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살림살이인 경영상태가 어려우면,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듯이, 그 원인을 파악하고 난 뒤 그에 따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그런데 중소기업 경영의 어려움은 매우 다양해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중소기업 경영의 문제점(어려움)은 중소기업 숫자만큼 많다’는 어떤 분의 말이 생각난다. 인재난, 자금난, 판매난, 기술난, 정보난, 환경난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런데 이런 모든 문제점의 해결책의 하나로 떠오르는 것이 있다. 그건 바로 ‘사랑’(love)이 아닐까?
국어사전에 의하면 사랑이란 아끼고 위하는 따뜻한 마음, 남녀가 서로 애뜻이 그리는 일, 또는 그 애인, 동정해 친절히 대하고 너그럽게 베푸는 마음 등으로 설명하고 있다.

기업에도 사랑이 넘쳐야
중소기업에서의 사랑이란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이나 이성 간의 사랑과는 달리, 경영자와 종업원 간의 사랑, 종업원 상호 간의 사랑,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사랑이 그것일 것이다.
사랑이란 용어가 제일 잘 어울리는 조직은 가정이라 할 수 있겠다. 가정은 구성원들의 능력과는 큰 상관없이 이들의 화합과 사랑을 목표로 하나, 기업은 이윤추구를 목표로 하므로 능력이 뛰어난 임직원을 선호하며 이들을 특별대우 하기도 한다.
가정은 샘물이 샘솟듯 사랑이 항상 넘쳐나기를 바라지만, 기업은 사랑과 거리가 먼 이윤이란 메마른 감정을 극대화하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요즘 이런 가정의 사랑을 기업에 도입해 경영성과를 향상시키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름 해 ‘팸 경영’ 문화가 기업에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팸경영이란 임직원은 물론 그들의 가족까지도 한 몸처럼 챙기는 ‘패밀리(Family) 경영’의 줄임말로 높은 업무성과는 결국 화목한 가정생활과 비례한다는 가사불이(家社不二)의 정신에 근간을 두고 있다. 가정의 화목이 곧 회사의 발전과 연결된다는 철학이다.
팸경영의 사례는 다양하다. 직원들이 매월 셋째 주 수요일은 일찍 퇴근해 가족들과 함께 음식을 만들며 가정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키친데이’를 시행중인 회사, 일 년에 한 번씩 본인과 배우자의 건강검진비 전액을 지원하고 본인의 생일은 물론 배우자의 생일과 결혼기념일까지 축하해주는 회사, 직원가족들에게 무료로 어학, 요리, 자녀교육, 취미생활 등 다양한 온라인 강의를 제공하는 회사 등이다.
팸경영 외에 종업원으로 하여금 즐겁고 기쁜 분위기로 일하도록 하는 ‘펀 경영’을 모토로 하는 기업도 있다고 한다. 팸경영이나 펀경영에는 사랑이란 단어가 깊숙이 뿌리박혀 있다. 사랑이란 깊은 산속 옹달샘과 같아 자꾸 퍼 올려 사랑을 나눠야 새로운 사랑이 계속 솟아날 수 있다. 서로 간에 사랑이란 샘물이 메말라 나타난 현상 중에 노사분규를 들 수 있겠다.

가족 중심에서 노사분규도 해소
한국노동연구원의 자료에 의하면, 2005년 노사분규 발생건수는 287건으로 지난 해 2004년(462건)보다 다소 감소하고 있다. 이 중 중소기업은 199건(69.3%)으로 2004년의 337건(72.9%)보다 많이 감소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최근 건설노조, 비정규직 문제, 타워크레인, 화물연대 등 우리나라의 노사분규는 갈수록 강성을 띄는 것 같다. 이런 노사분규로 인한 생산감소, 수출부진 등은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를 가중시키고 있다. 이런 노사분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도 바로 사랑이란 묘약이 아닐까?
사랑 중에도 정말로 진정한 의미의 사랑은 아무 조건없는 사랑이다. 반대급부가 전혀없는 진정한 의미의 사랑의 표상은, 바로 세상 만물이 모두 잠든 밤, 차갑게 얼어붙은 마당 위를 맨발로 달려 나와 자식을 반겨주는 어머니다.
정부와 기업의 관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 경영자와 종업원의 상호 대화, 대립적인 노사관계, 이 모두에게 어머니의 무조건적인 사랑의 원리가 적용될 수는 없을까? 유난히도 덥고 긴 올 여름을 시원하게 해줄 어머니와 같은 사랑이 중소기업에 가득하기를 기원해 본다.

남영호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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