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판매 수익기반 ‘탄탄’

지난 1963년 골판지포장공업협회를 모태로 출발한 조합은 84년 11월 협동조합 조직으로 개편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골판지포장 산업계의 실질적인 구심체 역할을 하고 있는 골판지 조합은 수시로 최고경영자회의를 소집해 업계의 현안문제를 실시간 처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농협을 중심으로 한 공동판매 사업 규모가 연간 160억원에 이를 정도로 탄탄한 수익기반을 갖추고 있는 골판지 조합은 8건의 단체규격을 비롯한 포장용 청정 마이크로플루트 골판지포장재 및 제조기술 등 2건의 국책과제를 완료 할 만큼 조합 중심의 기술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협동조합의 단체수의계약 사업 폐지에 따른 사업 위축에 대비해 조합은 2001년부터 골판지포장 신기술 개발, ISO 규격의 KS부합화 사업에 적극 참여해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키워내고 있다.
2004년 5억여원을 투자, 시제품 제작기 등 첨단 연구기자재를 보유한 골판지 조합은 올해안으로 시험연구원을 개설할 방침이며 농산물 상자의 품질 개선 및 규격화 작업을 병행, 참여 농협과 영농법인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첨단 기자재 구입에 대해 류종우 골판지조합 이사장은 “국가청정생산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이 같은 투자에 선뜻 나서게 됐다”며 “각종 골판지상자의 단체규격 제정 기초자료와 다양한 지기구조개발 및 실용신안 등록에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장규격과 표준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골판지 조합은 김진무 전무이사가 지난해 초 기술표준원 산업표준심의회 물류분회 위원으로 임기 연장을 받았고 한국표준협회로부터 골판지포장산업 단체표준개발 및 표준화 포럼을 제안받기도 했다.
또 2004년 12월 기술표준원으로부터 계란, 배추 등 농축산물 포장용 골판지 상자가 단체표준규격으로 확정됐고 국내 소포 및 국제특급우편 포장용 골판지상자에 대한 단체표준 제정작업이 진행중이다.
경공업의 위축과 설비의 고속 광폭화에 따른 과잉설비로 경쟁이 치열하다고 업계상황을 진단한 류 이사장은 시장 위축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신수요 창출과 부가가치 증대를 꼽았다.
이에 따라 포장 없이 출하되고 있는 배추, 무우의 골판지 포장화 및 마이크로플루트 골판지 신소재의 개발 보급으로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기능성 골판지 및 다양한 형식의 상자설계를 통한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류종우 이사장은 “골판지 상자설계를 위한 기술연구회를 결성해 결과물에 대해서는 실용신안 특허를 획득, 회원사 영업 지원에 활용할 계획”이라며 “새로운 시장 창출이야 말로 과당경쟁을 해소하는 확실한 대안이지만 골판지포장업계에 만연된 가격 일변도의 경쟁요소를 품질과 서비스로 다양화 할 수 있도록 제도적 대안을 마련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동향

경공업 경기 변동에 수요 좌우

골판지 상자는 섬유제품, 전자제품, 식품, 의약품 및 농·수산물 등 각종제품의 외부포장에 사용되는 필수적인 제품.
그러나 포장할 제품에 따라 규격이나 인쇄사양 등이 다양해 일정규격의 제품을 생산, 불특정다수에게 판매하는 제품이 아니라 기업체로부터 각각의 내용물의 규격에 맞게 주문을 받아 생산, 판매하는 것이 업계의 특성으로 전방 산업의 경기영향을 크게 받는다.
2003년 기준 골판지원지 생산량은 전년 대비 10.7% 늘어난 343만톤. 그러나 성장세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고민이다.
골판지 포장시장은 주요 전자제품을 중심으로 수요가 발생하고 있어 새로운 수요가 창출되기 전에는 이들 생산량에 따라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대부분 내수에 의존하고 있는 김치냉장고의 경우 2002년에 비해 지난해의 월간 평균 생산량이 46%에 불과했고 컴퓨터의 경우 45.7%에 불과해 골판지 포장부분의 심각한 내수위축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농산물의 경우 국내 골판지 상자 생산 비중의 20%를 차지하고 있으나 이역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2004년부터 10㎏, 15㎏ 등의 사용량 이 1/3가량 늘어나는 것을 감안하면 농산물 분야에서는 지속적인 수요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생산비에서 차지하는 원가부담이 높다는 것이 업계 채산성 악화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진무 골판지조합 전무이사는 “골판지 가격을 요소별로 분석해 보면 원지 등 원자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80% 가까이 된다”며 “업계의 원가절감 노력에도 불구하고 원지 제조업체들이 판매가격을 올리면 채산성이 악화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조합에 따르면 골판지 포장박스의 표면지 사이에 들어가는 골심지 의 톤당 가격은 지난해 9월 초 22만2000원에서 26만5000원으로 오른 데 이어 두 달 새 29만원으로 인상돼 30% 이상 가격이 뛰었다. 또 포장박스 골판지의 표면지로 사용되는 라이너지도 지난해 초 가격 22만2000원에 비해 17% 정도 인상됐다.
이들 원지 제조업체들은 2004년 부터 계속된 내수침체와 해외수출 부진으로 재고 소진에 어려움을 겪다 지난해 초 경쟁적으로 가격을 낮추며 재고를 줄여왔다. 그러나 출혈 경쟁으로 적자 규모가 커지는 등 경영압박이 심해지자 지난해 3분기부터 가격 인상으로 돌아선 것이다.
골판지포장 업계 관계자는 “원가 상승에 따라 골판지 상자 가격이 변동돼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인상 폭이 너무 큰 데다 골판지 상자시장 자체가 위축돼 부담을 고스란히 업계가 떠 안을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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