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간의 경쟁은 치열하며 선도기업을 쟁취한 경우에도 업계순위1위를 수성하기는 더욱 어렵다.
마라톤 및 쇼트트랙 스케이팅의 우승자는 무리하게 선두로 치고 나가는 선수들보다도 오히려 선두그룹과 근소한 차이를 두고 경쟁을 벌여온 후발주자 중에서 나오곤 한다. 철저한 준비와 기초체력을 토대로 선두 뒤에 바짝 추격하다가도 기회가 오면 치고 올라와 순위를 뒤집는다.
더구나 소위 ‘The Rule of Three’ 법칙에서 보면 업계순위 상위 3개 기업이 전체 시장매출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이들 간에도 경쟁은 심해져서 업계순위 3위는 시장에서 갑자기 사라질 수 있다. 따라서 경영자들이 오로지 1등만을 목표로 한다.
선도기업에 닥칠 위험중에서 가장 큰 요인은 외형적인 규모확대이다. 1970년대 초까지 세계 최대 소매업체였던 시어스로벅은 부동산중개, 금융서비스, 신용카드 등의 다양한 사업을 인수했으나 30여 년이 지난 후 구조조정도 소용없이 결국 K마트에 인수된다.
반면, 당시 지역소매업체에 불과했던 월마트가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고객이 선도기업을 선택

GM의 경우도 생산성향상, 비용절감을 도모하기 보다는 M&A를 통한 규모 및 단기적인 판매 늘리기에만 급급해 왔다. GM 차량의 주요 브랜드는 12개에 달하지만, 어느 브랜드도 제대로 성공시키지 못했고, 신차개발기간도 38개월로 도요타의 두 배에 이르러 급기야 신용등급이 투자부적격으로 하락까지도 했었다.
한번 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했다고 해서 계속 1등이 되는 것도 아니고 규모, 성장성 측면에서 외형적으로 앞섰다거나 시장에 최초로 진입했다고 해서 곧바로 수익성과 성장성을 보장받는 것도 아니다.
요즘 인터넷에서 몇 차례의 클릭만으로 가장 값싸게 판매하는 곳을 단숨에 알 수 있으며, 가격, 품질 등에서 차별적인 경쟁우위요소가 확인된다면 후발기업들도 단숨에 1위를 추격해올 수 있다.
또한 우수 협력업체와의 글로벌 소싱의 확대에 따라 초기에 막대한 개발비용과 시행착오를 거쳐 이뤄낸 공동 산출물이 후발 추격업체 쪽에 손쉽게 넘겨져 업계순위을 역전시키는 발판이 되기도 한다.
선도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목표영역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필요하다. 기업들이 궁극적으로 선도기업이 된다는 것은 등수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외부 환경적 위험에도 굳건하게 버틸 수 있는 체질이 강한 기업이 돼야 한다. 선도기업이 되기 위한 목표의 설정과 실행도 기업의 장기적 비전에 부합돼야 한다. 상황에 따른 임기응변식 리드는 오래 유지될 수도 없다.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해 고객이 1등으로 인정할 때에 진정한 선도기업으로 부각된다는 것이다. 선도기업은 성장을 뒷받침할 오퍼레이션 등의 인프라 및 시스템을 구축해 핵심 역량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장기적인 우승전략으로 승부해야

기업경쟁은 단거리 우승에 만족하는 경기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치고 올라와 승리하는 마라톤 경주와도 유사하다. 맹목적이고 준비 없이 1등 자체에 집착하다가는 나만의 1등 함정에 빠질 수 있다.
고객과 경쟁자마저도 인정하는 진정한 고수가 되고 선도기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내실을 다지는 전략을 수립해야 하고 이를 위해 한걸음씩 나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료=LG경제연구원>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