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뉴스는 아시아 각국의 독특한 생활양식을 소개하는 ‘아시아문화탐방’을 연재합니다. 인도네시아 편을 시작으로 국내외에 있는 아시아 전문가들이 각국의 풍습과 전통, 관혼상제 등 생활양식 전반에 대해 다룰 계획입니다. 중소기업뉴스는 ‘아시아 문화탐방’을 통해 국내 생산현장에서 땀흘리고 있는 산업연수생들의 문화와 관습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계기를 마련하고 아시아 각국의 다양한 모습을 독자여러분들께 소개코자 합니다. <편집자 주>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의 이슬람국가이면서 기독교, 천주교, 불교, 힌두교 등을 신봉할 수 있는 종교적인 자유가 보장돼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주민등록증에 해당하는 ‘KTP (Kartu Tanda Penduduk의 약자로 ‘까떼뻬’로 발음)’에 자신이 신봉하는 종교를 명시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대다수의 인도네시아 국민이 평생 동안 종교의 영향을 받고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중에서도 인도네시아 전 국민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이슬람교는 힌두교와 기독교 등을 신봉하는 몇몇 지역을 제외하고는 인도네시아 국민의 삶 전반에 걸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러한 이슬람교인들에게 연중 제일 큰 행사는 ‘르바란 (금식후의 축제일)’이며 우리나라의 추석 명절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이 때가 되면 아이들은 새 옷을 입고 어머니들은 음식을 장만하느라 분주하다. 르바란 전날 밤부터 축제의 분위기가 시작되며 르바란 아침 일찍 이슬람 사원을 찾아 하나님에게 기도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해 가족 및 친척들을 방문해 서로의 잘못을 용서하고 용서 받고 조상의 묘를 찾아 주변을 깨끗이 청소하거나 꽃을 바치기도 한다.
서민들의 경우 주변 이웃 사람들끼리 서로 음식을 나누며 교제를 하지만 경제력이 뒷받침되는 상류층의 경우 고급 호텔에서 여러 사람들을 초대해 교제를 나누며 ‘르바란’ 행사를 갖기도 한다.
우선, ‘르바란’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금식(뿌아사)기간인 ‘라마단’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 ‘라마단’은 이슬람 달력으로 아홉 번째 달을 의미한다. 이 라마단 기간 동안에 이슬람교를 믿는 대다수의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해가 뜨고부터 해가 지기 전까지 어떤 음식도 먹지 않는다.
즉, 해가 뜨기 이전에 이른 아침을 먹고 해가 지고 나서 저녁을 먹게 된다. 금식 기간 동안에는 새벽에 이슬람사원을 찾아 기도하기 때문에 대부분 현지 회사들은 직원들의 출퇴근시간을 앞당겨 주기도 한다. 이는 하루 종일 배고픔에 시달리는 직원들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근로사기를 고취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업체에서도 반길만한 일이다.
대부분의 이슬람교인들은 라마단 기간(금식기간)을 통해 스스로 고통을 느끼고 이를 통해 이슬람 신앙을 키워 나가지만 모든 이슬람교인들이 금식을 하는 것은 아니다.

이 종 순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인도네시아어를 전공했으며 현재 인도네시아 비즈니스 관련 컨설팅업체인 (주)지오제너시스의 대표를 맡고 있다. 저서로는 ‘클릭! 인도네시아어’(명지출판사)가 있으며 상사주재원, 교민 등을 대상으로 인도네시아어를 가르치고 있다.
어린 아이와 노인, 임산부, 젖먹이를 둔 엄마, 환자 및 업무로 인해 출장중인 사람들과 같은 몇몇의 경우에는 개인의 사정에 따라 금식을 연기하거나 보류할 수 있다.
올해 라마단 기간은 10월3일부터 11월2일이며, 11월3일이 르바란 축제일이다. 이슬람 종교를 신봉하는 국내의 인도네시아인들도 10월3일에 시작하는 라마단 기간을 맞이하는 마음가짐이 남다를 것이다.
특히 연수 목적으로 국내의 중소기업 현장에서 땀 흘리며 뛰고 있는 인도네시아 산업기술연수생들 대부분이 이슬람교를 신봉하고 있기 때문에 연수 활동으로 인한 피로를 이겨가며 금식 활동에 들어갈 것이다.
이에 따라 힘든 경제 여건 속에서도 고군분투하고 있는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생산력과 근로사기의 저하로 인해 인력난을 가중시킬 수도 있다. 그러나 라마단 기간을 이해하고 인도네시아 근로자들에게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간다면 힘들고 어려운 기간을 지혜롭게 잘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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