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정부 및 공공기관에서 하루에 거래되는 물품 및 용역은 최대 1만건 수준으로 연간 2조달러 규모.
세계 최대의 단일 조달시장은 단연 미국으로 연방정부, 주정부 및 지방정부를 합쳐 연간 1조달러에 달하는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한·미 FTA 체결에 따라 미국의 조달시장 문호가 넓어지지만 품질경쟁력에 자신 있는 중소기업이라면 지금이라도 도전해볼 만 하다.
한미FTA 협상과정에서 미국 측은 자국내 사정으로 주정부 조달시장을 개방대상에 포함하기 곤란하다고 밝혔지만 미국 주정부조달시장은 이미 WTO에서 개방된 상태로 실질적으로 국내 업체가 WTO 정부조달협정 수준에서 미국 주정부 조달시장에 참가하는 데는 변함이 없다.
이에 따라 안정성 있는 미국 조달시장 공략이 한미FTA와 관련 중소기업의 중요한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국내 중소기업이 연방정부 조달시장에 참여하기에는 적지 않은 제약이 따르는 게 사실이다.

현지 파트너를 활용해야

■우수한 품질은 기본=지난 2004년 11월. 미 국방부 현장테스트 품목으로 선정된 (주)서울스탠다드(대표:백승하)의 견고화 노트북은 실전 배치를 위한 테스트 예산을 배정받은데 이어 올해 내에 납품이 가능할 전망이다.
군사용 견고화 노트북(Rugged Notebook)은 세계적으로 3곳 밖에 생산기업이 없을 정도며 온도, 습도, 진동, 충격, 방수 등 열악한 환경조건에서도 정상작동 되는 펜티엄4급 고성능 노트북이다.
이 회사가 미국 조달시장을 두드린 것은 판로확보 때문. 칩과 패널을 제외한 90% 이상을 자체 생산할 만큼 충분한 기술력을 쌓았지만 전세계 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일본 파나소닉사의 틈새시장을 노린 것이다.
그러나 방위산업의 특성상 정부의 정책적 지원으로 육성되는 업체가 대부분으로 폐쇄적인 미국 조달시장 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해 보였다.
이 회사 백승하 대표는 “국내 방산시장에서 성과를 거둔 뒤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릴즈음 미국방부에서 해외 방산제품을 수용하는 FCT(Foreign Comparative Testing Program)를 알게 됐다”며 “현지 상황에 정통한 마케팅 파트너를 선정, 성공적으로 진입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DVR 전문기업으로 97년 창업이후 매년 고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주)아이디스(대표:김영달)는 2004년 미국 뉴욕시 지하철 DVR 공급자로 선정된 경우.
16채널 카메라로부터 입력되는 아날로그 영상신호를 디지털 변환처리 후 하드디스크나 광자기 디스크에 압축 저장하는 DVR은 24시간 내내 1년 동안 켜 놓아도 단 한번도 멈추지 않는 기술력을 갖고 있다.
미국 보안시장은 연간 1조3천억원 규모로 이중 10% 가량인 1,500억원 정도가 DVR시장. 아이디스는 2001년 아뎀코(ADEMCO)사에 수출을 시작으로 미국시장에 진출했으나 9.11 테러 발생이후 보안의 중요성이 강화되면서 미국 내 조달시장에서 보안제품의 비중이 높아진 운도 따랐다.
아이디스는 직접 입찰참가 형태가 아닌 간접경로를 택한 경우. 뉴욕지하철 입찰 참가시 아이디스는 미국 내 주요 거래선 중 한 업체를 통해 입찰에 참가해 1천여대의 PC기반 DVR 시리즈를 공급했다.

