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자동차는 1989년 3천건 이상의 클레임을 상부에 보고치 않고 10개월간 방치하다 대규모 리콜로 비화된 적이 있다. 이외 수많은 조직의 병리현상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고, 재발할 수 있는데 기업조직의 병리현상과 치유방안을 모색해 본다.
▶다이달로스 콤플렉스=과거의 장점이 걸림돌로 작용- 다이달로스는 왕 미노스의 부탁으로 미로의 궁을 지었다. 훗날 왕의 미움을 사 자신이 미궁에 갇혀 아들 이카루스와 함께 날개를 달고 탈출했으나 아들은 하늘을 나는 기쁨에 태양을 향해 날다가 밀랍날개가 녹아 떨어져 죽었다.

지나친 자부심이 화 불러

소니의 이데이 노부유키 회장은 PC사업에서 바이오를 히트시켜 리더가 됐다. 그는 IT를 과신해 기술과 가전을 경시하고 조직을 사업별 컴퍼니체제로 전환, 경영자 위주로 경영했으나 경영진과 기술자간, 가전사업과 비가전사업간의 경직화로 실적이 악화됐다.
▶메두사 콤플렉스=환경변화를 외면하는 지나친 자부심- 보기만 해도 사람을 돌로 만드는 메두사는 아테네 여신보다 예쁘다고 자랑하다가 벌을 받아 괴물신세가 됐다.
1958년 닛산은 패전 후 일본 자동차 산업을 일으켰다. 닛산은 과거의 명성만을 생각, 공격적인 투자를 하다가 도산했다. 손익분석하나 없이 업계 1위가 되기 위해 투자한다는 묻지마식 경영을 지속한 결과이다.
▶프로크루스테스 콤플렉스=모든 일을 자신의 잣대로 해석하고 안주하는 현상- 프로크루스테스는 나그네를 자신의 침대에 눕혀서 침대보다 키가 크면 다리를 잘라 버리고, 작으면 늘여 고통을 주었다. 테세우스는 그와 혈투를 벌여 이긴 후 똑 같은 형벌을 주었다.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는 자신의 기준에 얽매여 잘못된 판단을 하는 경우다.
후지쯔는 성과주의를 도입해 상대평가 결과에 따라 차등보상을 하자 직원들의 불만이 가중돼 절대평가로 전환했고,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70% 이상의 직원들에게 A등급을 부여했다. 그러나 성과급 총액은 한정돼 대다수 직원들은 작은 금액의 동일한 보너스를 받게 됐다.
▶시지프스 콤플렉스=실패로부터 학습하지 못하고 같은 실수를 되풀이- 신들을 기만했던 시지프스는 형벌로 큰 바윗돌을 산 아래에서 꼭대기까지 올려 놓으면, 다음 날 아침 신들이 산 아래로 굴려버리기 때문에 다시 산 정상에 올려 놓아야 하는 끝없는 벌을 받았다.
1970년대 왕컴퓨터는 타자기를 대신해 워드프로세서로 대체케 했고 IBM이 PC에 진출하자 뒤늦게 PC사업에 손을 대기 시작, 하드웨어와 자사 소프트웨어를 세트로 판매하는 방식을 취했지만 소비자의 외면으로 1992년 도산했다. 왕안 박사의 카리스마는 조직을 예스맨 문화로 만들어 새롭고 창의적인 사고를 막았고, 같은 실패를 되풀이해 망했다.
▶퀴클롭스 콤플렉스=편향된 시각으로 인해 다양성 상실- 오디세우스는 여행중에 외눈박이 거인 퀴클롭스를 만나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단순한 퀴클롭스는 오디세우스가 주는 술을 받아먹고 취해 잠자다가 하나 남은 눈마저 잃었다.
위성휴대통신인 이리듐 프로젝트는 모토로라를 중심으로 47개 통신사들이 투자한 프로젝트였으나 자본금 50억 달러의 2배인 약100억 달러를 소진한 후에 문을 닫았다. 기존의 국가별 서비스에 기술적인 호환성을 덧붙인 로밍서비스에서 완패했다. 세계 단일통화권의 서비스에 비해 사용고객은 적었다.

병리현상 극복해야 기업성과 높아져

1980년대의 IBM은 탁월한 조직이었다. 그러나 1993년 메인 프레임 매출이 130억 달러에서 68억달러로 격감하는 최악의 상황에서 루 거스너 신임 CEO가 출근한 첫날 임원회의에서 파란색 셔츠를 입은 사람은 그 혼자였고, 모든 임원들이 하얀 셔츠를 입고 있었다. 그런데 다음날 임원 전원이 파란색 셔츠를 입고 있었다는 이야기는 IBM의 관료주의를 보여준 유명한 일화다.
루 거스너는 IBM의 위기가 전략의 실패와 함께 지독한 관료적 기업문화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하고 기업문화를 혁신했다. 그 결과 고객 맞춤형 솔루션 사업이 성과를 거뒀고 사원들의 경직된 사고가 바뀌면서 IBM은 다시 부활해 조직의 병을 치유한 성공 사례로 전해지고 있다.
기업들은 IMF의 구조조정에 이어서 이제 고객 가치와 회사의 성장을 높이기 위해 조직의 콤플렉스를 치유하는 데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가 됐다.
<자료=LG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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