 생산성 향상 등에 대한 기대가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안한 경기호전 전망
이와 같이 중소기업들의 예상대로 향후 국내경기가 크게 호전된다면 참으로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거의 절망상태에 빠져 사업의욕을 상실한 많은 중소기업들이 이기회에 기사회생할 수 있으며, 중국 등 해외진출에 마음을 두고 있는 기업들에게도 고난의 길 보다는 그동안 기반을 닦아온 익숙해져 있는 국내시장에서 다시 한번 기력을 회복하고 날개를 펼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 주요 기관들의 조사결과와 같이 과연 앞으로의 국내 경기상황이 중소기업들이 만족할 만큼 크게 호전될 것인가 하는 것인데, 여러 경영환경들은 오히려 중소기업들에게 더욱 불리하게 바뀌고 있어 중소기업들의 체감경기 호전 전망이 실제의 경기회복세로 이어질 것으로 단정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하겠다. 특히 최근의 급격한 유가상승과 환율하락세는 중소수출업체에게는 큰 시련으로 다가왔으며,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인력난과 고임금구조는 국내의 중소기업들이 생산기지를 해외로 옮기려는 결심을 거두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제조업의 공동화’와 같은 국가차원의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해당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다양한 방식으로의 해외진출이 오히려 정부나 국내시장이 만들어 주지 못한 스스로 사는 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장기적으로도 해외진출 경험은 특히 중소기업에게는 경영의 수준을 크게 끌어올리면서 국제기업으로 발돋움하는데 결정적인 힘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그 규모로 인한 여러 가지의 한계때문에 해외진출에 신중에 신중을 기하지 않으면 국내에서 보다 더 큰 좌절을 더 빠르게 겪을 공산이 매우 크다. 중소기업들은 그동안 국내의 경영여건악화를 견디다 못해 무조건 떠나고 보자는 생각만으로 해외진출을 결정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친구따라 강남간다’는 식의 신중하지 못한 해외진출은 결국 실패라는 쓴잔을 마시고 마는 결과밖에는 얻는 게 없다. 이는 해당국에 대한 정보부족에 따른 무분별한 투자와 현지 상관습과 시장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인한 내수시장 공략의 실패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소기업이 해외에 진출하고자 할 때에는 대기업보다도 더욱 심혈을 기울여 충분한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사업성여부를 확실하게 따져본 후에 결단을 내려야 한다.
그리고 국내 중소기업들은 대부분 해외진출을 결심할 때 가장 먼저 중국을 생각한다. 물론 중국은 역사적으로 친숙함이 느껴진다거나, 인접국으로 지리적 잇점이 있고,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가깝게 느껴지는 사람들(조선족)이 있다는 매력이 있을 것이다.

해외진출 신중 해야
그러나 이와 같은 매력이 기업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이 아님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은 기술수준 등 기업의 성공여부와 직결된 여러 가지 면에서 우리 중소기업들이 감당하기에는 이미 벅찬 상대가 돼있음을 알아야 한다. 중국이외의 지역으로 눈을 돌려보면 중국과는 또다른 매력으로 다가올 나라들이 많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예컨대 인도와 베트남, 그리고 중남미에 위치한 여러 국가들도 우리 중소기업이 진출을 결심한다면 중국에서 찾지 못한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또한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시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이 기술개발과 자사브랜드에 관한 것이다. 처음에는 진출기업의 기술이 우월하다고 할지라도 중소기업의 기술은 현지에서 몇 년내에 현지인들에게 습득되고 추월을 당할 위험이 크다.
따라서 해외진출기업은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기술우위를 빼앗겨서는 안된다. 그리고 세련된 자사브랜드를 개발해 시장에서 제품의 이미지를 새롭게하는 동시에 현지에서 기업의 위상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상과 같은 몇 가지 제안은 매우 피상적인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해외에 진출하려는 중소기업이 사전에 최소한 이와 같은 사항만이라도 확실히 준비한다면 해외진출시 불현듯 찾아올 수 있는 실패와 좌절의 확률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박 영 배
세명대학교 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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