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千里馬常有而 伯樂 不常有(천리마는 늘 있지만 백락은 늘 있는 것이 아니다)」 唐나라의 대학자 韓愈의 ‘雜說’에 나오는 古事成語다. 뜻은 ‘훌륭한 인재라도 현명한 군주가 없으면 능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 중소기업의 현실을 말해주는 표현이기도 하다.
원래 백락은 하늘의 말을 관할하는 별의 이름인데 중국에서 인재를 잘 골라 쓸 줄 아는 군주를 일컫는 표현으로 쓰였다고 한다.
필자는 얼마 전에 본 지면을 통해 징기스칸이 세계제국 건설할 수 있었던 것은 기술을 중시하고 기술자를 우대하며 끊임없이 신무기 개발에 전력을 다했기 때문이라 한 바 있다.
기술중시가 富國 기초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불멸의 이순신’을 보아도 기술자와 기술이 전쟁에서 승패의 관건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전략과 전술도 기술우위가 확실해야 마음대로 수립할 수 있는 것이다.오늘날에는 국가간의 전장이 시장으로 바뀌고 있지만 기술이 승리의 요체임은 변함이 없다. 한때 미국과 소련이 세계를 양분해서 지배할 수 있었던 것도 기술력에서 나왔다. 일본과 독일을 세계 강국으로 부상시킨 것도 기술력이었다.
우리는 지식정보화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 생활의 모든 부문에 걸쳐 지식정보화는 더욱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이제 개인이든 기업이든 앞서가는 기술을 갖지 못하면 시장의 낙오자가 되고, 그들이 속한 국가는 후진국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기술이 국가와 기업의 미래를 결정하는 더욱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시대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음에도, 우리 환경과 대응은 여전히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공계 진학기피, 중소기업 취업기피, 기술 중소기업 대출기피 현상 등이 대표적 징표이다.
이는 우리 사회에 伯樂 부재에서 오는 현상이다. 기술자를 알아주고 우대하는 탁월한 경영자, 유망 중소기업을 볼 줄 아는 현명한 기술자, 우수기술 중소기업을 알아보는 유능한 금융전문가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래서는 우리의 미래가 암울하다.
전술한 바와 같이 지식정보화시대에서 기술은 국가경쟁력의 요체이다. 그리고 기술경쟁력의 요체는 창의, 혁신, 기민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이를 본질적 특성으로 하는 중소기업의 육성은 핵심 정책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20대의 태반이 놀고 있어 이태백이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청년 실업률이 높은 데도 중소기업 취업은 기피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은 일손이 모자라 공장을 돌릴 수 없는 상황에 있는 것이 우리 중소기업의 현 주소이다. 더욱 큰 문제는 이공계 진학 기피 현상의 심화이다. 향후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기술개발은 고사하고 모두 공장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기술 알아주는 전문가 절실
또한 우리 중소기업은 기술력이 있어도 담보나 신용보증이 없으면 자금을 거의 조달할 수 없는 실정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기술경제시대에 기술로 존립이 불가능한 환경에 놓여 있는 것이다.각 부문에 백락이 필요하다. 시장경제 백락이다. 다다익선이다.
절대군주시대에는 단 한명의 백락이면 족했다. 시장경제에서는 정부, 학교, 기업, 금융기관 어디에든 백락이 있어야 한다. 없으면 키워내야 한다. 그래야 우량 중소기업이 도처에 넘쳐나고, 일류 대기업이 나오게 되며, 선진국으로의 도약이 가능하게 된다.
多處常有伯樂於 優中小企業常有 一流大企業常有 可以爲先進國矣
이를 위해서는 기술중시 교육, 정부 및 기업의 기술자 우대 정책, 금융기관의 기술평가전문인력 확보 및 양성, 언론과 시민사회단체의 중소기업에 대한 대학생과 일반의 인식개선 노력 등이 필요하다.
우수한 기술 중소기업은 도처에 있는데, 이를 몰라보는 백락의 부재 현상이 더 이상 지속돼서는 안 된다. 그것은 우리 사랑스런 후손들에게 빈곤의 멍에를 유산으로 물려주는 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홍 순 영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