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사회는 한미간 FTA(자유무역협정)체결 문제와 관련해, 찬반 논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런데 그 찬반 논쟁의 내용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농산품 등 일부 분야를 제외하고는 이념적 편향성과 정치적 득실에 지나치게 치우쳐 있어 국민들이 미래지향적으로 올바르게 판단하는데 장애가 되고 있다.
국가간에 새롭게 이루어지는 협정뿐만 아니라 한 국가내의 다양한 제도들도 대부분 긍정적·부정적 측면을 모두 포함하고 있기 마련이며, 그 중에서 긍정적 측면이 우세하면 다소의 희생이 불가피 하더라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미래를 보자
그리고 그러한 긍정적·부정적 측면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경제와 사회의 거시적 측면뿐만 아니라 개별경제 단위 등의 실익을 따져보는 미시적 측면 또한 중요한 판단 근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볼 때, 한미간의 FTA체결이 우리 사회 및 경제에 실(失)보다는 득(得)이 될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시장 개방으로 국내외에서 업종간·기업간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취약한 업종과 기업들에게는 이것이 위기로 작용하겠지만, 이를 통해 주력산업의 수출증대 효과와 산업구조 고도화의 실현이 현실화 됨으로써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연구원에서 최근에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 중소기업체들도 한미 FTA체결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우리 중소기업 제품은 특히 한미 FTA 체결을 수출 확대를 위한 절호의 기회로 기대하고 있는데, 이외에도 한미간 FTA 체결은 우리 중소기업들에게 다음과 같은 기회를 가져다 줄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 기업들은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을 막론하고 향후 국내의 경기전반에 대해 매우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지난 몇 해동안 계속돼온 경기 침체속에서 겨우 연명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에게는 생존과 관련해 절망적 상황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시점에서 한미 FTA는 우선적으로 미국의 수입관세 철폐에 따른 미국시장에서의 경쟁력 회복을 가져다 줄 것이다. 그리고 이는 바로 우리 중소기업체들의 매출증대로 이어져 꺼져가는 생명을 소생시키는 매우 긍정적 결과를 얻게 될 것이다.
한편, 한미 FTA는 중장기적으로 국내의 산업구조 고도화와 경영현대와를 통해 중소기업의 자생력을 향상시킬 것이다.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정책은 그동안 관주도형, 대기업우선정책으로 말미암아 상대적으로 사회적 약자로 인식된 중소기업을 보호하고 부양하는데 중점을 두어왔다.

中企 자생력 위한 돌파구
이 같은 중소기업 육성 정책이 중소기업 발전에 어느정도 기여하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으나, 그 보다는 중소기업의 자생력과 상실과 대기업과의 수직적 종속관계 심화라는 더 큰 문제를 낳게 됐다. 그러나 이제 중소기업은 그와 같은 정부의 가부장적 보호에 안주할 수 없는 새로운 경영환경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와 같은 시점에서 한미 FTA는 국내 산업구조의 고도화를 불가피하게 함으로써 기술 및 지식 기반 산업으로서의 중소기업 업종전환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결과를 가져다 줄 뿐만아니라 해외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 기업체질을 강화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미 FTA가 업종에 따라서는 우리 중소기업들에게 기회보다는 위기를 가져다 줄 수 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이와 같은 부정적인 면에 대해서는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원 기능을 확충해 초기의 충격을 완화시켜야 한다.
또한 한미 FTA에 대한 부정적인 논쟁을 불식시키고 보다 발전적인 방향으로써의 논의를 통해 한미 FTA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사회분위기를 창출해야 할 것이다.

박영배
세명대학교 대학원장·경영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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