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08년까지는 현재와 같은 고유가(高油價)시대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21일부터 2일간 서울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동북아석유포럼에서 모하메드 알리포 제디(Mohammad Alipour Jeddi) OPEC 석유시장분석실장은 석유공급부족에 대한 국제적 ‘공포’를 투기세력이 이용하며 유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어 2008년까지 이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국영회사인 시노펙(SINOPEC) 왕티엔푸 총재는 시노펙과 SK가 중국과 한국간 석유, 가스운송을 위한 파이프 라인 건설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한국에너지경제연구원(KEEI)이 공동으로 개최한 이번 포럼에는 강신호 전경련 회장과 방기열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장,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신헌철 SK㈜ 사장, 서영태 현대오일뱅크 사장, 노연상 S-Oil(010950) 사장, 와타리 후미아키 신일본석유 회장, 왕티엔푸 시노펙 총재, 천팡홍 페트로차이나 특별부주임 등 한중일 주요 기업인과 정유업계 CEO, 석유전문가 등 250명이 참석했다. 포럼 내용을 소개한다.

공급압박 2006년 해소 전망
▲ 알리포 제디 OPEC 석유시장분석실장=최근의 고유가는 지난해 미국과 중국의 유례 없는 경제성장에 따른 수요 급증을 공급이 따라가 주지 못한 데 1차적인 원인이 있다. 그러나 이는 원유의 부족 때문이 아니라 정제시설의 부족 때문으로 현재 세계 정유시설 가동률은 95%에 달할 정도로 높은 상태다.
유럽과 미국, 아시아 지역에서 정유사의 생산용량이 줄어들고 있으며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잉여생산 능력이 가장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휘발유 등 석유류 제품의 가격 상승이 오히려 최근에는 원유 가격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유시설에 대한 투자가 이뤄져야 하나 최소한의 설비투자 기간을 감안할때 2008년까지는 현재와 같은 고유가가 지속될 전망이다.
또 하나의 불안 요소로는 투기세력으로 인한 유가의 불안정성 이다. 석유공급 부족에 대한 국제적 ‘공포’(Fears)가 있어 투기세력이 이를 이용하며 유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세계 경제는 다시 하향국면에 접어들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유가가 35∼40달러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오는 4분기 세계 석유수요가 하루 8,600만 배럴에 달하며 석유수출국기구(OPEC)마저도 석유공급에 여유가 없는 상태에 직면할 수 있다.
공급부분의 압박은 2006년에 가면 조금씩 완화될 전망이며 내년에는 미국 서부텍사스중질유 기준으로 배럴당 평균 50달러 수준으로 안정될 전망이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현재의 고유가 상황은 최소한 3~5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한·중·일 3국이 ‘아시아 프리미엄’을 깨기 위해 공동 대응해야 한다. 아시아 지역은 중동에서 유럽보다 원유를 배럴당 1~1.5달러나 비싸게 사고 있는 ‘아시아 프리미엄’의 불이익을 겪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러시아로부터 원유 직도입을 추진해야 한다.
러시아 원유 도입을 위한 송유관 구축은 각국 정부의 이해관계가 엇갈릴 경우 일단 3국이 독자적으로 송유관을 건설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中 에너지 저효율 끌어 올려야
▲왕티에프 (王天普) 중국석화 (SINOPEC) 총재=경제통합의 움직임과 더불어, 아시아 태평양의 석유 및 석유 화학시장은 훨씬 더 단일화된 시장의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이 시장의 주요 활동자인 동북아시아 석유 기업들은 아·태 시장에서의 안전과 번영을 위해 서로 힘을 합쳐야 한다. 이에 따라 상호대화기구와 안보 긴급 대응 시스템이 구축이 요망된다.
동북아시아의 지역적인 능력을 증가시키면서, 지정학적인 위험을 감소시키기 위해서 탄화수소자원, 정제·석유 화학 공정, 비축, 그리고 운송 시설 건설을 위한 협력은 상호의 이익, 윈-윈 전략이 될 수 있도록 한층 더 강화돼야 한다.
공동구매는 ‘아시아 프리미엄’을 제거시킬 수 있는 수단으로써 도입할 필요가 있으며 동북아 지역에서의 효율적인 석유, 가스 수송관의 설치 가능성도 조사해야 한다. 동북아시아의 석유 소비 정도는 유럽과 북아메리카와 비슷한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운송 통로는 오직 싱가폴 뿐이라는 게 문제다.
에너지 효율 측면에서의 한국과 일본의 장점을 이용하는 것은 에너지 보존 면에서의 합작을 향상시키고, 환경보호적인 에너지 이용을 통합시키기 위해 필요하다.
일본이나 다른 선진국들과 비교해 보았을 때, 중국의 에너지 이용 효율은 매우 낮다. 중국의 모터 연료 소비는 차 한대 당 매년 평균 2.28톤으로 높은 반면, 일본의 경우 1.07톤이다. 이것은 차 한대당 중국의 모터 연료 소비는 일본보다 115% 더 높다는 것을 의미하며 중국 석유 시장에서의 내부 소비는 총 생산의 2%를 차지한다.
또 중국의 석유 화학 기업들의 석유 연료 소비는 5백 60만 톤에 가깝고 정제소들은 1.08%의 높은 손실율을 기록하고 있다.

러시아 원유도입 시도
▲와타리 후미아키 신일본석유 회장=러시아 원유를 동북아에 보급할 경우 현재 78% 가량인 동북아의 중동 석유 의존도를 7% 가량 줄어들 수 있다.
현재 하루 100만 배럴 정도 생산하고 있는 동시베리아의 원유를 파이프라인을 통해 들여오는 것이 중요하다. 러시아 원유 도입은 아시아 프리미엄 해소라는 차원에서 반드시 실현해야 할 과제다.
공동비축제도는 현재 한국과 일본이 원유 비축 체제를 갖추고 있고 중국이 못갖췄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각 국이 자국내 원유 비축 체제를 독자적으로 구축하고 이를 3국이 어떻게 활용할지 논의해야 한다.
▲서영태 현대오일뱅크 사장=석유사업은 정부 정책, 석유수요 침체, 극심한 경쟁, 환경 규제, 과잉정제 생산 등 5개 이슈로 인해 압박을 받고 있는 넛 크래커(Nut-Cracker)상황이다.
특히 한국의 정유업계는 설비의 83%밖에 이용되지 않는 공급과잉 상태다.

◇사진설명 : 전경련은 지난 21일부터 이틀간 서울 반포동 메리어트호텔에서 한·중·일 3개국 인사 3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2005 동북아 석유포럼’을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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