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제2 KBS 주말 드라마 “부모님 전상서(극본:김수현, 연출:정을영)”의 촬영지는 여주 일원. 드라마 세트장을 따로 만들어 놓지 않은 채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촬영하고 있다. 6월 초순 종방을 앞두고 있는 드라마 촬영지와 세계도자기 비엔날레 현장을 따라 여행을 떠나본다.

상구리 안 교감 선생님댁

드라마에서 눈길을 끄는 곳은 안 교감 선생님(송재호, 김해숙 외)댁이다. 드라마 속에서 그려지는, 이른 새벽안개가 자욱한 고즈넉한 한옥 집은 한번쯤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이곳은 여주군 북내면 상구1리 마을 안쪽에 있는 민가. 클럽700 골프장을 앞에 두고 우측 논둑길 옆으로 난 마을길을 따라 들어가면 번듯한 한옥집 한 채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 마을은 원주 원씨 집성촌이기도 한데 이 한옥집도 그중 하나다. 8순이 넘은 노부와 50줄의 서울에서 내려온 딸이 함께 살고 있다. 안채와 사랑채가 있으며 마당엔 철쭉 꽃 등이 질펀하게 피어난 화단이 있는데 외부 전부는 촬영지로 이용하고 실내 씬은 수원의 세트장을 이용하고 있다. 뒤켠 언덕 위에 있는 무덤도 극중에서 가끔씩 보여주는 장소다.
주인의 말에 따르면 이 집이 TV에 소개된 것은 벌써 두 번째. MBC 특집극에도 한번 촬영지로 이용되었단다. 1주일에 한두 번 정도 촬영하는데 새벽이나 밤 시간 씬이 많아서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란다. 요즘 들어 인근 주민들이 주말이면 찾아든다고. 장소제공비를 일정금액 받고 있다.
■가는 방법: 여주 읍내에서 양평으로 난 37번국도 이용. 국도변에서 상교리라는 팻말을 따라 우회전. 클럽700을 앞두고 ‘원몽린 묘역’이라는 팻말 따라 우회전(드라마 표시는 따로 없다). 마을 끝나는 지점.
■주변볼거리
골프장 고갯길을 넘어서면 왼편에 고달사지(사적 제382호, 북내면 상교리)가 있다. 절터는 발굴 중으로 이곳저곳이 파헤쳐 있다. 또 양평으로 나갈 때는 이포강이나 파사산도 기억해두면 된다. 여름철, 이포대교 부근에는 참외 원두막이 지천이다.

삼합리 송회장 별장지

드라마에서 가장 눈길을 잡아끄는 곳은 송회장(정욱 분)의 별장이다. 많은 장면을 차지하지 않아 극중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매우 적지만 ‘멋지다, 저곳이 어디일까’하는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송회장의 별장으로 보여주는 집은 여주군 점동면 삼합리. 충청도, 강원도, 경기도의 접경지대라고 해서 붙여진 지명이다. 삼합리는 여주읍내를 기점으로 남동쪽에 위치하고 있다.
점동에서 삼합리 가는 길이 생긴지는 6-7년 정도. 그래서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는 매우 낯설은 동네에 속한다. 송 회장의 별장 집은 이 지역에서 ‘저수지 위에 있는 집’으로 통한다.
‘어원, 김연실’이라는 문패를 따라 야트막한 담장 너머로 들여다본 집은 입이 쩍 벌어질 정도로 아름답게 다듬어져 있다. 마당엔 초록 융단을 깔아 놓은 듯 잔디밭이 깔려 있고 철쭉꽃, 매발톱, 으아리, 조팝나무, 팬지, 금낭화 등 각양각색의 야생화가 피어나 정원 주변을 완벽하게 채워져 조화를 이루고 있다. 집과 정원은 눈부실 정도로 아름다워 주인의 정성이 서리서리 묻어 있음을 단박에 알아낼 수 있다. 무엇보다 마당 앞으로 펼쳐지는 그림 같은 저수지다. 크지는 않은 유료 저수지가 아름다운 정원을 더욱 빛나게 한다. 앉아 쉴 수 있는 벤치 위로 수령 오래된 소나무가 그늘을 만들어 준다. 이런 집을 갖고 싶다는 욕망이 불끈불끈 솟아오르게 하는 전원주택이다.
부부는 노후에 내려와 살 요량으로 20년 전에 구입한 임야를 도로가 생기면서 다듬었다. 땅이 커서 전원생활의 ‘힘겨움’을 미리 감지하고 두 필지를 다른 이들과 나누었다.
이곳은 드라마가 시작되기 전부터 섭외된 곳. 실내 촬영은 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달았다. 잔디 밟는 이유로 일정금액을 받는다고. 찾아온 사람들에게 특별한 제재는 하지 않는다. 이야기도 나누고 차도 한잔할 수 있는 편안한 공간으로 기꺼이 제공하는 넉넉한 인심이 살아 있다.
■가는 방법: 여주 나들목을 나와 37번 국도로 좌회전(장호원 방면)-점동면에 이르면 부론, 앙성이라는 팻말이 난(우체국과 학교가 있으며 삼합지라는 자그마한 팻말도 있다) 84번 지방도로 들어서면 된다. 사곡리(해평 윤씨집)-삼합교 건너면 마을이 나오면 고갯길을 넘어서면 삼합저수지(031-886-6767). 저수지 바로 앞에서 우측 마을길로 들어서면 전원주택 세 집이 있다. 첫 번째 왼편집.
■주변볼거리
점동에서 삼합리 가는 길목에서 지나치는 사곡리. 마을 안쪽에 제법 눈에 띄는 한옥집이 있다. 해평 윤씨 동강공파 종택(경기도 문화재 제 97호)이다. 한때는 99칸의 집이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자 형태의 안채, 사랑채, 행랑채만 남아 있다. 종택은 원래 부모님 전상서 안교감댁으로 찍혔다. 섭외자의 끈질긴 구애(?)가 계속 되었지만 주인내외는 1년 전 영화촬영지로 장소를 제공하면서 현실적으로 여러 가지 불편함을 겪었다고. 결국 영화는 개봉도 못했는데 여간 힘들고 불편해서 섭외자에게 고갯짓을 했단다. 그 외 삼합교 밑에 흐르는 청미천에서는 천렵도 가능하다. 혹은 삼합저수지를 넘어서면 부론, 앙성으로 나뉘는 삼거리가 나온다. 부론 쪽으로 가면 법천사지-거돈사지를 잇는 수로 여행을 즐길 수 있으며 앙성쪽으로 가면 탄산온천 단지가 있다. 특히 여름철이면 복숭아를 파는 원두막이 지천이다.

