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도는 벤처기업인들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는 한 해였던 것 같다. 2004년말부터 정부의 지원정책들이 발표됐고, 2005년초에는 줄기세포연구의 가시적인 결과들이 발표되면서 바이오관련 업종을 필두로 하여 벤처기업들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또한 종합주가가 사상최고치를 갱신하면서 코스닥시장도 활기를 띄고 있다. 그동안 침체에 빠져있던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도 다시 움직이고 있고 굳게 잠겨있던 코스닥의 관문도 점차 열리고 있다. 이쯤 되면 그 분위기는 1999년과 2000년에 못지않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벤처기업을 바라보는 투자자나 일반인의 시선은 아직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작년말 줄기세포 조작논란에 따른 코스닥 시장의 하락 그리고 최근 국내외의 돌발적인 악재들에 대한 과잉반응에 따른 코스닥 시장 대폭락은 벤처기업에 대한 우리사회의 곱지 않은 시선과 결코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

진정한 벤처정신
이는 2001년 이후 벤처산업에 대한 거품이 꺼지면서 겪었던 실망감과 불신이 너무 크기 때문일 것이다. 이 시점에서 벤처기업인들은 진정한 벤처정신을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앞서의 실패를 거울삼고 지금의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벤처기업인들이 혁신적 기술경영과 윤리경영으로 무장할 필요가 있다. 타 기술과 차별화되고 혁신을 이룰 수 있는 자체기술과 윤리경영을 통한 투명성의 확보 없이는 벤처기업이 우리사회에서 더 이상 존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의 투명성은 필수적인 요건임에도 불구하고 벤처기업에게는 유독 더 많이 요구되고 있다. 이는 자기자본을 이용하여 사업을 시작하는 일반적인 기업과는 달리 벤처기업들은 타인의 자본을 이용해야 하는 속성으로 인해 더 많은 투명성이 요구되어지기 때문이다. 자기가 투자한 자본이 어떻게 사용되는지가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는 아무도 투자를 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혁신적 기술의 보유 또한 벤처기업을 정의하는 핵심요소중의 하나이다. 차별화된 기술이 없이 막연한 사업계획서에 의존한 머니게임으로는 이제 기업이 성장해 나갈 수 없다. 우리는 수년전 기술과 윤리가 결여된 기업들이 머니게임에 휩쓸려 투기장으로 전락되고 결국에는 벤처산업의 암흑기를 자초하는 것을 목격했다.
IPO는 타인의 자본을 필요로 하는 벤처기업에 있어 성장의 중요한 과정중 하나일 뿐이다. 그러나 이러한 IPO가 벤처기업이 성장과정이 아니라 목표로 인식되었을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도 그동안 잘 보아 왔다.
일부 벤처기업인들은 기술개발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기 보다는 IPO를 통해 일확천금을 꿈꾸었으며, 또 일부 몰지각한 투자자들은 벤처기업인들에게 이것을 강요하기도 했다.

기술경영·윤리경영
또한 일부의 벤처기업인들은 회사나 투자자의 지적재산권이나 부를 자신의 것 인양 착각하기도 하여 심각한 도덕적 해이를 자행하고 결국 몰락의 길을 걷기도 했다.
얼마전에는 대학교수가 학내에 설립된 벤처기업을 이용해 연구비를 빼돌린 사건이 뉴스가 되기도 했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벤처정신의 위기를 말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벤처산업이 우리의 차세대 성장동력임을 의심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제 IT와 BT의 유망한 기업들이 다시 주목 받고 있으며 주식시장의 여건이 개선되어 그 어느 때보다도 벤처산업과 관련 구성원들에게 좋은 기회가 만들어 지고 있다. 모처럼 만들어진 이러한 기회를 계속 살려나가기 위해서는 벤처기업인들이 기술경영과 윤리경영으로 무장한 벤처인의 참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끊임없는 도전과 밤을 불태우는 연구정신만이 지금 피어나고 있는 벤처산업에 대한 희망의 불꽃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벤처기업인과 투자자 그리고 국민 모두는 진정한 벤처정신의 부활을 기대하고 있다. 진정한 벤처정신이 부활되어야 우리의 또 다른 도약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김경수

(주)카이로제닉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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