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에 이은 또 하나의 거대한 경제통합체, 세계의 신경제성장동력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의 성장은 우리에게 위기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기회로 부상하고 있다.
브릭스 국가들은 아직 주요 선진국에 비해 구매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미래 세계경제의 축을 바꿀 잠재력을 지니고 있으며, 앞으로 미국을 위협하는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들 국가들은 현재 세계인구의 42.6%, 면적의 28.7%,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8%를 차지하고 있으며, 실질 구매력 기준으로는 모두 세계 10위권에 드는 신흥 거대 경제권으로 급부상 중이다.
■정부차원 경제협력 본격 시동= 정부는 이에 따라 거대 경제권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브릭스 국가들과의 경제협력 확대에 본격 나서기로 했다.
국내총생산(GDP) 규모로 세계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브릭스 국가들과의 경협 강화는 국내기업들의 진출 확대, 거대소비시장의 선점 등의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 8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세계 경제에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브릭스 국가들과 경협 증진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브릭스 국가들이 가진 장점을 활용하고 이들 국가들과 경제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주력키로 했다.
이에 앞서 정부는 이해찬 국무총리 주재로 ‘브릭스 관련 경제협력 증진방안 간담회’를 열고 이들 국가에 진출하는 기업에 대한 지원과 전략적인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 총리는 이 자리에서 “세계경제의 흐름을 변화시킬 잠재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브릭스 국가의 부상을 우리경제의 성장 동력을 확충하는 계기로 활용할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대응과 기업진출을 독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수출의 새로운 광맥= 전문가들은 수출지향적 경제구조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의 산업특성상 기존 시장을 유지 확대하는 한편, 브릭스와 같은 새로운 시장을 끊임없이 발굴해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브릭스 시장은 우리에게 경제수준을 한단계 높일 수 있는 광맥인 동시에 자원의 안정적 공급처로서의 전략적 중요성도 매우 큰 시장이다.
■국가·지역·분야별 전문가 양성= 정부는 우선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을 중심으로 통합정보센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외교통상부,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수출입은행 등에 흩어져 있는 브릭스 국가관련 정보를 한 곳에 모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또 각 대학의 국제대학원과 연계해 국가·지역·분야별로 특화해 전문가를 양성하는 한편 이미 형성돼 있는 전문가들의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기로 했다.
이와 함께 재경·외교·산자·정통·과기·문화·건교부 등을 중심으로 브릭스 협력지원반을 구성해 경협 확대를 밀착 지원할 방침이다.
이들 국가에 대한 수출지원을 위해 수출입은행을 통해 브릭스에 대한 해외투자자금 공급규모를 1조1천억원에서 1조6천억원으로 늘리고 공기업과의 해외자원 공동개발도 지원하기로 했다.

진출앞서 위험요인 점검 ‘철저히’

브릭스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정치상황, 금융 부문을 포함한 소프트 인프라, 외부충격 등 리스크요인을 점검해야 할 것으로 나타났다.
코트라(KOTRA)와 삼성경제연구소(SERI)는 지난 9일 ‘브릭스 재조명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우리기업의 최대 유망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브릭스 국가들의 잠재력과 위험요인, 미래전략 등을 논의했다.
이 날 토론에 나선 발표자들은 국가별 투자매력을 감안한 긍정적인 점과 리스크를 종합해 중단기적으로는 브릭스 국가 모두 유망하나, 대외리스크 측면에서 그 충격이 상이하다고 지적했다.
삼성경제연구소 박번순 박사는 “인도는 국제원자재 가격상승이나 국제 저금리에 대한 영향이 적어 상대적으로 외부 충격의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승구 박사는 “러시아의 경우 자원수출 의존도가 커서 중국경제의 경착륙 등 위협요소가 발생할 경우 경제적 타격이 상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전영재 박사는 브라질의 경우 “세계 제1의 외채국으로 국제금리 상승시 경제성장은 물론 진출기업에도 타격이 예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발표자들은 브릭스 국가들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금융권 부실 문제는 경제협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지적했다.
중국 은행권의 부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고, 인도 또한 금융권은 유아기 수준인 상태. 또 러시아는 자본주의의 길을 밟은 지 불과 10여년 남짓 됐고 브라질은 외환위기가 상습적으로 발생하는 국가라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는 것.
한편, 김득갑 박사는 ‘브릭스 진출 성공 및 실패사례 발표’를 통해 세계경제 질서에 상당한 변화를 이끌 브릭스국가에 대해 기회가 많은 잠재시장이기는 하나 진출시기와 진출국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트라 관계자는 “브릭스가 소비시장으로서 뿐만 아니라 생산거점과 R&D 측면에서 글로벌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적 시장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제2의 내수시장으로 만들기 위한 진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들 네 나라는 공통적으로 금융, 환율 등 외부적 충격에 취약하고, 정치 불안 및 관료주의 등 내부적 불안요인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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