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장마철도 지나고 본격적으로 여름 피서철이 다가올 모양이다. 늘 이맘때가 되면 피서지를 찾는 일로 부산해진다. 남들보다 앞선 여행을 통해 나름대로 한적한 곳을 찾아 헤매게 된다. 모래질, 물빛 색깔, 해변 모양 등 여러 가지가 서로 다르기에 좋은 곳을 찾는 사람들의 요구 사항을 부응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며 땡볕을 마다하지 않으며 돌아다니는 것. 여럿 해수욕장에서 강원도 고성 쪽은 여름 피서를 즐기기에 손색이 없다.

동해안의 수많은 해변 중에서 나름대로 한적하고 물 맑은 곳이 고성군이다. 속초에서 고성방면으로 난 7번 국도를 타고 가다 교암리에 이르면 길 오른편으로 천학정이 있다.
천학정 주위는 소나무 숲과 기암절벽이 함께 조화를 이룬다. 솔숲 사이로 자그마한 정자가 모습을 드러낸다. 여름철이면 시원한 바람이 정자로 불어대서 일손 멈춘 촌부들이 찾아와 오수를 즐긴다. 무엇보다 그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솔 향 가득한 솔숲이 매력적이다. 잠시 2~3분 솔숲으로 들어가면 1천년이 넘었다는 소나무가 반긴다. 바닷바람을 걸러 내주는 솔 향에 취하니 여름 더위가 무색해진다.

천년송의 교암리
솔숲을 내려오면 천학정 주차장 옆으로 푸른 바다가 기다리고 있다. 여름철이면 스킨스쿠버(033-631-9033) 강습을 받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지난해에 이어 때 이르게 찾아온 피서객들로 벌써 바닷가는 어수선하다.
어느 바닷가나 스킨스쿠버 동호인들을 만날 수 있지만 이곳만큼 인기를 누리는 곳도 많지 않은 듯하다. 일찍 방학을 맞이한 대학생들(주로 체대생)의 실습장. 그들과 함께 어울린 일반객은 동네 주민들과 한판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어촌 마을에서 양식한 전복을 따오는 것이 발견된 것이다. 익숙한 스쿠버들은 심심풀이로 전복을 땄을지 모르지만 어민들은 삶의 생계수단. 당연히 실랑이를 벌이지 않을 수 없다. 한두개 따도 벌금을 물어야 한다는 점을 꼭 염두에 두어야 한다.

천혜의 해수욕장 - 백도
이곳에서 교암항으로 이어지는 해안도로를 따라 들어오면 백도, 자작도 해수욕장으로 이어진다. 특히 인근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곳이 백도 해수욕장(고성군 죽왕면 문암리). 수심이 낮아서 물놀이하기에 좋은 곳이다.
주변의 통제가 심한 해수욕장이 아닌 일반 해수욕장으로 아침 6시부터 밤 12시까지 바다를 즐길 수 있다. 특이한 것은 해수욕장을 휘돌아 문암항으로 들어서는 길목에 돌부처가 있다는 점이다.
바닷가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이 돌부처는 1977년 바닷가의 모래 속에서 마을 주민이 발견했는데 이후 해안도로 공사 중에 석불 한 개가 다시 발견됐다고 한다. 이 석불의 전설은 먼 옛날 신라인이 살던 백도에 고구려인들이 침범해 마을을 빼앗았다고 한다. 그때 전사한 신라 장군이 한을 품고 죽은 다음 그 자리에서 미륵동이 생겨났다고 한다. 믿기지 않는 전설이다.
도로를 잠시 돌아서면 한적한 어촌의 정취가 물씬 나는 문암포구를 만난다. 문암포구의 능파대 위에서 바라보는 일출 또한 아름답다. 문암에는 가리비, 전복 양식을 한다.
문암에서 북쪽을 향해 가다보면 삼포-송지호-공현진-가진항으로 이어진다. 삼포는 콘도 등 숙박지가 발달돼 사람들이 많은 편이고 공현진은 모래사장이 넓고 조개 등을 쉽게 잡을 수 있는 곳이다. 넓은 모래사장, 맑은 바다가 넓게 펼쳐진 바다. 바다 한편에는 공사 중이라 어수선한데 때 이르게 조개를 잡는 무리도 만날 수 있다.

가진항의 싱싱한 활어
이곳을 벗어나 찾는 곳은 가진항. 동해에서도 가장 조황이 많은 곳. 이른 아침이면 경매가 열리고 10집 정도 활어센터에서 싱싱한 활어를 즐길 수 있다. 이곳에서 올 초 추운 겨울에 맛보았던 물회 맛을 잊지 못한채 횟집에 자리를 틀고 앉았다.
바닷가 근처에 파라솔을 친 야외자리를 만들어 두었다. 뜨거운 바닷바람 사이로 배에서 품어내는 매캐한 기름냄새가 풍겨난다. 물회 맛은 좋았지만 차가운 계절이 더 맛있다는 것을 비교하게 된다.
가진항을 벗어나 인근하고 있는 가진해수욕장으로 자리를 옮겨본다. 가진은 해변이 좁고 굵은 모래질이라서 찾는 이가 적은 곳이다. 바위 쪽에는 몇몇이 한가롭게 낚시를 하고 때이르게 찾아온 단체 피서객들이 여름을 나고 있다.
땡볕에 달궈지고 모래질이 거친 모래가 부담스럽지만 물은 맑고 차다. 생각만으로 찬 바닷물을 그리워하면서 애써 발길을 돌린다. 언제쯤이나 일 없는 피서를 즐길 수 있을는지...
진부령으로 돌아 나오는 길목에서는 건봉사를 찾는다. 건봉사의 나무결이 그대로 살아 있던 일주문 기둥은 어느새 시멘트로 변해 버렸다. 못내 아쉬워하면서 여행 발길을 돌린다.

■자가운전 : 속초에서 7번 국도 따라 북쪽으로 올라와 청간정-천학정이 있다. 천학정 쪽으로 들어가면 문암, 백도해수욕장과 연계. 삼포해수욕장은 코레스코 콘도 뒤켠. 가진항은 진부령 고갯길과 만나는 대대삼거리에 거의 맞닿아 있다.

■별미집과 숙박 : 먹거리로는 천학정의 옆인 교암항에서 갓 잡은 싱싱한 해산물을 구할 수 있다. 가진항에 있는 신토불이 횟집(033-681-4755), 자매해녀횟집(033-681-1213)은 자연산 회와 물회가 수준급이다. 또 간성읍내의 부흥면옥(033-681-3292)은 지역 주민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왕곡마을에서는 메밀국수를 팔고 있다. 숙박은 도로변에는 코레스코 삼포지점(033-632-3812)을 비롯해 알프스 스키장(033-681-5030)내의 콘도나 용대자연휴양림(033-462-5031)등을 이용. 또 간성읍 터미널 옆에 황실불가마(033-681-7767-9)는 시설도 좋고 깨끗하다.

■여행포인트 : 죽왕면 송지호 호수 뒷편에 위치한 왕곡마을이 있다. 이 마을은 19세기를 전후해 건립된 북방식 전통한옥 21동이 전국적에서 유일하게 밀집, 보존되고 있다. 또 가진에서 명파리까지 드라이브를 즐겨도 좋다. 명파리의 철책 들러진 바닷가. 그곳에 통일전망대가 있다. 통일안보공원(033-682-0088, www.tongiltour.co.kr)에 신청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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