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 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큰 문제 중의 하나는 양극화의 심화라고 할 수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기업격차가 점점 심화돼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까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경쟁은 시장기능에 의해 또는 제도적으로 어느 정도 통제돼 왔다.
그러나 현재 경제의 진행추세를 보면 앞으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경쟁은 더욱 심화돼 갈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중소기업의 경쟁력은 어디에서 찾아야 할 것인가? 여기에 대한 답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동원가능한 자원의 많고 적음, 인적 네트워크의 양과 질, 원초적 기술수준의 높고 낮음, 심지어는 우연히 다가온 행운의 유무 등도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지만 여기서는 중소기업의 끊임없는 혁신능력을 중심으로 이 문제를 살펴보기로 하겠다.

유연성 강점 활용해야
생산원가의 관점에서 보면 중소기업은 규모의 경제라는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하기 때문에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기는 매우 힘들다.
즉, 동일한 상품을 생산해 대기업과 경쟁할 경우, 중소기업은 규모의 경제를 시현하기 어렵기 때문에 생산원가가 높아지고 그 결과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이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것은 중소기업이 가진 유연성 그리고 지역성으로 인해 중소기업의 생산원가가 대기업보다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중소기업은 유연성이 높기 때문에 경기가 위축돼 생산량이 크게 축소되는 경우에도 생산원가가 크게 높아지지 않는 반면, 유연성이 높지 않은 대기업은 생산량이 크게 축소되면 생산원가가 크게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 결과 불경기 때에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높다는 것이다.
또한 대기업은 생산공장에서 먼 지역에 상품을 공급할 경우에는 수송비 등 부대경비가 많이 들게 되지만 적은 지역을 대상으로 기업활동을 하는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수송비 등 부대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 그 점에서 대기업보다 더 유리해 지역적으로는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대기업보다 높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소기업 경쟁력의 원천에 관한 전통적인 그리고 교과서적인 이러한 설명은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 맞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나라 현실에는 잘 맞지 않는다.
또한 유연성과 지역성을 통해 얻는 중소기업의 강점조차도 최근의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인해 대기업도 함께 누리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중소기업의 경쟁력은 어디에서 찾아야 될 것인가? 이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답은 중소기업의 혁신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중소기업은 내재적으로 대기업보다 혁신성이 높다. 큰 물적자원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대기업은 이미 투자된 것을 새로운 것으로 대체할 때 많은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그에 비해 인적자원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중소기업은 혁신비용이 상대적으로 낮다.

지속적 혁신만이 살 길
따라서 중소기업은 혁신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혁신에 있어서 중소기업의 유리함은 인류역사상 중요한 혁신들이 중소기업에 의해 이뤄진 사실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IBM의 컴퓨터, Edison의 백열전등, Heinkel의 젯트엔진, Raytheon의 전자레인지, Polaroid의 즉석사진, Reynolds의 볼펜, 정보통신혁명을 이끈 Apple, MS, Netscape 등)
그러므로 중소기업은 끈임없는 혁신의 추구를 통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이것만이 가장 확실한 중소기업의 지속적 성장을 보장할 것이다.
물론 혁신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르며 우리나라에서의 혁신환경이 그렇게 좋은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해 혁신을 하지 않는다면 지속적 성장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향후 중소기업의 성장은 오로지 혁신역량의 배양 그리고 이의 적절한 활용에 달려있음을 알아야 한다. 혁신은 제품, 공정 등 공학적인 측면은 물론 관리, 마케팅, 기획 등 경영적인 측면에서도 동시에 이뤄져야 할 것이다.

송 장 준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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