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기술의 해외 유출 시도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산업스파이사건 적발 건수는 2001년 10건, 2002년 5건, 2003년 6건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26건으로 크게 늘어난 뒤 올들어서는 10월말까지 벌써 27건에 달하고 있다.
이 같은 적발 추세라면 올해 산업스파이 적발 건수는 30건을 넘어설 전망이다.
98년 이후 올해 7월까지 산업스파이 적발 건수는 총 85건으로 기술이 유출됐을 경우 예상되는 피해액은 77조원에 달할 전망.
산업분야별로는 전기·전자가 35건으로 가장 많고 정보통신이 27건, 정밀기계가 10건, 생명공학과 정밀화학이 각각 5건, 기타 4건 등이며 신분별로 보면 전직 직원이 50건, 현직이 26건, 유치과학자가 6건, 기술고문이 3건 등이다.
기술유출 시도 유형별로는 연구원을 매수한 경우가 68건으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공동연구 7건, 위장합작 5건, 기술자문 3건, 불법수출과 해킹이 각각 1건씩이었다.
국정원 관계자는 “반도체·휴대폰 등 우리 기업이 강점을 갖고 있는 분야 첨단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우리나라는 이미 산업스파이의 각축장이 됐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최근 들어 첨단기술 유출 시도 규모가 대형화 되고 있는 것도 하나의 특징.
지난 7월 국내 반도체 업체의 퇴직 연구원 7명이 기술을 유출해 중국에 반도체 공장설립을 추진하려다 적발된 사건의 경우 기술유출이 실현됐다면 예상피해액이 12조7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기도 했다.
또 올해 4월에는 세계 굴지의 자동차업체가 경쟁사인 우리나라 업체를 경영컨설팅하는 자국의 회사를 통해 경영전략과 시장분석 자료, 기술 정보 등을 입수하려고 시도했으나 관계당국이 이를 확인, 우리 업체에 통보함으로써 기술유출을 예방할 수 있었다.
정부는 기술유출 사건이 빈발하는 이유를 사회전반에 걸친 한탕주의 만연 등 도덕적 해이에다 기업의 보안관리 노력 및 연구 개발자에 대한 처우가 미흡해 금전적 유혹에 취약한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2003년 이후 적발된 51건의 기술유출 사건의 원인을 보면 고액연봉·승진보장 등 금전적 사리사욕 추구를 위한 경쟁기업으로의 전직이 23건(45%)으로 가장 많았으며 한탕주의에 편승해 첨단기술을 불법 도용해 창업한 경우가 10건(20%), 연구 성과 보상 미흡 등 처우불만이 8건(15%) 등이었다.
이같이 산업스파이 사건이 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술 유출자에 대한 처벌 형량이 낮아 응징 효과가 적고 기업 외에 국책연구소와 대학 등에서 기술 유출이 발생할 경우 처벌근거가 미흡한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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