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양정동 시인은 바쁘다. 올 초부터 이어진 인터뷰와 취재 등 방송은 지금까지도 이어진다. 그의 삶이 다른 이보다 특이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삶이 묻어나는 진솔하고 직설적인 시의 향기 때문일까.
전남 완도 금일이라는 섬이 고향인 관계로 어려서 자란 다도해의 아름다움은 그의 시 속에 그대로 녹아들었다. 청산(靑山) 시인은 지체장애 3급의 택시기사다. 어린 시절 결핵균이 척추를 침범해 척추를 손상시켜 다리를 전다. 그의 첫 시련이다. 광주와 서울에서 공부를 하던 그는 부모님을 따라 충남 광천으로 이사를 한다.
여기에서 주산학원을 개강한 그는 당시의 주산 열풍에 힘입어 큰 성공을 거둔다. 행복한 신혼생활도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시련은 계속됐다. 둘째가 선천성 시각장애를 가지고 태어나며 사업도 힘들게 됐다. 이런 저런 사업을 해보았으나 결국 모든 것을 접고 부천으로 이사와 택시기사를 했다. 두 번째 시련이다. 그러나 시련은 끝나지 않았다. 삶에 지쳐버린 아내와 갈라서고 몸이 불편한 둘째 아이는 경기도 여주의 ‘라파엘의 집’으로 보냈다.

 

시련과 고난의 40여년을 詩로 승화

자신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시로 옮겨보겠다는 생각으로 시를 적던 그는 등단도 하게 되고 몇 차례 수상도 했다. 그리고 그동안 모은 시를 한권으로 펴낸 것이다.
어릴 적 섬에서 살던 시절의 기억과 나머지 삶의 직접경험들을 주로 표현했다고 저자는 이야기 한다.
시집에는 외국어대학교 홍윤기 국문학박사가 해설을 했다. 홍윤기 교수에 따르면 작위적이고 인위적인 많은 시 중에서 돋보이는 진솔한 시라고 한다. 양정동 시인을 인생파시인이라고 정의한 홍윤기 교수는 그의 투박한 대로의 순수의지, 덜 다듬어진 원생적 발상을 칭찬하며 시집에 있는 6편의 시를 해설해 놓았다.
특히, 시집과 동인한 제목의 시 “다도해”를 설명하며 투박한 직유적 비유법의 아름다움을 칭찬한다. 그에 따르면 한국현대시에서 이토록 다도해와 바다를 실감나게 메타포한 시는 없었다는 것이다.
최근 개인택시 면허를 받아 새차를 장만한 양정동 시인. 시집 판매대금의 15%를 ‘라파엘의 집’에 기부한다는 그는 독자들에게 다도해라는 시집 한권에 기쁨과 즐거움을 담아 선물하고 싶다고 한다.
도서출판 홍진 刊, 139Page, 정가 : 7,000원

정천기자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