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공사업체인 A사. 최근 업계의 경기악화로 전반적인 실적이 나빠져 재무평가 등급이 지난해 BBB에서 올해 B로 악화됐다. 그러나 작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지속적으로 유지해 대표자 평가 항목중 경력과 능력 부분에서 최상의 평가결과를 얻고 신용도가 좋은 업체 위주로 판매선을 조정, 효율적인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A사는 비재무평가 결과가 좋게 나타나 최종 신용등급은 BB+로 평가됐다.
소기업인 B사. 이 회사는 자기자본비율, 금융비용 부담율, 차입금 의존도 등이 우수한 것을 포함, 재무등급 ‘A’를 유지했다. 그러나 재무제표의 신뢰성이 낮고, 매출을 늘이기 위해 판매처 안정성에 관계없이 영업망을 늘렸고 제조업임에도 불구하고 품질 및 환경 인증서나 산업재산권이 없다. 업력이 짧고 대표자 또한 권리침해 사실이 존재하는 등 비재무평가 결과는 CC+로 나와 재무등급 ‘A’에도 불구하고 종합등급이 B-로 평가됐다.
한국기업평가 조형곤 연구위원은 “중소기업일수록 비재무평가 항목에 평가 비중이 높게 설정돼 있다”며 신용도 향상을 위해서는 비재무지표 관리에 적극 나설 것을 주문했다.

기업규모 따라 항목 비중 달라
국내 금융기관들이 널리 활용해 왔던 신용평가 모형은 지난 96년 한국은행과 전국은행연합회에서 개발한 ‘중소기업 신용평가표’.
‘중소기업 신용평가표’는 한국은행이 개발한 ‘기업체 종합평가표’가 일률적으로 재무항목 대 비재무 항목의 비중을 7대 3의 비율로 둔데 비해 ‘중기 신용평가표’는 총자산 규모에 따라 재무항목과 비재무 항목의 비중을 차등 적용한 보다 발전된 모형이라고 할 수 있다.
‘중기 신용평가표’는 중소기업의 총자산 규모에 따라 ▲총자산 5억원 이하 ▲총자산 5억원~60억원 미만 ▲총자산 60억원 이상으로 분류, 적용하며 재무항목과 비재무 항목의 비중은 규모가 커짐에 따라 재무항목의 비중이 높아지도록 설계돼 있다.
재무항목과 비재무 항목 비중은 총자산 5억원 이하일 때 각각 35점, 65점으로 비재무항목 비중이 높으며 총자산 5억원~60억원 미만일 경우 55점, 45점, 총자산 60억원 이상일 경우 65점, 35점으로 평가된다.
또한 제조업, 광업, 건설업, 도소매 서비스업 등 업종에 따라 평가항목이 조금씩 다르고 각 항목의 배점이 다르게 설계된 것도 특징이다.
재무항목의 경우 ▲자기자본비율 ▲매출액 경상이익률 ▲매출액 증가율 등 8~12개 항목으로 구성돼 있고 비재무항목은 ▲거래조건 및 판매안정도 ▲품질 및 기술수준 ▲경영자의 능력 등 14~16개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대표자 경영능력 최우선 평가
최근 들어 많은 금융기관 및 평가기관들은 대기업의 신용평가모형과 평가항목을 다소 조정하거나, 자체 고유모형을 개발해 중소기업을 평가하며 이 경우 재무평가에 매우 의존하는 신용등급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총자산 70억 이상인 외부감사대상을 제외한 기업의 재무제표는 신뢰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중소기업의 특성이 미흡하게 반영된 과거 실적위주의 평가방식이 되므로 그 결과가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특히 과거 회귀적 평가방식은 경기변동 및 업종별 경기변동 상황을 적절하게 반영하기 어렵기 때문에 평가시점에서의 경기상황에 따라 과대 또는 과소평가되는 문제가 발생될 수 있다.
동일한 신용평가 모형이라도 경기상승기에 기업을 평가하면 기업이 과대평가되면서 추후 조정이 어려울 경우 경기 후퇴기에 잘못된 지표를 전달할 가능성이 크고, 경기후퇴기에 기업을 평가하면 과소평가로 인해 추후 경기상승기에 잘못된 지표가 전달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의 경우, 재무제표의 신뢰성이 미비하기 때문에 금융기관 및 평가기관들은 비재무 평가 요소를 많이 반영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중 특히 재무융통성, 주요 거래처와의 거래상황 및 경영자의 신용상태와 능력은 비재무 평가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를 차지한다.
금융기관에서 사용하는 중소기업 신용평가를 위한 체크리스트를 보면 기업의 생존가능성 여부를 판단할 때 주요거래처와의 거래상황과 대표자의 경영능력 등을 가장 우선 평가하게 된다.
따라서 중소기업은 지속적인 거래처 관리 및 경영능력, 대표자 및 경영실권자의 신용관리가 비재무 평가에 있어 중요한 요소임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금융권 신용평가모형 개발 관계자는 “중소기업 입장에서 볼 때 재무제표 항목 관리 못지않게 비재무평가 요소들을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업의 기술개발 현황 등을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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