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에는 소비와 투자의 회복 전망에도 불구하고 저환율, 고유가가 복병으로 등장 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달 31일 개최한 ‘하반기 경제전망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이같이 밝히고 최악의 경우 3%대의 경제성장에 머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전무는 “가시적인 경기 활성화를 위해서는 경기부양책이 절대적이지만 불행히도 현상황은 추가적인 부양책을 마련하기 어려운 한계 상황”이라며 “거시정책을 통한 경기부양보다는 규제완화를 통한 투자기회 창출에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요내용을 소개한다.

▨ 경기저점 논쟁과 하반기 소비 투자 전망
? 김재천 한국은행 조사국장

최근 경기종합지수 흐름을 볼 때, 현재 저점을 통과하고 있거나 저점부근을 횡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2·4분기 들어 점차 확장국면으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3월중 경기선행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개월 연속 상승했으며 경기선행지수가 3개월 연속 상승한 경우는 지난 70년대 이후 9차례 발생, 이중 8차례가 경기확장기로 전환된 사례가 있다.
국내 경제는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등 내수는 완만하게 개선되고 있으나 수출이 둔화돼 경기회복을 더디게 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중 민간소비는 심리개선, 가계연체율 하락 등으로 회복세가 이어지겠으나 고용개선 지연, 고령화대비 저축 증대에 따라 완만한 증가추세가 예상된다. 투자 역시 대기업과 수출기업 중심으로 투자여력이 충분하고 원화절상에 따른 수입자본재 가격 하락으로 투자 코스트도 하향안정화 되고 있으나 해외투자 증가, IT 산업의 국내투자 유발효과 미흡 등에 따라 전반적으로 높은 증가세 기대는 어려울 전망이다.
건설투자는 정부의 부동산가격 안정기조 유지로 건설부문의 부진 추세가 계속될 것이나 고속도로 건설에 따라 토목부문 증가세는 확대될 전망이다.
향후 대외여건이 크게 악화되지 않는다면 하반기부터는 내수 중심으로 경기회복이 가시화되고 GDP성장률은 당초 전망인 4%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하반기 소비·투자 전망
? 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전무

내수, 투자가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으나 수출증가세 둔화로 경기회복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소매 판매 증가 등으로 지난 2년간 부진했던 내수는 1·4분기 들어 완만하게 개선되는 모습이며 기업들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설비투자도 1·4분기중 전년동기 대비 4.3% 증가하는 등 2002년 4·4분기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하락, 고유가 등으로 가격경쟁력이 취약한 중소기업 수출이 급속히 둔화되고 있으며 수출기업들의 채산성도 악화되고 있다.
하반기 들어 내수회복이 빨라지면서 성장률도 4.2%로 높아져 연간으로는 3.7%의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 된다.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1·4분기 0.6%p에서 4·4분기 3.7%p로 상승하는 반면, 수출의 성장기여도는 3.0%p에서 2.1%p로 둔화됐다.
가계부채 문제 개선 등으로 4·4분기 들어 소비가 본격적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며 투자역시 내수회복 기대, 노후시설 대체수요 등으로 하반기 중 비제조 업체를 중심으로 회복세가 본격화 할 것으로 보인다.
수출은 원화절상 지속, 선진국 경기둔화 등으로 증가율이 한자리수 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이며 하반기 중 물가는 3%대 초반의 안정세를 보일 전망이나 금리는 상승세로 전환될 전망이다. 신규 일자리 창출능력 저하에 따라 실업률은 하반기 중 개선여지가 그다지 없어 보인다.
올해 한국경제의 회복여부는 대외여건의 변화에 크게 좌우될 것 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국제 원유가격이 배럴당 50달러 수준에서 안정되고 원화의 가치가 실질 실효환율 기준으로 더 이상 고평가 되지 않는다면 하반기 중 내수의 점진적 회복에 힘입어 경제성장률은 4%선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원유공급 차질로 국제유가가 다시 한차례 상승하고 위안화의 평가절상 지연으로 원화가 지속적으로 절상압력에 시달리게 되면 연간 경제성장률이 3.7%에서 그칠 것으로 우려된다.
하반기 중 경기회복세를 가시화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이 실시돼야 한다.
그러나, 불행히도 국내 상황은 거시경제측면에서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을 마련하기 어려운 한계상황에 부딪혀 있다.
금리정책은 주택시장 과열 우려로 내릴 수도, 올릴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져있으며 재정정책도, 금년 4월까지 년 간 재정의 40%가 조기집행 됐으나 경기는 요지부동이다.
반면, 세수확보율이 작년에 비해 크게 떨어져 금년의 재정적자 규모가 예상보다 크게 증가 할 우려 존재하고 있다.
또 하반기 추경을 마련하지 않으면 재정은 긴축이 지속돼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밖에 없어 거시정책을 통한 경기부양보다는 규제완화를 통한 건전한 ‘투자기회창출’에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출자총액제한제도 등 역차별적 규제는 전면 철폐하고 기업 환경을 대폭 개선해 여력이 있는 기업들이 미래 위험을 감수하고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게 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잠재성장률을 화회하는 저성장국면이 생각보다 길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주요지역의 경제동향과 수출전망
? 한준우 KOTRA 정보조사본부장

