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유명한 여행지가 대관령 삼양목장과 양떼목장이다.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촬영지로 각광 받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싶어 하는 곳이 됐다. 눈 많이 내리는 겨울 대관령 주변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들지만 여름철, 고원에서 불어대는 시원한 바람을 맞이하려 찾아든 피서객들의 줄도 연이어지고 있다. 파도가 치듯 바람에 일렁거리는 풀 군락지의 초록과 눈부시게 높아진 여름 하늘의 블루가 오버랩 되는 사이로 비포장 길의 뽀얀 먼지가 잠시 허공을 맴돌다 멈춘다. 일상의 시간이 멈춘 듯 시원한 바람 속에 평온함이 깃들여 있다.

글, 사진:이혜숙(걸어서 상쾌한 사계절 트레킹 저자. www.hyesook.net)

강원도 일원 대부분이 이제 감자 꽃도 끝자락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분 뽀얗게 올라온 찐 감자와 찰진 옥수수, 여름 군것질거리가 생각나는 계절. 이른 아침 횡계에 발을 내딛는다. 모처럼 맑은 날이지만 아무래도 하루 종일 뙤약볕에 시달려야 할 날이다.

여름날의 대관령
늘 겨울철 진가를 발휘하는 삼양 대관령 목장의 여름은 어떻게 변했을까? 겨울철이 아니라도 사철 입장료(5,000원)를 내야만 들여다 볼 수 있다. 해피그린(033-336-0885-6)이 운영하고 있는 매표소를 지나고 시원한 계곡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면 코스는 두 갈래로 나뉜다. 대부분 전망대로 향하는데 가는 길목엔 가을 동화의 촬영지인 ‘은서, 준서 소나무’가 있고 그 위로도 연애소설, 태극기 휘날리며, 선녀와 나무꾼 등등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팻말이 걸려 있다. 간간히 도로 공사 중이기도 한다. 고갯길을 몇 개 넘어서는 동안 바람에 머리칼 날리듯 흔들거리는 초지에 시선이 고정된다. 멀리 흰색 바람개비가 바람에 휘날리고 있고 촬영도 한창이다. 푸르름과 흰색의 조화. 잠시 차를 멈추고 밖으로 나가보니 시원한 바람이 불어댄다. 고원지대라서 불어대는 여름 바람이 더위를 무색하게 만든다. 이어 전망대를 만나는데 휴가를 맞아 찾아온 듯한 제법 많은 사람들이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멀리 강릉 일원 바닷가는 뿌연 안개가 뒤덮인 듯 선명치가 않다. 이른 아침 멋진 일출을 볼 수 있는 자리가 전망대다. 대부분 이곳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이하고 이내 종지부를 찍고 오던 길을 거슬러 내려간다.
몇 번 기회를 놓친 것을 생각해 천천히 황병산 2코스로 차를 움직인다. 덜 조성이 된 듯 초지는 오던 길보다 모습이 미흡하다. 길은 한없이 이어지는데 매봉이라는 간판을 만나면서 푸드득 검은 매가 찻소리에 놀라 후두득 날갯짓을 하며 피해간다. 바로 근처에서는 소 먹이를 주기 위한 트랙터 작업이 한창이다. 그저 눈에 보이는 대로 느끼고 길이 있는데로 따라갈 뿐이다. 이 길을 좆는 차량은 나뿐이다. 커다란 전나무 네그루 앞에 잠시 차를 세워보니 또 영화촬영지 팻말이다. 고만고만 비슷한 풍치. 언덕기로 잠시 오르니 마가목 두 그루가 꽃을 피워 내고 있다. 그렇게 생각 없이 길을 따라 내려오면 황병산 등산로도 지나치게 되고 이내 초입의 갈림길이 지척이다. 오는 길목에는 역시 가을 동화에서 나왔던 ‘은서의 집’이 나온다. 목장의 사택으로 이용하고 있다. 내내 아름다운 계곡이 연이어지지만 환경 보호차원에서 들어가는 것을 막고 있다.
한번쯤 가야할 이유가 있는 곳
그저 감상하는 것이라서 오랫동안 머무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관령 목장을 나와 양떼 목장(033-335-1966)을 들를 참이다. 양떼 관광목장은 각종 매스컴에 소개되면서 양떼관람비 대신 목초 구입비(2,000원)를 받는다. 이곳도 여름 땡볕이 무색할 정도로 찾아드는 이가 많다.
초입 언덕길을 넘어서면 화성으로 간 사나이 세트장이 먼저 반긴다. 그 안쪽 초지 위에는 벤치를 놓아 전망대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반대편 철책 너머로는 한가롭게 양떼가 풀을 뜯고 있다. 길은 양떼를 휘어 감으면서 한바퀴 돌아 나오게 이어진다. 정상부근에는 소나무 한그루가 있고 쉬어가라는 듯 벤치가 놓여 있다. 벤치에 앉아보니 솔솔 바람이 불어대면서 더위는 사라진다. 한없이 앉아만 있고 싶은 자리다. 양떼를 보기 위해 막사로 들르는 길목에는 그네가 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한번쯤 타보고 싶어 하는 그네다. 막사 옆에는 관람표를 보여주면 목초를 얻을 수 있다. 우리 속 양떼는 건초를 향해 목을 길게 빼고 달려든다. 아름다운 곳은 이유가 있는 법. 한번쯤 가야할 여행지가 아닐런지..땡볕을 뚫고 불어대는 고원에서 부는 시원한 바람을 맞이하면서 피서를 즐기는 것은 어떨른지...

■자가 운전
영동고속도로 횡계나들목. 대관령 목장은 읍내 횡계리 로터리에서 좌회전해 8㎞쯤 달리면 삼양대관령목장이다. 일부 구간이 비포장. 양떼목장은 횡계에서 옛 대관령 휴게소 쪽으로 가면 된다.
■별미집과 숙박
횡계는 황태덕장으로도 유명하다. 횡계읍내에는 황태요리를 파는 곳이 많다. 황태회관(033-335-5795)은 저렴하고 푸짐한 반찬 등으로 인기 있는 곳. 하지만 밑반찬은 푸짐하고 맛이 좋지만 정작 황태의 제 맛을 못내는 것이 아쉽다. 오삼불고기로는 납작식당(033-335-5477)이 인기 있다. 가스렌지 위에 구멍 송송 난 둥근 철판이 독특. 담백한 밑반찬과 야채가 곁들여지나 맛은 달짝지근하다. 강릉 성산에는 대구머리찜이 유명한 먹거리 타운이 있다. 원조집인 옛카네이션(033-641-9700)이나 옛카나리아(033-641-9502)등이 있다. 숙박은 횡계에서는 용평리조트(02-3404-8000, 033-335-5757)나 해피그린이 있고 성산주변에는 대관령 자연휴양림이 있다.
■여행포인트
대관령 옛길과 휴양림, 보현사 등
양떼목장을 나와 대관령 옛 고갯길을 넘어서 보는 것도 좋다. 고갯길을 넘어서면 대관령 휴양림(033-644-8327)과 보현계곡, 보현사를 연계할 수 있다. 휴양림은 울창한 숲과 계곡이 어우러진 휴양림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것도 좋은 피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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