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곡성의 동악산(735m, 곡성군 곡성읍 월봉리)은 660년(신라 무열왕 7) 원효가 도림사와 길상암을 세울 때 하늘의 풍악에 산이 춤췄다고 해 동악산이라 한다. 그래서 동악산하면 우선 도림사계곡이 떠오른다. 도선이 876년(신라 헌강왕 2년) 중건한 이 절에는 이름처럼 휴정, 유정 등 도인들이 모여 숲을 이루었을 정도의 유명한 고찰. 그 주변으로 펼쳐지는 도림사 계곡 일원에 도림구곡(九曲)이라 칭할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 많아 곡성의 금강산이라 불릴 정도로 경치가 뛰어나다. 능선과 계곡에 하얗게 빛을 발하는 기암괴석이 솟아 있어 선경을 연출한다.

동악산에는 도림사계곡 말고도 청계동과 사세암 계곡도 유명하다. 동악산이 승천하는 용처럼 용트림하며 달리다 순자강을 만나 갑자기 멈춰선 곡성읍과 입면의 경계에 숨어 있는 계곡이다. 앞으로 섬진강의 본류인 순자강의 급한 물살이 휘돌아 나가 시원한 모습을 연출한다.
청잣빛 물든 사세암 계곡
계곡 안에 들면 들수록 오히려 풍광이 뛰어나고 넓어져 당혹감마저 들게 한다. 곡성읍에서 청계동까지 비포장길로 교통의 오지(1998년에 포장)여서 아직 때묻지 않은 점도 장점이다. 임진왜란 시 의병들의 훈련장소였던 유서깊은 청계동 계곡 초입에는 업소가 있어서 많은 사람이 이웃하고 있는 사세암을 많이 찾는다.
사세암에는 여름철이면 많은 사람이 찾아와 물놀이를 즐긴다. 무엇보다 많이 걷지 않은 곳에 폭포가 있어 풍치가 빼어나다. 계곡 초입은 여느 계곡과 비슷하다. 하지만, 계곡 안으로 들면 들수록 경치도 수려하고 계곡이 넓어진다. 수량도 풍부해 어른들도 맘 놓고 물놀이를 할 수 있다.
계곡엔 집채만 한 바위들이 시원한 계곡물에 몸을 담그고 맑은 물은 쏜살같이 흐른다. 계곡을 거슬러 15분쯤 오르면 사세암 계곡 제일의 경치인 사세암 폭포가 있다.
100여m의 드넓은 반석 위를 계곡물이 미끄러져 내려가고 그 끝에 높이 10m의 사세암 폭포가 있다. 사세암 폭포 주변에 널따란 반석이 곳곳에 널려 있어 쉬기에도 좋고, 폭포 위 한 귀퉁이에는 정성스럽게 쌓아올린 돌담이 있다. 폭포 아래의 소는 허리를 넘지 않아 아이들과 함께 들어가도 괜찮다.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살을 맞고 있노라면 어금니가 부닥칠 정도로 시리다.
사세암 폭포에서 계곡을 따라 5분쯤 올라가면 두 번째 폭포가 나온다. 용이 똬리 틀고 지난 자리처럼 길게 홈이 파인 바위를 나라 물살이 쏟아지고 한 길도 넘는 청잣빛 소가 넘실댄다. 하지만, 굳이 산행은 하지 않아도 좋다.
섬진강변의 기차놀이
사세암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고 멀지 않은 섬진강변을 따라 강변 드라이브 길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섬진강은 우리나라 4대 강의 하나로 멀리 임실, 순창을 발원지로 해 곡성군 옥과면 합강리에서 옥과천과 합류하고 곡성읍 동산리에서 남원에서 내려오는 요천수와 합류하게 되고 오곡면 압록리에서 보성강과 또다시 합류해 구례와 하동을 거쳐 남해로 흐르게 된다. 섬진강이 곡성군을 거치는 거리는 36km 정도 되며 곡성에서는 순자강이라고도 한다.
넓은 순자강변에서 천렵을 해도 좋고 강변을 따라 오곡면에 이르면 길가에 ‘섬진강 기차마을(061-360-8850, www.gstrain.co.kr)’을 만나게 된다. 곡성군이 증기 기관차의 추억과 섬진강의 경관을 접목시킨 관광상품을 개발한 것. 1998년 철도청이 곡성역을 이전하고 압록역까지 철로 17.9㎞를 폐선했고 옛 역사에는 잡초가 우거지고 쓸모가 없게 돼 있었다. 이후 곡성군은 철도청에 20억 원을 주고 옛 곡성 역 주변과 폐선 철로를 사들였다. 일본 강점기 때인 1933년 지어진 역사 등을 보존하면서 연못. 분수. 정자. 놀이시설 등을 설치했다. 2003년부터는 가정 역까지 13.2㎞에 20인승 미니 기차를 시험운행, 관광객들을 태웠다(왕복 요금 어른 5,000원·어린이 4,000원, 평일 오전 11시· 오후 2시 출발, 주말엔 4회, 왕복 70분).
이후 가족 또는 연인들이 페달을 밟아 달리는 4인승 철로 자전거를 선보였다. 미니 기차와 철로 자전거가 관광객들을 모으자 곡성군은 12억 원을 들여 모형 증기 기관차(실제로는 디젤엔진으로 가동)와 객차를 만들어 구 곡성 역-가정 역 13.2km 구간을 운행하고 있다. 기차마을은 영화·드라마 촬영도 많이 유치했다.
■대중교통= 서울에서 전라선 열차 이용해 곡성역(1544-7788)에 하차. 고속철도는 용산역에서 출발해 익산역에서 환승하면 된다.
■자가운전= 호남고속도로-곡성 나들목 이용. 60번국도 이용. 도림사를 거쳐 섬진강변을 잇는 17번 국도변에 기차마을-청계동, 사세암 폭포. 혹22은 호남고속도로-전주 나들목-남원을 거쳐 들어와도 가깝다.
■별미집과 숙박= 특별한 음식점이 없다. 대신 도로변 옆 강변 옆에는 한두 집 매운탕을 끓여내는 곳이 있다. 계곡풀장 밑에 매운탕 집이 있다. 대신 기차마을에서 압록강~구례구역을 잇는 길에는 수많은 매운탕 집이 있다. 참게탕 등이 별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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