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로 대표되는 국내 문화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는 기획 및 유통분야 전문인력 확보와 컨텐츠 제작사 중심의 수익구조 개편작업이 선행되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아시아문화산업교류재단, 한국문화산업마케팅진흥협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한국 문화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방안’세미나에서 이강복 문화산업포럼 대표는 이같이 주장하고 “제작사들이 이익을 재투자 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또 김영훈 전경련 문화산업특별위원장은 일본, 중국 등지에서의 겨울연가, 대장금의 인기비결로 ‘잃어버린 문화원형’을 들고 “이들 나라의 근대화 과정에서 잃어버린 감수성을 드라마에서 찾을 수 있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현택 아시아문화재단 이사장은 “한국의 문화 컨텐츠가 ‘돈’으로 변화돼 아시아 문화를 석권하고 있다”며 “문화산업에 투자할 수 있는 경제적 인프라가 갖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이강복 문화산업포럼 대표=문화산업의 차세대 중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실질적 지원이 미흡한 것이 국내 현실이다. 국내 문화산업은 글로벌 마케팅을 거론하기에 앞서 컨텐츠 제작사들이 수익을 확보할 수 있도록 대대적인 분배구조 손질에 나서야 한다.
국제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목표시장 선정 단계부터 신중해야 한다. 미국과 유럽의 관객들은 자막이 있는 영화나 드라마를 선호하지 않기 때문에 현지 언어로 제작된 컨텐츠 외에는 승산이 없다.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아시아 시장으로 일본과 대만, 중국 시장에 집중해 게임, 방송, 영화, 노래 등 다양한 컨텐츠를 항상 접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거시적인 측면에서 유리하다.
국내 콘텐츠 창작업체는 자본력이 약한 영세규모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열악한 환경에서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 내고 있지만 유통업체 위주의 수익배분 구조가 재투자의 선순환 고리를 끊고 있다.
이에 따라 문화산업 인프라 및 제도에 대한 정부지원 확대와 국제 마케팅 기반 강화 없이는 ‘한류’의 열풍 또한 오래 가지 못할 전망이다.
문화상품은 시장상품의 논리와 예술창조의 논리가 상충되는 경향이 있어 이들 사이에서 균형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또 제조업에 비해 문화산업은 고성장 산업이라는 특성을 갖고 있으며 제조업의 전체 고용비율이 마이너스 추세를 갖고 있는데 비해 문화산업은 연평균 6.7%의 고용증가율을 나타내고 있다.
또 주요 제조업의 세계시장 규모와 문화산업 규모를 비교해 볼 때 1,607억달러의 반도체 시장보다 2,600억달러 규모의 방송산업이 큰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 제조업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메모리반도체(317억달러), 휴대전화(745억달러), 디스플레이(316억달러), 조선산업은(596억달러)에 비해 캐릭터(1,450억달러), 애니메이션(750억달러), 영화(749억달러), 게임(621억달러) 등 문화산업의 성장속도와 규모가 급격히 커지고 있다.
문화산업은 한류의 사례에서 보듯 국가 이미지 향상과 상품수출에 기여함을 알 수 있다.
드라마, 공연, 영화 등 한국의 문화 콘텐츠는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을 증대시키고 한국의 이미지를 상승시켜 한국상품 구매와 방문으로 이어지는 순환구조를 갖고 있다.
일본에서 ‘욘사마’ 신드롬을 일으킨 ‘겨울연가’는 3조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유발하고 있으며 겨울연가의 촬영지인 남이섬이 한류 관광객에게 최고의 인기 관광지로 떠올라 8,400억원의 관광수입과 330억원의 국가 홍보효과를 얻고 있다.
삼성전자는 한류주역 안재욱씨를 CF에 기용, 지난 2002년 필립스를 제치고 중국 모니터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한 사례도 있다.
그러나 한국은 세계 문화콘텐츠 산업의 국가별 시장 점유율에서는 1.5%를 기록 10위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시장점유율 40.9%를 차지한 미국이 비해서는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미국 문화산업의 경쟁력은 다양한 컨텐츠 개발과 잘 발달된 인프라를 활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글로벌 미디어 그룹’은 영화, 음악, 방송, 케이블, 출판, 스포츠, 테마파크, 엔터테인먼트 등 수직적 수평적 통합 체제를 추구하고 있다.
100년 역사를 통해 6대 메이저 과점체제를 구축해 미국을 기반으로 전세계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독과점을 추구, 영화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다.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이끌고 있는 타임워너는 2001년 1월 AOL과 타임워너의 합병을 통해 콘텐츠 생산과 유통, 판매망까지 두루 소유하고 있다.
타임워너는 네트워크 시스템 보유와 풍부한 콘텐츠 생산능력, 다양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디지털 컨버전스 환경과 글로벌 시장진출 용이성이 성장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무선통신 네트워크 미보유와 영화, 방송, 출판위주의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약점이다.
1835년 독일에서 출판사와 인쇄소로 출발한 베텔스만은 전세계 56개국에 걸쳐 7만여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출판, 음악, TV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2003년 243억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베텔스만은 203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으며 수준 높은 인쇄미디어 보유와 인터넷 관련기술 육성이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영화·스포CM 사업 부재와 음반시장 침체가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인터넷 시장확대에 따른 새로운 사업 가능성이 기회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세계 2위의 미디어 그룹인 월트디즈니는 지난해 308억달러에 달하는 매출액을 기록했으며 600억 달러에 이르는 시장가치를 갖고 있다.
ABC방송을 중심으로 한 방송부분과 디즈니 스튜디오를 통한 콘텐츠 제작부분으로 나뉘어 콘텐츠 투자, 기획 및 제작, 배급, 상영 등의 가치사슬을 통합하고 있다.
디즈니의 성장전략은 크게 3단계로 나눌 수 있다. 핵심역량 구축에 집중한 1단계를 지나 2단계에서는 핵심역량 확장에 주력하고 있으며 디즈니 라이브러리를 활용한 미디어 제품화, 전세계적인 디즈니랜드 확장, 미라맥스, ABC 방송 등 복합엔터테인먼트 사업으로의 확장 전략을 들 수 있다.
사업 부분별로 다양하고 차별화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구비하고 성공적인 콘텐츠를 기반으로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 창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가치사슬의 각 단계에서 확보한 브랜드 리더십을 구축 활용하고 있으며 기존의 오프라인 중심전략에서 온라인과의 통합을 시도 소비자 기호에 맞는 개인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wspark@kfsb.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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