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사회 그리고 디지털 사회의 대표적 특징은 신속성과 함께 투명성을 들 수 있다. 디지털 체계는 모든 정보의 흐름을 추적할 수 있고 검색할 수 있기 때문에 은폐나 왜곡이 어려워진다. 그리고 곳곳에서 감시 장치가 작동하고 있다.
전자 칩이 부착된 출입증 때문에 언제 지각했고 하루에 몇 번이나 출입했는지도 알 수 있다. CCTV도 곳곳에서 사람들을 주시하고 있다.
이처럼 투명성이 높아지면 ‘성역’이나 ‘특권층’이 안주할 수 있는 영역은 좁아지거나 사라지게 된다. 우리사회가 급격히 디지털 사회로 전환되면서 특권층들의 비리가 많이 사라진 것이 사실이다.

‘디지털 투명성’부작용 드러나
요즘은 대통령 최측근 인사라도 불법비리를 저지르면 반드시 노출되고 댓가를 치루게 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투명성 만세!’를 외치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 투명성에도 부작용과 문제거리가 있다. 바로 프라이버시와 기밀보호인 것이다.
자신의 사생활이 그대로 노출된다면 인간이 최소한의 존엄성도 지키기 어렵게 된다. 그리고 늘 긴장 속에서 살아야 하는 부담이 있다. 또한 누구든지 자신만이 지키고 싶은 비밀이 있게 마련이다.
정보가 상품인 세상에서 자신만이 독점적으로 사용해야 할 창의적 아이디어나 지식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법에서도 프라이버시 보호와 영업비밀 보호, 특허권 보호 등이 명시돼 있는 것이다.
요즘 김치 파동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소비자는 불안해하고 있고 김치제조업체가 문을 닫는가 하면 유통업체들도 타격을 받고 있다. 중국과는 무역마찰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처음에 중국산 김치의 안전성을 점검하면서 발생한 일이 이처럼 산불 나듯이 커진 것이다.
조류독감 때문에 양계산업이나 외식업체들이 대 타격을 받은 적이 있고 얼마 전에는 만두 소 파동이 있었다.
일부 만두의 소 재료에서 문제가 생겼는데도 모든 만두업체가 문제가 있는 것처럼 떠 별려지고 심지어는 ‘쓰레기 만두’라는 과장된 표현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누가 쓰레기를 만두 원료로 쓰겠는가?

차분하게 현상 파악해야h5> 중국산 일부 김치에서 납성분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됐다는 뉴스가 나오자마자 ‘납김치’라는 표현으로 과장되는게 우리의 현실이다.
심지어 중국은 비위생적인 나라라는 식으로 보도가 되니까 중국도 감정적인 보복수단을 내비치고 말았다.
디지털 사회는 정보의 확산과 공유가 매우 빠른 것이 특징이다. 냉정하고 차분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곧바로 사회적 충격이 나타나기 쉽다. 정부도 언론도 그리고 소비자도 좀 더 차분해 질 필요가 있다.
숨기지도 말고 지나치게 과장하지도 말고 살아가는 것이 디지털 사회의 덕목일 것이다.

윤 은 기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부총장·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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