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 있는 조선 하청업체인 (주)혁신기업은 정년퇴직자들이 모여 만든 회사다. 현대중공업에서 20년 동안 기능공 관리직으로 일하다 정년퇴직한 69세의 김모씨가 2001년 선수와 선미 블록조립 부문의 퇴직 기능인들을 모아서 설립했다.
직원 40여명의 평균 연령이 64세인 이 기업은 숙련된 솜씨가 소문이 나면서 지금은 연간 10억원 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최근 이 회사는 노령자 고용 우수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는데 정년퇴직이 없기 때문에 직원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신바람 경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용불안, 사회문제 대두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50세만 넘으면 퇴직 불안에 시달리고 있고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강제퇴직을 당하고 있다.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이나 마찬가지다. 소위 명예퇴직이라는 이름으로 직장에서 내 보낼 때 위로금조로 약간의 돈을 더 얹어 주는 것이 관례다.
이런 상황에서는 퇴직자들이 배신감을 느끼기 쉽고 재취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곧바로 사회문제로 이어지기 쉽다. 더욱 심각한 것은 남아있는 종업원들의 사기문제다.
‘언제 실업자가 될지 모르는 봉급쟁이 보다는 소점포라도 자영업을 해야겠다.’ 이런 심리상태가 팽배해 지면서 소규모 소점포 창업이 크게 늘었다. 그러나 기술과 자본없이 진입할 수 있는 산업을 택하다 보니 과열경쟁으로 이 또한 무더기 부실을 초래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금 우리나라 외식산업체수는 인구대비로 볼 때 세계에서 가장 많다.
몇 집 건너 한 집일 정도로 식당이 늘어나니까 개업하자마자 휴·폐업하는 곳도 적지 않다.
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윤리경영’과 ‘신바람 경영’이 필수적이다. 직원과 고객의 신뢰를 얻어야 하고 우선 직원들이 자발적이고 창의적이며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 기업의 구성원들은 극도로 사기가 떨어져있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한 방법을 피터 드러커 교수는 이렇게 제시하고 있다.
‘더 이상 근로자는 없다. 모두가 기업가 정신을 갖고 일하게 해 줘야 한다.’
기업가 정신이란 무엇인가? 도전, 창의, 비전, 열정, 보람과 가치를 추구하는 정신이다.
따라서 직장인이 기업가 정신을 가지려면 자율성의 확대와 성과에 따른 파격적인 보상이 필요하다.

근로자에게 ‘신바람’을
구조조정이란 이름으로 강제퇴직을 강요하고 구성원들이 불안감에 휩싸이고 우수한 직원들은 창업을 위해 이탈하는 악순환 고리를 끊어야 한국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 ‘기업은 사람이다’라는 말이 있지만 사람을 존중하고 우대하지 않으면 ‘인재경영’은 결코 이뤄지지 않는다.
경영자는 사람을 뽑을 때 신중을 기해 잘 뽑아야 하고 한 번 뽑았으면 끝까지 책임을 다해야 한다. 자사 제품에 대해서는 ‘무한책임’을 강조하면서 자사 인력은 가볍게 처리하는 곳은 일류기업이 될 수 없다.

윤 은 기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부총장·경영학 박사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