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취업의 계절이 다시 돌아왔다. 물론 요즘은 기업들이 상시 리쿠르트 체제로 바뀌기는 했지만, 그래도 지금이 취업 시즌임에는 틀림없다. 이 때가 되면 대학의 교수들은 한 가지 일이 더 생기게 된다. 그것은 바로 제자들의 취업에 관심을 가지거나, 아예 의무할당제로 제자들을 취직시켜야 하는 어려운 일이 그것이다. 더구나 내년부터는 인터넷상에서 각 대학의 전공(학과)별 취업률이 공표된다니 걱정이 앞서지 않을 수 없다.

여전히 기피하는 中企
최근 수년 간 대학 졸업생들의 취업 현황을 분석해보면 중소기업에의 취업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현상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비중이 사업체 기준 99%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역)중소기업으로부터 추천이 들어와도 그 업체에 보낼 학생이 많지 않다는데 다른 문제가 있다. 그런데 또 다른 문제는 중소기업에 취업한 학생이 대부분인데도 불구하고, 취업한 사실을 친구나 학교에 능동적으로 알리거나 취업률 조사에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현상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으리라 여겨진다. 첫째로,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구직자들은 중소기업을 경시하거나 무시하는데 있다. 즉 대부분의 구직자들은 대기업이나 일부 IT, BT 중소기업만 선호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노동시장의 공급(대학 등)과 수요(중소기업)의 불일치가 증대되는 것 같다. 둘째로, 소득 증대에 따른 힘든 일의 기피현상이다. 즉 대졸 후라도 의·식·주는 부모님에게 의존 가능하므로, 3D 등 힘든 일은 하기 싫어한다.
따라서 부모들의 자식에 대한 의무부양기간(?)이 늘어난 것 같다. 셋째로, 구직자들의 사회적 기대치의 향상과 높아진 눈높이로 인해 현실과의 괴리가 높다는 것이다. 즉 학력인플레에 따른 대졸노동력의 증가와 이들의 기대치가 현실과는 불일치하다는데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국가적인 난제이며 공급자인 대학, 구인인 중소기업, 그리고 구직자인 청년 모두의 일이다. 그러므로 국가, 대학 등의 교육기관, 중소기업, 그리고 청년 등 취업과 관계되는 모든 이들의 합심된 노력이 있어야 될 것이다. 먼저 정부에서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청년실업 종합대책 수립, 사람입국·일자리위원회 출범 등 노동 시장 신규 진입자들에게 충분한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한 일련의 의지를 표명하고는 있다.

함께 전략을 짜자
나아가 중소기업의 우수성 즉 자신의 능력만 있으면 대기업보다 정년도 늦고 승진도 빠르며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곳이 중소기업이란 사실을 널리 홍보하는 일도 잊지 말아야겠다. 둘째로, 대학도 이론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실용적인 면을 강조하고 산업현장에서 요구하는 질 높은 교육을 시켜야겠다.
예를 들면 계약학과제도, 기업 연결형 사례교육·연구 프로그램, 인턴제 강화 등 기업이 원하는 인재 상을 대학과 학생 스스로 파악해 기업현장에 바로 투입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도록 해야겠다. 셋째로, 중소기업도 자구노력을 강화해야겠다.
즉 청년층의 지원이 증대되도록, 예를 들면 제조업도 모바일오피스 및 기본웹사이트 환경구축 등으로 스스로 구인 문제의 해결에 박차를 더 해야겠다. 넷째로, 창업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미리 준비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겠다. 즉 창업도 넓은 의미의 취업으로 재인식하고 명퇴 후의 일로만 생각하지 말고, 재학 중 혹은 졸업 후 바로 창업할 수 있는 기틀과 사회적 분위기를 증대시켜야 하겠다. 마지막으로 구인자인 청년들도 눈높이를 조금은 낮추고 아울러 사회 현실을 직시할 줄 아는 안목을 가져야겠다.
21세기 고용 없는 성장시대에 ‘고용이 뒷받침되는 성장’시대가 재현돼 취업이나 창업을 하지 못해 이 사회를 원망하고 불만을 토로하는 젊은 청년들이 한 명도 없는 세상을, 오늘 아침도 꿈꿔 본다.

남 영 호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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