올해 수출은 전년 대비 12~15% 증가한 2,840~2,920억불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최근 원화 강세, 고유가 등 수출에 부정적인 요소가 지속됨에도 불구, 한국 상품에 대한 해외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는 중화권(22.9%), 중동아프리카(17.9%) 지역에서 20% 내외의 높은 수출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며, 북미(10.2%), 구주 (14%), 일본 (8.0%), CIS(14.5%), 아시아대양주(10.2%), 중남미(9.0%)에서도 10% 내외의 수출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품목별로는 자동차 부품(21.8%), 무선통신기기(28.5%), 가전(21.6%) 제품이 지난해에 이어 20% 이상의 높은 증가세를 시현할 것으로 예측되지만 반도체(3.0%), 자동차(6.0%), 철강(9.4%) 등은 작년에 비해 수출 증가세가 상당히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년 초 섬유쿼터 폐지의 영향으로 섬유류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마이너스 수출 증가율(-4.1%)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 환율전망과 바람직한 환율정책
? 진병화 국제금융센터 소장

최근 달러화 반등에도 불구, 미 경상적자·재정적자 개선전망 불투명으로 달러약세 추세는 지속되고 있다. 달러화는 약세와 강세요인 혼재로 향후 박스권내 등락을 거듭할 것이나 기조적으로는 약세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약세를 위한 절상압력의 주요 타겟이 아시아권 통화가 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에 따라 원화강세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아시아 지역의 대미 교역비중은 21.8%에 불과하나 무역흑자 비중은 50%에 이르고 하반기중 원화는 북핵 및 국내경기회복 지연에도 불구하고 경상, 자본수지 흑자 지속, 위안화 절상 가능성으로 강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그러나 원화강세 폭이 과다하고 경기회복이 미진하다는 외환시장에서의 심리적 요인으로 원화의 추가적 강세는 제한적으로 예상되며 향후 수출위주 성장정책, 경상수지 흑자 지속이 가져오는 문제점을 고려하면서 환율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환율 등락에 따른 자원배분 왜곡, 무역마찰 야기 가능성, 외환보유고 유지비용 증가, 국내 유동성 확대 등 부작용이 점증하고 있어 해외투자 활성화 및 자본유출 규제정책을 완화하는 등 외환수급 불균형 해소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

▨ 유가전망과 에너지 확보전략
? 김진오 에너지경제연구원 부원장

우리나라 에너지 수요는 2004~2020년간 세계수요 증가율 1.9%를 초과하는 연평균 2.2%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기간 중 중국의 급격한 수요 증가로 동북아 지역을 중심으로 에너지 수급 불균형이 심화될 예정으로 에너지 확보가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에너지 다소비형 산업구조 개선, 신·재생 에너지 개발 및 보급, 해외자원개발 진출 확대 등 다각도의 정책 마련이 필수적이다.
특히 올 해 중동정세가 악화될 경우 2005년 두바이산 기준 유가가 배럴당 43~51달러로 고유가 추세를 유지할 수도 있음을 감안, 에너지 효율 개선, 신재생 에너지 및 해외자원개발 확대를 위한 점정부적 차원의 대규모 소요재원 확보 방안 마련이 요청된다.
특히 에너지 조기경보체제(EWS) 운영, 인접국과 공동대응체계 구축 등 고유가 대비 상시체제 구축과 에너지 문제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 등도 필수적이다.

◇사진설명 :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달 31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2005년 하반기 경제전망 세미나’를 갖고 부문별 하반기 경기전망을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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