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는 가운데 광주·전남 지역의 대·중소기업 상생 실무협의회가 개최됐다. 그간 좀처럼 완화되지 않는 우리나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 현상을 보며 안타까워했었다. 그러나 이번 회의를 통해 대·중소기업의 실무를 맡고 있는 관리자들끼리 서로간의 거리를 좁혀가는 모습을 지켜보노라니 마음 한편으로는 든든했다.
특히, 이번의 만남은 회원들이 회원사를 직접 방문해 현장을 둘러 본 다음 대·중소기업의 상생 사례를 들으며 함께 고민해 중지를 모았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컸다.

상호 관심과 배려를 기조로 상생돼야

최근 들어 상생협력이 결실을 맺는 경우가 있는 데, 그 예로 △일부 대기업의 협력사 지원팀 구성, △향후 5년간 무이자 자금지원, △대기업 인재의 중소기업 파견, △생산 공정 및 제품의 기술적 애로사항에 대한 진단과 컨설팅, △블루 오션 진입전략 등을 가르쳐 주는 경영전략 지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노력이 경주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미 진행되고 있는 각종 사업 이외에도 우리 지역 중소기업들이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 대기업과 좀 더 적극적인 정보 공유의 장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발의돼 참석자들의 주목을 이끌었다. 이를 테면 경인지역, 영남지역 등 외지로부터 납품을 받고 있는 아이템에 대해 구체적인 사항을 알면 우리 고장의 역량 있는 중소기업들도 해 낼 수 있는데, 정보 부재로 다른 지역 기업들에게 기회를 빼앗기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중소기업이 함께 만나 요긴한 정보를 주고받는 장이 마련된다면 대·중소기업간의 상생에 보다 구체적이고도 가시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을 것이라 보인다. 앞으로 이에 대한 보다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처럼 전에 없는 이벤트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산·학·관의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일본 도요타 자동차의 협력업체 대다수가 도요다 자동차의 인근에 위치해 신속히 부품을 공급함으로써 운송단가를 줄이는 지혜를 보며, 대기업의 적극적인 노력은 물론 학계의 산·학 협동과 협력 관계에 대한 업계의 전폭적인 지지가 점차 중요해지는 추세임을 알 수 있다.

중소기업의 자체역량 향상도 시급해

중소기업중앙회 광주·전남지회는 대·중소기업간의 상생을 위해 지난 해 상생협의회가 만들어 질 때부터 오늘에 이르기 까지 지속적인 성원을 아끼지 않고 있어 많은 중소기업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아마 전국에서도 우리 지역 협의회처럼 줄기차게 모임을 이끌어 가고 있는 경우도 없지 않을까 싶다.
그러다 보니 중소기업 간에도 서로에게 부족한 부분을 메워 주고 도와주는 협업의 형태로 탈바꿈하는 상생경영의 계기도 마련되고 있다. 이제 대·중소기업의 상생협력은 우리지역의 경제를 이끌어 가는 두 축이 바로 서는 일일 것이다.
대기업 측에서는 상생의 실천의지로 먼저 환율변동, 고유가, 파업으로 인한 손실까지를 하청기업에 떠넘기는 고질적인 관행에서 탈피하는 일이 급선무이고, 이어서 중소기업들은 대기업들로부터 일방적인 지원을 기대하던 모습에서 벗어나 자체적인 역량을 키워가는 일이 시급하다고 하겠다.
이번 기회에 우리 지역의 대 · 중소기업 상생 실무협의회는 중소기업들의 니즈에 적극 부응해 바람직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상생 협력시스템으로서 협력문화를 정착·확산해 가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박성수
광주 대·중소기업상생협의회위원장·전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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