여주시내와 그 주변

여주 읍내를 기점으로 드라마 촬영지는 여러 곳에 흩어져 있다. 우선 안 교감 막내 정환(이동옥 분)이가 운영하는 포장마차다. 하지만 여주 어느 곳에서도 드라마에 나오는 포장마차를 만날 수 없다. 촬영 때마다 스텝들이 포장마차 그대로 갖고 와 전을 펼치기 때문이다. 촬영지는 여주 터미널 근처에 있는 세차장과 카센터(031-885-3411, 883-4877). 장소 섭외자는 여주 카센터 곳곳을 돌아다니며 포장마차 장소를 찾았다고 한다. 한때 카센터를 운영하면서 포장마차 하는 곳이 많았다고. 여러 가지 조건이 맞는 곳이 지금의 장소. 촬영은 주로 해질 무렵부터 시작되는데 일부러 빨리 문을 닫기도 한단다. 하지만 처음의 호기심은 사라지고 시간이 길어질수록 대가 없음에 짜증도 날 법. 일절 장소제공비를 받지 않는데 주변이 어질러져 있으면 누구나 결코 유쾌한 얼굴이 될 수 없을 터. 그렇다고 특별히 볼거리 없는 곳을 찾아올 손님도 없으니 드라마 파생효과도 없다. 드라마 촬영지 이외에는 의미 부여가 어렵다. 그 외 여주 5일 장터(5, 10일)나 시내 일원도 드라마 촬영지다.
또 드라마에 크게 도움을 준 곳은 일성콘도(031-883-1199). 아무 대가 없이 배우들의 객실과 스카이라운지 등 촬영지를 제공했다. 콘도의 스카이라운지는 촬영지와 상관없이 올라가 차 한 잔 마시기에 충분한 곳이다. 창 밖으로 펼쳐지는 여주 풍광이 한눈에 잡히는 그 모습은 가히 환상적이다.
콘도 옆에 있는 시골해장국(031-885-2022)은 해장국 전문집이지만 극중에서는 보리밥집으로 변했다. 늦게 드라마에 합류된 곳으로 도배, 장판 등 실내를 개조해주고 스텝들이 음식을 책임져 준다는 조건.
■가는 방법:여주 나들목으로 나와 우측 읍내 쪽으로 들어오면 된다. 사거리에서 읍내 쪽으로 직진하면 좌측에 우체국이 있으며 바로 그 옆이 세차장이 있다. 장터는 읍내로 곧추 직진하면 된다. 일성콘도: 사거리에서 여주대교 방면으로 우회전-여주대교 건너자마자 우회전. 좌측에 일성콘도. 그 옆에 시골 해장국집이 있다.
■주변볼거리
여주 여행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신륵사(031-880-1592, 885-2505)가 있다. 지금 신륵사 주변에서는 세계도자기 비엔날레(031-884-8561)가 한창이다. 장작 가마 지피는 것, 판매점, 공연 등이 4월23일부터 6월 19일까지 펼쳐진다. 판매장에는 ‘도자기 피리(031-886-3729)가 눈길을 끈다. 강변에서는 황포돛대, 오리배 타기 등을 즐길 수 있다. 그 외 영월루와 신륵사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강변 유원지, 목아박물관(031-885-9952), 세종대왕릉(능서면 왕대리), 명성황후 생가(여주읍 능현리) 등 볼거리가 산재해 있다. 특히 강월헌에서 바라보는 물안개, 일출, 그리고 강변으로 지는 해는 기억해 두어야 할 일.

대중 교통
강남터미널-여주간 고속버스가 30-40분 간격으로 운행되며 1시간 10분정도 소요. 막차는 9시30분. 동서울터미널에서 30분 간격으로 운행되는 직행버스 이용.
별미집과 숙박
양평에서 안 교감댁을 찾아올 경우에 만나는 곳이 천서리는 막국수 촌이다. 그중 이포대교가 생기기 전부터 막국수를 만들었던 봉진막국수(031-882-8300)가 괜찮다. (구)보배네집(031-884-4243)의 만두나 보리밥 등 토속음식이 괜찮다.
여주 읍내에서는 마을해장국집(031-885-2450)이 가마솥에 끓여내기 때문에 국물 맛이 시원하다. 그 외 읍내의 고명갈비(031-883-9922)는 돼지갈비뿐 아니라 밑반찬이 빼어나다. 또 강천 면에 있는 조선옥(031-883-3939)은 한정식과 여주 쌀밥 등이 있다. 대신 가격은 고가다. 앞에 소개된 곳들은 오랫동안 사랑 받아 온 수준급 음식점들임을 감안하길. 숙박은 일성콘도(031-883-1199)를 비롯해 강변에 새로 잘 지어놓은 모텔이 여럿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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