마진 높고 장기간 거래 ‘장점’

■높은 진입장벽 어떻게=미국 조달시장의 경우 기존 구매를 통해 검증된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선호하기 때문에 신규응찰자들에게 거부감으로 작용한다. 즉 과거의 납품실적, 신용도, 기술적 규정, 다양한 자격요건을 갖추는게 현실적인 어려움이다. 또 정부기관별 상이한 구매절차와 짧은 입찰주기, 복잡한 응찰문서 작성 등의 실무적 어려움으로 인적 네트워크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조달시장은 대금지불수단이 확실하며 일반상거래에 비해 마진이 높고 납품시작 후 실적이 쌓이면서 비교적 장기간 안정된 거래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같은 상황을 볼 때 국내 중소기업이 철저한 준비 없이 곧바로 미국 정부조달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성공가능성이 낮다.
이에 따라 현지화를 통한 직접 진출 전략이 우선돼야 한다. 중소기업진흥공단 관계자는 “미국 현지에 법인을 설립하고 소수계우대정책등의 우대 제도를 최대한 활용해 조달시장에 진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경우 비즈니스 싸이클이 길어서 장기적인 사업계획과 투자계획이 요구되지만 최근들어 미국 내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특히 소수민족과 여성기업간의 전략적 제휴가 늘고 있으며 이러한 제휴를 통해 입찰참여시 유리한 점수를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한가지 방법은 하청을 통한 간접참여 전략. 이는 직접 진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고 성공가능성이 높은 방법으로 현지 납품실적이 우수한 주계약업체, 벤더, 교포조달업체 등에게 하청을 통해 진출하는 것이다. 이는 주계약 업체로서의 계약이행에 따른 직접 책임을 피하면서 미국 조달시장에 대한 간접경험을 축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방분야 조달규모 70% 차지

■고객의 신뢰를 확보하라= 미국 연방정부의 전체 조달총액 중 70% 이상을 차지하는 분야가 국방부문. 국방부를 포함해 에너지부, 나사(NASA), 보훈부 등 상위 10개 기관이 전체 조달규모의 94%를 구매하고 있다.
주(州)별로는 켈리포니아, 버지니아, 텍사스 세 지역의 연방기관 조달 구매율이 전체 조달규모의 34%를 차지하고 있으며 항공기 및 항공부품, 통신, 엔진, 의약품, 정유 등의 순으로 조달 규모가 크다.
미국의 대표적인 조달관련 법률은 ▲군사조달법(Armed Service Procurement Act) ▲연방자산 및 행정서비스법(Federal Property&Administration Service Act) ▲연방조달정책법(Office of Federal Procurement Policy Act) ▲중소기업법(Small Business Act)로 연방조달정책에 미치는 영향이 막강하다.
이를 토대로 가동되는 중소기업 조달 우대 프로그램은 ▲약자기업인증서 발급(Disadvantaged Business Certification) ▲8(a)기업지원 ▲멘토프로그램 ▲여성기업지원 ▲낙후개발지역기업지원 ▲퇴역군인 기업지원 ▲극소기업 지원(Very Small Business) ▲계약수행능력증명서발급 ▲벤더발굴지원 ▲보증채권보증 등으로 교포기업이나 현지진출기업의 경우 활용 가능하다.
약자기업인증(SDB) 프로그램은 사회·경제적으로 약자인 아시아계, 히스패닉계, 흑인계 등이 운영하는 중소기업중 미국시민이 최소 51%의 지분을 소유하고 경영에 참여하며 순자산가치가 75만달러 미만이어야 한다.
미국 워싱터 근교에 위치한 IT 서비스 전문 기업 STG(대표:이수동)사는 8(a)기업지원 프로그램으로 미국 조달시장에 진출한 경우.
1986년 창업한 이 회사는 1996년 미 국무성과 9천9백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처음으로 수주한 이후 지금까지 미국 연방정부의 보안을 책임지고 있다.
해커의 표적이 되기 쉬운 미 정부의 컴퓨터 네트워크의 안전성과 보안을 유지하는데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이 회사는 일반 보안서비스 대신 정부부문에 전력투구해 전문성과 기술력을 축적했다는 평이다.
조달시장에 뛰어들기 전에 중소기업 지원정책에 눈을 돌렸다고 밝히는 이 회사 이수동 대표는 창업이후 10여년간 미국 연방정부가 제공하는 각종 중소기업 보호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뛰어난 품질과 고객 신뢰를 착실히 쌓은 것이 성공요인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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