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실패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중소·벤처기업이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로 경험 부족을 우선 꼽을 수 있다.
대기업과는 달리 중소·벤처기업이 새로운 전략적 사업분야에 진출하는 경우에는 풍부한 경험을 가진 인력을 자체적으로 양성하거나 외부에서 충원을 하는 것이 쉽지 않은 현실에서 경영자 한 두 사람의 판단에 의해 사업성이 검토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초기단계에서 사업분야를 선정하고 소비자에게 상품이 판매되는 과정까지도 각 과정마다 시장(市場)은 CEO들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장애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실패를 자산화 하라
가장 중요한 경쟁자 분석만 하더라도 경쟁자의 기술, 가격전략, 디자인, 기업의 규모, 브랜드 가치, 경쟁제품의 포지셔닝 위치, 소비자 만족도, 유통에 대한 통제력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각 단계마다 무수히 많다.
시장조사와 소비자조사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요소에 대한 면밀한 조사와 분석, 그리고 그에 대한 마케팅 전략 또한 필요하다.
실패의 유형은 환경적요인, 차별성 부족, 고객 기호의 변화, 유통망의 미흡, 소비자 편익의 미흡, 부적절한 출시 시점, 자사와의 낮은 부합도, 세분시장 분석의 오류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이는 결국 시장조사의 부족과 분석의 오류, 사업계획의 미흡을 의미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마케팅 조사와 분석 과정을 통해 극복하지 못할 장애요소를 찾아내 사업초기 단계에서 실패를 예방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중소·벤처기업은 이런 일련의 과정에 대한 경험과 마케팅 시스템이 체계적이지 못하며 시장조사의 경우도 비전문가에 의해 편향된 의도로 진행되다 보니 결과가 왜곡돼 오히려 하지않는 것 보다 못한 치명적인 분석의 오류를 범하게 된다.
아날로그 경제의 틀 속에서는 약간 잘못된 전략을 실행해도 수정할 수 있는 시간과 여유가 있었지만 디지털 경제에서는 속도와 효율성의 문제에서 시장이 그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성공보다 실패에 관심을
이미 국내 대기업들도 실패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 실패는 더 이상 손실이 아니며 실패의 경험을 지식자산화 해 실패의 유형을 분석하고 그 활용법을 통해 더 발전적인 경영이 가능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중소·벤처기업이 실패를 하게 되면 많은 비용과 시간, 노력이 들어가게 되며 모든 여건이 부족한 현실에서는 단 한번의 실패로 재기가 어려워 질 수도 있는 현실에서 실패를 통해 배운다는 것은 남의 이야기일 뿐이다.
많은 기업들이 쉽게 빠지게 되는 실패의 함정은 몇 가지의 비슷한 유형을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이 기업들이 같은 실수를 하는 이유는 다른 기업들이 왜 실패했는지에 대한 경험을 공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장 좋은 방법은 다른 기업이 실패한 사례를 연구하고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통해 실패를 사전에 예방하는 길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똑 같은 실패가 많은 기업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중소·벤처기업이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볼 때 이렇게 귀중한 실패의 경험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다면 각 개별 기업은 물론이고 국가 경제적으로도 얼마나 효과적일까 생각해 봐야 한다.
결국 실패의 비용지불 없이 얼마나 많은 실패의 경험을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실패를 예방하느냐가 가장 빠른 성공의 지름길이다.
시장은 절대로 우리의 의도대로 움직여 주지 않는다. 이제부터라도 중소 ·벤처기업 마케팅의 목표는 실패의 확률 줄이기가 돼야 한다.
한번의 잘못된 결정이 바로 기업의 퇴출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성공에 대한 확신 보다도 실패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안병익((주)다인커뮤니케이션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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