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비율이 낮은데 왜 신용등급이 낮게 나옵니까?”
“우리 회사는 부채비율도 좋고, 유동비율도 좋은데 A등급이 아닌 이유가 뭡니까?”
중소기업의 전자신용인증 활용이 다양해지면서 예상보다 신용등급이 하향된 기업의 항의가 일상화 되고 있다. 과거의 경영상태 평가요소가 부채비율, 유동비율 등 3~4개의 간단한 재무비율로 이루어졌던 점에 비춰볼 때 해당 기업의 이의제기가 당연할 법 하다.
그러나 신용평가 기법의 발달에 따라 더 이상 관행적인 신용평가가 이뤄지지 않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국기업평가 e-Rating센터 박종태 소장은 “사소한 유혹으로 신용등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일이 종종 일어난다”며 “신뢰성 없는 재무제표를 작성해 생각하지도 못하는 불이익을 당하는 것보다 품질인증이나 대표자의 신용상태, 경력 등 비재무평가 항목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투명한 회계관리 ‘기본’
한국기업평가 조형곤 연구위원은 “실제 중소기업은 부채비율 등이 낮아야만 평가에 유리하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다”고 전제하고 “낮은 부채비율은 재무제표 상에서 대출금의 누락이나 분식회계로 나타나며 평가기관들은 이를 80% 이상 체크해 낼 수 있는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어 어설픈 누락이나 분식 등은 오히려 재무제표의 신뢰성 약화와 신용등급의 하락으로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조 연구위원은 중소기업 신용업그레이드를 위한 10대 전략을 제시하고 철저한 관리가 뒤따라야 될 것을 강조했다.
▲투명한 회계 관리=회계자료는 해당 기업의 상황과 실적을 나타내는 일종의 성적표. 신용평가에 있어 가장 기초적인 자료로서 투명한 작성과 제시는 기본이다.
이 원칙을 어기는 것은 평가자 및 평가시스템은 해당 업체의 재무상태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수 밖에 없으며, 기업의 본래 의도에 관계없이 그에 상응하는 패널티가 주어진다. 분식 의혹이 있는 기업의 경우 신용등급의 하락뿐만 아니라 향후 신용등급의 재조정에도 상당한 시간이 경과해야 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연체는 절대금물= 경영상태 악화로 찾아오는 대규모 금융기관 연체 는 물론 중소기업 중 많은 업체들이 작은 금액의 금융기관 연체관리 및 세금납부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평가기관들은 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통로가 마련돼 있으며, 이러한 정보는 신용평가등급에 민감하게 반영된다. 연체실적은 그 규모와 관계없이 현금 유동성에 문제가 있다는 부정적 징후이거나 기업의 관리시스템의 미비로 파악될 수 있다.
▲CEO 신용관리 철저히=중소기업의 경우 대표자 및 경영진이 회사에 미치는 영향이 결정적이기 때문에 경영자의 신용은 기업의 신용으로 직결된다.
중소기업은 ‘회사=경영자’라는 인식이 확대되고 대기업이나 정부조달기관의 경우, 대표자에 대한 평가를 더욱 강화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경영자가 금융기관에서 연체 실적이 있다거나 신용불량거래가 존재한다면 이는 신용평가등급에 부정적으로 반영된다.

CEO 평가요구 강화 추세
▲제3자 평가에 익숙해야=아직 신용평가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신용평가를 부담스러워 하거나 적대시하는 업체들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평가자료의 제출을 불필요하게 늦추거나 거부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신용평가사와의 적극적인 대화 과정을 통해 자사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대책을 수립해 나가는 것이 기업에 오히려 유리하다.
▲재무비율 맹신 버려라=부채비율 등이 평가등급에 전혀 영향이 없는 것은 아니나 부채비율이 우량하다고 해서 평가등급이 반드시 높아지는 것도 아니다. 실제 부채비율은 자산규모 70억 이상의 외부감사 대상기업 평가등급에 약간의 영향을 미칠 뿐 영세한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외형보다 내실 갖춰야
▲중장기 자산관리 전략 필수=신용은 기업이 상거래, 금융거래를 원활하게 유지하고 확장하는 데 있어 눈에 보이지 않는 자산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관리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단기적으로 형성될 수 있는 자산이 아니므로 몇 년을 내다보는 지혜와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단기적인 부채비율이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그러나 부채는 자산의 규모와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평가되는 것이 일반적이고 단기적인 부채의 감소보다 장기적인 변동성에 초점을 맞추어 평가하므로 자산의 변동성과 더불어 꾸준히 3년 이상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영업이익 증대가 효자=체격에 걸맞는 체력이 뒷받침돼야 비로서 건강한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에 있어 체력은 이익창출능력과 축적된 자기자본이다.
따라서 체력을 기르기 위해 매출원가 절감, 이자비용의 감소, 기타 비용의 절감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야 하며, 증자 등 적절한 자본관리를 통해 극단의 경우 기업의 자본잠식을 막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체격을 무시해서도 안되지만 체격에만 모든 노력을 집중할 경우, ‘크지만 작은 기업’으로 가는 길을 벗어나기 어렵다.
▲차입경영은 신축적으로=‘무차입 경영’을 회사의 가장 큰 장점인 것처럼 광고하는 회사들이 간혹 있다.
물론 회사의 안정성 측면에서 이런 식의 경영형태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나 차입을 해야 될 때 하지 않아 회사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린다는 측면에서는 반드시 경영에 도움이 된다고 말할 수 없다.
차입금 등 타인자본 의존도는 적정성을 고려해야 한다. 우리회사의 이익이 이자비용을 충분히 지속적으로 감내할 수 있는가? 혹은 우리회사의 자산규모에 비해 적절한 타인자본을 운용하고 있는가? 하는 질문에 긍정적으로 답할 수 있을 만큼 타인자본을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금흐름표 작성을=회사의 자산, 매출규모를 체격으로 이익, 자기자본을 체력으로 비유한다면 현금흐름은 혈액의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멀쩡해 보이는 기업이 한순간 무너지는 소위 ‘흑자부도’는 체격과 체력은 있으되 혈액의 흐름이 좋지 않아 발생한다고 할 수 있다.
과거 이러한 흑자부도 사례가 적지 않아 현금흐름의 중요도가 높아진 상황이다. 현금흐름은 회계기간동안 자금이 어떻게 창출돼 어디에 얼마만큼 쓰였는가에 대한 정보로서 현금흐름표라는 재무제표로 표현된다.
신용평가기관은 이 현금흐름표를 통해 기업의 자금흐름이 원활하게 이뤄지는 지를 파악하게 된다.
▲비재무항목 관리 나서야=재무제표가 기업의 성적표라면 비재무항목은 일종의 생활기록부로 비유할 수 있다.
최근 이러한 중소기업의 특성을 이해하고, 비재무 요소를 통계적으로 설명하기 위한 노력들이 활발히 진행 중이며, 일정한 성과를 얻고 있다. 경영자의 신용 상태, 경력 관리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거래처의 부실이 해당 업체의 부실과 직결되므로 우량한 거래처와 거래를 하는 것이 매출이 높은 것보다 신용등급에 좋은 영향을 준다. 그리고 최소한 1~2개의 품질인증과 산업재산권 등은 보유하는 등 경영상태 전반에 걸친 노력을 체계적으로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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